콘솔 게임

[Switch] 死印

여진선생 2024. 12. 20. 00:35

  • 장르 : 도시전설/심령 호러 어드벤처
  • 개발 : Experience Inc.
  • 유통 : Experience Inc.
  • 발매 : 2018년 6월 28일

 

도시전설과 괴담을 기반으로 하는 비주얼 노벨 게임입니다. 발매 1년 전 비타로 발매된 타이틀을 이식한 작품입니다.

정확히는 라이트 노벨 형식에 DRPG 스타일의 탐험을 섞어놓은 스타일이라, 통상의 라이트 노벨과는 조금 차이가 있긴 합니다.

 

게임 스토리 자체는 기억을 잃어버린 주인공이 죽음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도움을 청하러 오는 사람들과 함께 괴담을 추적해서 괴이를 처치하고 살아남는다는 내용입니다. 공포라고는 하지만 비주얼 노벨 장르이기 때문에 적이 상시로 등장하거나 따라다니는 경우는 없고 탐색이나 선택지 선택이 대부분이며, 괴이와 대치하는 것은 거의 챕터 후반에만 나오기에 기본적으로 실시간 액션 공포 만큼의 압박감 까지는 없긴 합니다.

물론 공포 게임인 만큼 항상 밤이 배경이기도 하고, 탐색해야하는 장소가 음산한 분위기의 장소이거나 소리와 분위기로 플레이어를 압박하는 부분은 존재하기 때문에, 긴장감을 아예 놓고 다니기는 어려운 편입니다. 거기에 특정 상황에서는 제한시간 내에 올바른 선택지를 고르지 못하면 사망하게 되는 데들리 초이스 까지 존재하기 때문에 압박감은 심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넋을 놓고 플레이해도 될 정도의 수준은 아닌 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게임 자체가 도시전설 내지는 괴담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실존하는 괴담이 아닌 자체 제작한 괴담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떼어놓고 보면 실존하는 괴담이나 도시전설인가 싶을 정도로 꽤 흥미롭고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토리를 진행하면 알 수 있지만 각 챕터마다 등장하는 괴담의 주인공인 괴이에게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이자 재미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괴담 자체의 내용은 가벼운 주제는 아닌데다, 사회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구성으로 되어있어, 마냥 괴담이라고 흥미삼아 볼 정도의 내용은 아닌 편입니다. 첫 챕터부터 아동 감금 및 고문부터 해서, 사이비 종교의 집단 자살이나 일제 시대의 일본군까지 건드리기 때문에, 꽤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괴담으로 엮어서 무섭게 다루지 않았나 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덕분에 일부 괴이는 억울해서 괴이가 되어버린 것인가 싶을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가 조작할 수 있는 캐릭터는 주인공 한 명이지만, 스토리의 진행에 따라서 합류하거나 이탈하는 서브 캐릭터 또한 존재합니다. 각 챕터마다 이탈하는 캐릭터도 있고 챕터 진행 중 합류하는 캐릭터도 있는데, 재미있는 점은 거진 10명 정도의 캐릭터가 도합 등장하는데 캐릭터성이 겹치는 경우가 단 하나도 없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매 챕터마다 독특한 캐릭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장소 이동이나 탐험 중 동행자와의 대화 이벤트가 자주 등장하는데, 동행자마다 대화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보는 재미도 괜찮은 편입니다. 특히 인물에 따라서는 캐릭터 간의 관계도 어느정도 알 수 있고, 진상 파악에도 조금 도움이 되기도 해서 이런 부분에 관심이 있다면 찾아보는 것도 좋지 않나 싶습니다.

 

정말 별 것 아닌 이야기지만... 각 캐릭터에게는 스테이터스가 존재하는데 이 게임은 RPG가 아니라 스테이터스 자체도 큰 영향이 없고, 애초에 스테이터스가 뭔가 작용을 하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장식에 가까운 쪽입니다. 물론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구나 그냥 스탯 조금 보고 판단할 수는 있겠지만, 굳이 왜 남아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탐험은 DRPG처럼 한 칸 단위로 다니며 맵을 조사하는 형식인데, 조사할 수 있는 부분에서 빛이 나기 때문에 조사를 놓칠 수는 없어서 탐색 자체를 못해서 진행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긴 합니다. 결국 맵마다 커서를 얼마나 잘 돌리냐에 따라서 진행이 막히느냐 막히지 않느냐가 갈라지게 되는 편입니다. 대부분은 상호작용이 있거나 풀어야하는 퍼즐이기도 하지만, 일부는 단순히 말을 걸어서 그냥 확인만 하는 용도인데, 이것들을 구분할 방법은 실제로 말을 걸어보는 수 밖에 없어서 결국은 부지런히 이것저것 말을 걸어보는 것이 주된 목표인 게임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 외에도 아이템을 사용해서 이동 가능한 장소를 찾거나 퍼즐을 푸는 방식도 포함되어 있는데, 특정 구간은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꽤 있다는 점입니다. 해당 장소에 쓸 수 있는 아이템만 사용할 수 있어서 막히는 구간이 많지는 않지만, 막상 관련이 없어보이는 아이템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난이도가 꽤 상승하는 편입니다. 그런 구간이 몇 구간 없고, 대부분은 아이템의 사용처가 꽤 직관적인데다 어느정도 힌트를 흘려주기 때문에 진행이 막힐 정도로 막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획득을 할 수 있는데 실제로 해당 챕터가 끝날 때 까지 사용할 일이 없는 아이템도 존재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획득해놓고 정작 챕터 끝날 때 까지 쓸 일이 없는데, 심지어 모든 아이템은 다음 챕터로 넘어가면 사라지기 때문에 그럼 왜 획득하라고 준건지 용도를 알 수 없는 것들도 꽤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양한 아이템 중에서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적재적소에 사용하도록 해결책을 찾으라는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게임이 괴이를 처치하고 죽음의 표식을 없애려는 게임인 만큼, 결국 챕터 마지막에는 괴이를 상대해야 하긴 합니다. 결국 귀신을 안 보고 끝낼 수는 없는 공포 게임의 특징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주인공과 서브 캐릭터가 하나씩 아이템을 들고 사용해서 적에게 타격을 주거나 적의 행동을 봉쇄해서 살아남는게 관건인데, 모든 아이템이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닌데다 거리에 따라 사용 가능 여부가 달라지기도 하는 등, 어떤 아이템을 선택해야 하는지 찾기가 꽤 어려운 편입니다. 아예 탐험 중 힌트로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게 아니라서 하나하나 알아내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조금 까다로운 경우도 있습니다. 대체적으로는 두 캐릭터의 연계가 가능한 아이템을 고르면 해결되는 경우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아이템을 사용해야 하는 순서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찾아내는 것 또한 게임의 한 축인가 싶기도 합니다

마지막 공격으로는 괴이를 성불시킬 수도 있고 처치할 수도 있는데, 스토리 진행 자체의 차이는 없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같이 싸운 동료 캐릭터가 사망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전체 챕터에서 한 명도 죽지 않고 끝난다면 추가 에피소드로 진입할 수 있지만, 굳이 그런 부분까지 신경쓰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처치하고 마무리만 하면 되긴 합니다. 결국 본인의 책임 하에 하나만 죽일지 둘 다 죽일지 선택인 셈이네요.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반드시 특정 동행자가 있어야 클리어가 가능하거나 반대로 특정 동행자와 있으면 절대로 괴이를 쓰러트릴 수 없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전자는 힌트를 어느정도 주는 경우도 있는데, 반대로 후자는 대체로는 다음 챕터에도 등장하거나 스토리 주요 인물이라 그렇긴 하지만... 플레이어가 미리 검색해보지 않는 이상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꽤 골치아픈 부분이긴 합니다. 수십가지 아이템 조합을 열심히 테스트하다 도저히 클리어가 안되어서 조합을 바꿨더니 되는 경우도... 왜 그랬을까...

 

괴담을 소재로 탐색이나 퍼즐 풀이를 섞었으면서 깜짝 놀라는 요소를 이용한 공포를 최소화하고 분위기나 음산함을 가지고 공포 게임을 만들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공포물에 약한 사람도 해봄직한 게임이긴 합니다. 단점이 있다면, 중간중간 그로테스크한 일러스트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포물 자체에 강해도 비위가 약하면 플레이하기 어려운 경우도 될 수 있습니다. 그로테스크한 일러스트를 이겨낼 수 있다면 어느정도 괴담을 체험한다는 느낌으로 해볼 만한 게임이긴 합니다.

한국에서 플레이한다면 상당한 일본어 실력을 필요로 하기도 하고, 일본인도 잘 알기 어려운 지식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허들이 좀 있긴 하지만, 그런 것만 어떻게 된다면... 나쁘지만은 않은 게임이긴 합니다

그로테스크한 일러스트만 아니었어도 허들이 좀 더 낮았을지도 모를 게임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