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임

[Playstation 5] 진・삼국무쌍 ORIGINS

여진선생 2025. 2. 2. 00:28

  • 장르: 액션
  • 개발: 오메가 포스
  • 유통: KOEI TECMO
  • 발매: 2025년 1월 17일

 

꽤 오랜만에 나온 진 삼국무쌍 메인 작품으로, 숫자가 붙지 않았지만 넘버링에 들어가는데다 오리지널 캐릭터가 주인공인데다 무기의 수가 줄어드는 등 작품성에 변화가 큰 작품이기도 합니다

우선 주인공 캐릭터가 오리지널 캐릭터로 고정인데, 오리지널 캐릭터이고 떠돌이라 소속된 곳이 없다는 설정입니다. 물론 기존 작품군에서도 오리지널 캐릭터를 무장으로 선택할 수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선택 가능한 무장 중 하나이고 실제 무장과의 선택지 중 하나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완전히 달라진 셈입니다. 덕분에 소설부터 즐기던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실존하던 어느 무장에 이입해서 작품을 즐기는 것이 아닌, 제3자 입장에서 작품에 개입한다는 상상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남캐로 고정되어 있으며 외형이나 목소리 커스터마이징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기껏해야 중반에 사관하게 되면 받는 복장과 사관 전 복장을 변경할 수 있는 정도... 삽입 영상 같은 곳에도 등장하다보니 강제로 고정시킨 듯 한데, 적어도 외형이라도 커스터마이징이 어느정도 가능했으면 몰라도 많이 부족한 느낌이라 아쉬울 따름입니다.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성우가 성우이다보니 같은 성우를 쓴 모 게임의 주인공과 너무 비슷하게 들린다는 점도 있습니다

 

스토리는 일반적인 삼국지 미디어 믹스의 전통에 가까운 황건적의 난 부터 시작되고, 여러 세력을 도와주다 중반에 위촉오 중 한 군데 사관하고 적벽대전을 치르는 것 까지입니다. 대충 동탁 토벌전 정도 까지 무소속으로 전전하다가 이후에 사관을 하게되어 해당 세력의 전개를 따라가며 스토리를 진행하는 식입니다. 무소속 시절까지 포함해서 엔딩까지 대충 30개 정도의 메인 스토리가 있는데, 각 스토리 자체나 메인 스토리 사이의 연출은 상당히 깊이가 있기도 하고, 삼국지를 모르는 사람도 플레이를 할 때에 각 세력의 스토리 전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쉽게 풀어놓은 느낌입니다. 단순히 어떤 전투가 벌어졌으니 참전한다 같은 수준이 아니라, 주요 인물끼리 의논을 펼치는 과정까지 모두 보여주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다음 전투가 발생하는 이유, 참여해야 하는 당위성을 납득할 수 있는 등, 꽤 신경을 쓴 모습도 보입니다.

다만 황건적의 난 부터 적벽대전까지 3~40개 정도의 메인 스토리로 압축을 해놓았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설명 문구를 통해 넘어가기도 하고, 적당히 각색된 연출을 통해 넘어가는 등, 조금 김이 빠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중요한 부분에 힘을 주고 연출을 한 대신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힘이 빠져있는 느낌입니다.

 

스토리 진행을 위해 중국 대륙을 필드로 구현해놓았는데, 모든 지역을 묘사한 것은 아니지만, 각 지역의 특징 뿐 아니라 주요 전장이었던 곳의 특징을 살린 지도 묘사를 해두었기에, 여러 인사를 찾아다니며 구경하는 재미만 해도 쏠쏠합니다. 너무 넓어서 어디가 어딘지 헷갈리기도 한다는게 문제지만...

 

전체 분량이 줄어든 부분을 보강하는 느낌이기도 한데, 오리지널 캐릭터가 주인공이 되면서 여러 등장인물과의 인연도 생겼는데, 여타 게임의 호감도와 같은 식으로 대화를 통해 올리거나 받은 임무를 수행하면서 올리는 방식입니다. 게임 자체의 각색이 들어가긴 했지만 각 인물의 심도있는 스토리를 볼 수 있다는 점은 괜찮은 부분입니다. 뭐 물론 대부분은 주인공이 있으면 좋겠다, 주인공의 도움이 필요하다 식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가끔은 정사에 등장하는 묘사를 녹여낸 모습도 좀 보이긴 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기본적으로는 전부 당시의 기본 사상이던 의협을 바탕으로, 각 인물이나 세력이 주로 추구하던 가치관을 좀 더 깊게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역시 어느정도는 제작진의 재해석이 묻어나긴 했겠지만 캐릭터나 세력 별로 어떻게 사상이나 가치관이 다른지도 어느정도는 느껴지기도 하고 캐릭터들이 전부 특징이 다르다는 것도 잘 묻어난 편인 듯 합니다.

 

이게 삼국지인지 미연시인지

 

전투는 메인 스토리 전투와 서브 전투로 나뉘는데, 메인 스토리 전투는 말 그대로 스토리 전투라 세력 대부분이 출진하여 전장을 누비며 목표를 달성하는 스토리 쪽이고, 서브 전투는 잔당 토벌이나 퀘스트 전투 등, 단편성 전투인데,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다가 퀘스트나 숙련도 등을 위해 진입하는 용도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메인 스토리 쪽은 같이 돌아다니며 전투할 수 있는 동행 무장을 선택할 수 있는 정도인데, 세력 별로 수가 많지도 않고 큰 도움은 안되지만 그나마 조언을 받거나 같이 싸울 수 있다는 정도....

 

어느 쪽이건 전투는 기본적으로 시리즈가 모토로 삼던 일기당천 스타일의 시스템을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주인공 캐릭터만을 컨트롤하며 제한적인 경우에만 같이 출전한 동행무장을 일시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즉, 주인공 캐릭터만 가지고 모든 것을 풀어나가도록 되어있습니다. 이를 커버하는 방향에서, 주인공이 다양한 무기와 그 무기에 붙어있는 무예를 다룰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무기 자체의 수는 예전 작품에 비하면 많지 않지만, 각 무기의 전투 스타일이 천차만별이고 버튼 입력에 따라 공격 방식이 또 달라지기 때문에 하나의 무기만 가지고도 여러 스타일의 전투를 펼칠 수 있어서 마냥 심심하지만은 않습니다.

다만 무기 수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무기 자체의 밸런스는 꽤 맞지 않게 되어있습니다. 2회차 이후에 입수 가능한 무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딜량이나 스킬의 범위가 절륜해서 편하게 무난하게 써먹을 수 있는 무기가 있는가 하면, 사용 방법이 까다로워서 제대로 사용하려면 연습이 많이 필요한 무기도 있고 반대로 스킬이나 대미지가 영 좋지 않아서 컨셉 플레이가 아니라면 제대로 쓰기 어려운 무기도 있는 등, 밸런스가 마냥 좋지는 않은 편입니다. 시종일관 마음에 드는 무기만 몇 개 쓰면서 플레이할 수는 있겠으나, 캐릭터의 레벨이 전체 무기의 숙련도의 합으로 결정되는 시스템 상, 결국 여러 무기를 쓸 수 밖에 없다보니 조금 부조리한거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반 좀 넘어서 어느정도 무기 숙련도 합이 40대 중반을 넘어가면 클리어 자체에 지장이 없어서 손에 맞는 무기만 써도 문제가 없긴 하지만 스탯 하나하나가 중요한 초반만 하더라도 손에 맞지 않는 무기를 써야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러나 저러나 각 무기의 밸런스 자체가 맞지 않아서 그렇지 무기 하나만 가지고도 여러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데다 스킬도 호쾌한 것이 많기 때문에 액션성 자체는 괜찮은 편입니다. 구매하거나 배우는 스킬 중에 특히 범위

 

그 외에도 상시로 데리고 다니는 호위병도 있는데, 일반 난전에서는 도움은 크게 안되지만 전법을 통해 아군을 강화시키거나 적을 일소하고 사기를 낮추는 등 전략적으로 써먹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동행 무장 보다는 좀 더 쓰기 좋은 아군이 아닌가 싶기도...

 

그렇다고 혼자서만 싸우는 게임은 아니고 당연히 전장과 사기 시스템 또한 다듬어져 있습니다. 아군과 적군이 마주치면 서로 난전을 펼치는 전장이 생기며, 전투의 진행 상황에 따라 아군과 적군의 사기가 달라지게 되어있습니다. 사기에 따라서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전멸시키는데다, 해당 전장의 장수가 전부 쓰러지면 끝이기 때문에, 어느 한 쪽만 공략할 것이 아니라, 여러 전장을 뛰어다니며 도움이 필요한 전장을 구원하고 적의 사기를 낮추는 플레이를 요합니다. 아군 장수가 쓰러지면 일부 전개가 스킵되거나 난전에서 불리해지기도 하며, 일부 거점은 점령하면 정비도 가능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전장 상황을 둘러봐야 해서 직접적인 전투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전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화면 상단에 현재 발생되어 있는 전장 상황이 간략하게 뜨기도 하고, 주변 상황을 느리지만 둘러볼 수 있는 영조의 눈 또한 존재하기에, 결코 전장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은 듯 합니다. 사실 진짜 문제는 구원해야 할 전장을 판단하고 뛰어가는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

 

시스템 상의 편의성이지만 스토리 전투는 일단 클리어를 했다 하더라도 숙소에서 돌아보기로 다시 진행해볼 수 있게 되어있어서, 이전 전투를 다시 해보려고 처음부터 다시 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 상태의 스탯을 그대로 가져가고 클리어한 세력의 동행 무장을 아무나 데려갈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편하게도 플레이할 수도 있는 셈입니다.

거기에 특정 구간 부터는 스토리를 다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 세력을 모두 플레이를 하겠다고 회차를 여러 번 돌 필요가 없이, 세이브 파일 하나로 특정 구간부터 진행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시간과 피로도가 모두 절약되는 편입니다.

굳이 아쉽다고 한다면 다시 시작하는 것도 각 챕터의 시작이나 특정 구간부터이기 때문에 정확히 원하는 지점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 정도 아닐까 싶습니다.

 

삼국지 미디어 믹스의 꽃인 역사 개변 또한 없지 않은데, 조건을 만족하면 특정 인물이 사망하지 않고 살아남거나, 전투 양상이 변하기도 합니다. 각 세력 별로 존재하는 조건을 전부 만족하면 완전히 달라지지는 않지만 if 엔딩을 볼 수도 있기도 합니다. 다만 이 역사 개변 자체가 난이도가 정말 쉽지 않아서 난이도를 낮춰도 2회차에나 도전해볼 법 할 정도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역사를 바꾸는거라 당연한건가...

대부분이 조건 자체는 쉬운데, 어떻게 달성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기도 하며 생각보다 달성 자체가 어려운 편입니다. 전부 타임어택이기 때문에 거의 칼 같은 동선이 아니면 거의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중 최악의 난이도는 전위 살리기인데, 조건 자체야 쉽다지만 시간 제한이 상당히 촉박해서 이지 난이도로도 재시작을 여러 번 해가면서 시도해야 할 정도로 정말 최적의 동선과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생각해보면 엔딩을 본 사람들이 도전하라고 만든 컨텐츠라 그런건가 싶습니다.

 

그런 것 치고는 세력 별로 또 if 엔딩의 퀄리티도 차이가 심한데, 조조는 적벽대전에서 화계를 막아내고 손가는 죽을 사람이 살아나서 헌제를 보위하는데 반해 유비는 사실 상 다른게 없는 수준입니다. 굳이 말해서 조조나 손가 세력이 아닌 이상 유비는 무리해서 if 엔딩을 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구색 맞추기 느낌이 강합니다.

 

어떻게 보면 최신작이기도 하지만 적벽대전 까지의 역사를 굵직한 부분만 잘 잡은데다 시스템도 초심자에게 마냥 나쁘지만은 않기 때문에 입문작으로는 제일 할 만한 작품이긴 합니다. 물론 오리지널 캐릭터가 주인공이라 역사적 사실에 좀 더 초점을 두는 사람이라면 좀 거슬릴 수는 있겠지만 그런게 아니라면 제일 무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 무장과 직접적으로 연을 맺을 수도 있는데다 한 캐릭터로 다양한 무기를 다루며 점차로 강해지기 때문에 성장한다는 느낌도 같이 가져갈 수도 있다보니 정을 붙이기도 쉬운 게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