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임

[Playstation 2] 페르소나 3 FES

여진선생 2025. 2. 15. 01:38

  • 장르: RPG
  • 개발: ATLUS
  • 유통: ATLUS
  • 발매: 2007년 4월 19일

 

2006년에 발매된 페르소나 3의 확장판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당시 경영 문제로 인한 도산 직전의 회사를 살린 작품이다보니 그에 대한 감사의 의미나 개선 사항과 추가 컨텐츠가 꽤 들어갔지만, 원판 자체는 변하지 않은, 요즘에 나오는 확장판과는 또 차이가 있는 점도 있습니다.

 

게임 자체는 2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Episdoe Yourself는 원판에 해당하는 파트로, 그냥 본편의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온 쪽입니다. 다만 상당한 개선 또한 들어가있기 때문에 원작과는 아예 같지는 않기도 합니다.

 

일부 기능이 개선되고 기능이 추가된 시설도 있다보니 선택지도 없고 불편하게 플레이하던 본편보다는 좀 더 행동의 선택지나 여유도 늘어난 편입니다. 추가 페르소나나 커뮤가 추가되고, 커뮤의 난이도가 내려가면서 커뮤니티를 전부 MAX를 달성하면 특전 페르소나를 만들 수 있게 된데다, 퀘스트나 이벤트도 추가되는 등, 꽤 파워업한 상태입니다.

다만 본편 자체의 부조리한 전투 시스템이나 던전 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간 나아지고 개선된 게임을 플레이한다 정도입니다. 거기에 일부 버그성 편법이 막힌 부분도 있다보니 마냥 좋아진건 아니고 좀 더 어려워진 부분도 있긴 합니다.

 

전작이라 할 수 있는 3 무인편이 클리어 상태가 아니더라도 세이브 데이터만 있으면 거기서 일부 데이터를 승계받아 처음부터 진행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본편을 플레이한 사람도 조금 더 여유있게 플레이가 가능하기도 합니다.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요즘의 확장판 판매 방식보다 좀 괜찮은 보상인 것 같기도 하고?

 

FES의 꽃은 사실 에피소드 아이기스라고 할 수 있는데, 등장인물의 후일담을 하나의 에피소드로 다듬어낸 파트입니다. 특별과외수사대의 졸업식 이후의 모습을 담아내면서 스토리 라인을 확정하고 본편에서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여러 이야기를 담아내서 스토리 상으로는 볼 필요는 있는 부분입니다.

 

3월 31일에 갇혀서 나가지 못한다는 설정으로, 기숙사 내에 생겨난 시간의 틈새라는 던전을 공략하며 갇혀버린 원인을 알아내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스토리 라인으로, 어쨌거나 하루 정도의 시간을 보내는 길이이기 때문에 본편에 비해서 스토리 자체는 짧고 굵게 가는 편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각 캐릭터의 과거사를 들여다보거나, 마음의 방황 같은 부분을 건드리는데다 주인공의 죽음 자체에 대한 부분까지도 접하다보니 꽤 시리어스한 면이 있습니다. 오죽하면 여신전생 계열에서나 나올 법한 동료들과의 에고 싸움까지 나오는 등, 무거우면서도 가볍고 밝은 분위기를 꽤 유지하던 본편과는 꽤 차이가 나는 편입니다. 본편의 분위기를 생각하고 접했다가는 꽤 놀랄 법한 부분입니다. 오히려 본가의 작품을 접하던 사람들에게 먹힐 법한 전개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이미 파티 내에 페르소나 각성을 한 사람들이 합류한 경우가 많기에, 각 캐릭터의 과거사나 본편에서 보여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등, 보통은 소설이나 코믹스에서 풀어내던 내용을 게임 내에서 풀어낸 것도 이례적이긴 합니다.

 

본편에서도 물론 다른 캐릭터의 사생활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스토리와 관련이 있거나 커뮤가 있는 캐릭터 대상이고, 깊숙하게 이야기하지는 않는 편이었는데, 이쪽 에피소드는 정반대로 파티원 전체의 개개인의 과거사를 들여다보는데다 전원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좀 더 캐릭터의 깊은 일면을 볼 수도 있습니다. 두드러지는 구간이 동료끼리 분열될 때인데, 본가의 에고 싸움을 보여주는 수준으로 각자의 성향을 보여줍니다.

 

스토리도 무거운데, 전투 난이도 또한 본편보다 많이 어려운 편입니다. 우선 무기가 총기로 고정되어 있어서 능동적으로 전투를 풀어나갈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특히 총기 특성 상 필드에 돌아다니는 쉐도우에게 전투를 거는 것 자체가 꽤 까다로워진 점도 있습니다. 거리 조절부터 해서 맞춰야 해서 여간 쉽지 않습니다.

 

거기에 본편과는 다르게 적 파티 내에서도 내성이 제각각이고 후반부로 가면 아예 내성 떡칠을 하고 나오기 때문에 본편처럼 전체 공격기로 눕히기도 어렵습니다. 적의 회피도 좀 더 자주 일어나서 심심하면 빗나가다보니 눕히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편입니다. 매 전투마다 적 약점을 보고 스킬을 써야하고 이마저도 제대로 누울지 모르기 때문에 기도하는 수준입니다. 

그렇다고 스킬 인계를 통해 약점 찌를 수 있는 페르소나를 만들면 되는거 아닌가 싶지만 전서도 사용할 수 없어서 제대로 페르소나 만들기도 쉽지 않은 편입니다. 페르소나를 키우는데 필요한 스킬 우겨넣기에 급급하다보니 알짜배기 스킬을 계승받은 페르소나끼리 합쳐서 새로운 페르소나를 만든다 같은 개념이 본편보다 어려워서 스킬 구성이 본편만큼 깔끔하지 않다는 점도 한 몫 합니다. 좋은 스킬이 있는 페르소나를 전서에 등록해서 재료로 써먹지 못하다보니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셔플 타임만 되면 페르소나 카드를 뽑다보니 경험치가 생각보다 부족해서 그만큼 전투를 더 하게 되기도 하는 등, 여파가 꽤 크긴 합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3편은 파티원의 각성이 스토리에 포함되어 있다보니, 스토리 시작부터 각성이 되어있어서 기본 스킬이나 내성만큼은 잘 되어있는 편입니다. 스킬도 큰 문제가 없고 지시만 어느정도 조절해주면 알아서 전투를 잘 하기 때문에 약점만 보완해주면 꽤 든든한 편입니다. 물론 지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회복약을 쓰거나 상태이상기를 쓴다고 턴을 날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마냥 방심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 너 임마...

 

여러모로 본편에서 안 좋은 점만 강조된 전투 시스템 덕분에 전투의 재미는 본편, 심지어는 전투 일변도인 본가 쪽 게임보다도 적으면서 피로도는 더 높은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다 분량 상 전투가 에피소드의 8~9할을 차지하는 관계로 조금 스토리 진행했더니 또 전투를 이어가야하니 피로도가 더 높은 편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에피소드를 기피하게 되는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던전이라도 구조가 좀 기발하거나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타르타로스와 반대 방향으로 지하로 내려간다 뿐, 랜덤 생성이고 디자인만 바뀌는 구조의 반복이라 재미의 반감에 한 몫 하는 편이라 생각됩니다. 

그나마 이름이 단테의 신곡 연옥편에서 끌어왔다는 점이 특징인데... 이름이랑은 큰 상관없는 디자인이고 기믹도 없는 편이라 크게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에피소드는 난이도 조정도 안되면서 본편의 데이터 인계도 안되고 클리어한다 해도 회차를 또 돌릴 수도 없기 때문에, 한 회차 안에서 모든 것을 아무런 도움 없이 해결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시리어스한 스토리와 지루한 던전에서 피로도 높은 전투를 반복하고 나서는 엔딩만 보고 아무런 특전 조차 없이 마무리하는 에피소드인 것입니다 이 파트는.

 

그럼에도 이 에피소드를 해볼 만한 이유는, 본편 주인공의 죽음의 의의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편에 이어서 의미심장한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편 주인공의 사망 여부 자체도 왈가왈부가 많았지만 아무래도 그를 확실시 하면서도 그에 대한 이유의 설명을 풀어주기 때문에 스스로를 희생할 수 밖에 없었던 구세주 스토리의 의의를, 또 그를 받아들이면서 마지막 전투를 통해 주인공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 라는 메세지를 주기 때문에 그 마지막 만큼은 메세지 전달을 신경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말 문제는 이 이야기가 나오는 구간이 대부분 유저가 연이은 전투로 지친 상태로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라서 문제지...

 

특히 최근에 3 리로드에도 에피소드 아이기스가 업데이트 되었기 때문에, 차라리 편의성이 개선된 그쪽에서 즐기는게 오히려 낫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일부 스크립트의 변경이 있었지만 기본적인 스토리의 틀은 변한 것이 없기 때문에 굳이 불편함을 직접 겪어보겠다 하는 것이 아니면 이쪽에서 플레이할 이유는 적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