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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station] 진 여신전생 if...

여진선생 2023. 4. 29. 01:32

  • 장르 : RPG
  • 개발 : ATLUS
  • 유통 : ATLUS
  • 발매 : 2002년 12월 26일

 

진 여신전생 시리즈가 2편까지 나온 이후 새로운 스토리 전개로써 외전으로 나온 작품 중 하나입니다. 외전인 특성 상 본편에서는 시도되지 않은 요소가 다양하게 투입되거나 시도된 것이 특징이며, 기존 작품의 요소를 대거 유용해서 만들어져서 기존 작품을 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익숙할 수도 있습니다.

 

외전격으로 나온 작품이라, 기존 작품의 스타일을 답습하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많이 추구한 것이 돋보이는 특징입니다. 주인공의 성별을 선택하거나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초기 스탯을 정하는 등, 기존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컨텐츠들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후에 나온 같은 회사의 작품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외전이라서 가능했던 컨텐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실제로도 성별을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은 몇 년이나 지난 다른 작품의 이식 특전으로 나왔고, 초기 스타일은 비슷한 요소가 같은 외전 작품인 데빌 서머너에 나오는 등, 외전이기에 가능했던 파격적인 요소가 포함되었습니다. 성별은 게임의 진행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초기 스탯 스타일은 마지막까지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단순한 재미성 요소를 넘어서 하나의 중요한 컨텐츠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또 현실의 도쿄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에서 벗어나서, 가상의 학교가 마계로 빨려들어가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스토리 라인으로 벗어나면서 아예 새로운 스토리의 느낌을 줍니다. 종교적 색채나 세기말 적인 느낌, 사이버틱한 느낌이 있던 배경에서 벗어나서 평범한 학교를 기반으로, 마계를 섞어놓음으로써 기존 작품과는 IP와 시스템을 공유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공통점이 없어보일 수도 있는 신선한 작품으로도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특징으로, 전통적으로, 후에도 차용되는 파트너가 되는 캐릭터가 고정이 아니라, 여러 캐릭터 중에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선택하는 캐릭터에 따라서 갈 수 있는 장소가 추가되거나, 아예 다른 진행이 되는 등, 스타일이 많이 다른 진행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른 작품처럼 성향의 확정에 따라 진행이 일부 바뀌는 것과 다르게, 초반에 동료를 고르면 거기에 맞춰서 루트가 결정되기 때문에, 초반부터 아예 다른 느낌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른 작품이 중반까지는 거의 똑같이 가다가 후반에 성향이 확정된 이후에야 약간 달라지는 진행을 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나는 특징입니다.

다만 바꿔서 말하면 초반의 선택에 따라서 바로 루트가 결정되어버릴 수도 있고, 특정 루트는 2회차 이상에서만 가능하거나 여기저기를 찾아다녀야 진입이 가능한 등, 어느정도는 파고들기를 하도록 되어있어, 다른 동료가 있다는걸 모르거나 영입의 방법을 모르고 진행하면 똑같은 루트만 계속 반복하게 될 수도 있다는 단점 아닌 단점도 있습니다.

파트너를 선택하면 루트가 결정되기 때문에 기존처럼 선택지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서 성향이 바뀌는 시스템은 사라지고, 파티에 소환한 악마에 따라서 성향이 변경되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성향을 신경쓰면서 플레이하는 스트레스는 줄었지만, 소환하는 악마가 곧 성향이라, 성향을 보면서 만들거나 영입해야 하긴 하지만, 이 부분도 어느정도 구제책이 있어, 마냥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한쪽 성향을 선호하던 유저들에게는 큰 문제가 없지만, 뉴트럴을 선호하던 유저들에게는 먼저 소환한 악마에 따라서 갑자기 성향이 기울어버려서, 양쪽 악마를 모두 쓰려면 구제책을 써서 해결해야 하다보니 꽤 불편한 부분도 없잖아 있습니다.

 

기존 작품이 인간 동료가 모두 죽으면 바로 게임이 끝나던 것에 비해, 이 작품의 가장 큰 포인트는 게임 오버가 없다는 것입니다. 죽으면 전작의 삼도천 연출과 함께, 악마 중 하나를 가디언으로 붙일 수 있게 됩니다. 무작정 계속 죽으면 하급 악마만 가디언만 붙일 수 있지만, 일단 죽어도 진행 상황이 날아가지는 않고 계속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초심자들에게는 큰 혜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패널티는 있어, 경험치를 얻지 못하거나, 주인공이 죽으면 바로 게임이 중단되고 해당 던전의 입구로 튕겨나가는 등, 무작정 죽어가면서 게임하는 막장 플레이는 또 방지되어 있습니다.

부활을 할 때 모은 포인트에 따라 정해진 악마 중 하나가 붙어서 스탯의 증감이 결정되고, 파트너의 경우 붙은 가디언에 따라 마법도 붙일 수 있어, 포인트를 모으고 고의로 죽는 플레이가 또 필요해서, 무조건 죽지 않는 기존 플레이와는 다르게 어떤 타이밍에 고의로 죽어야할지 각을 봐야 하는 등, 죽어서 게임 오버가 될 걱정은 없어졌지만, 반대로 언제 죽을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플레이해야 하는 다른 고민이 생겼다는 부분도 있습니다. 원하는 마법과 스탯을 노려서 죽는 노가다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단순히 레벨링 노가다만 해도 되었던 기존 시리즈 보다는 좀 더 파고들기의 난이도는 올라갔다는 평가도 할 수 있겠습니다.

악마를 가디언으로 붙여서 스탯을 보정하거나 마법을 배운다는 컨셉은 추후에 다듬어져 페르소나 시리즈로 이어지게 됩니다. 페르소나 시리즈와 여신전생 시리즈를 잇는 교각과도 같은 시스템이죠. 이를 의미해서인지, 페르소나 시리즈의 초대 작품에는 if...의 여주인공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전작인 2편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보니, 음악이나 장비, 시스템 요소 등이 2편을 포함해서 1편까지의 것을 그대로 가지고 온 부분이 많아서, 전작을 플레이한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요소들이 산재해있습니다. 익숙한 유저들에게는 장비를 맞추거나 할 때 익숙해서 편한 부분도 있고, 어느정도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기존 작품의 배경이나 요소를 적절히 배치하면서도 새로 만들어 넣은 요소도 문제가 없기도 하고, 전작의 요소를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거의 없기에, 이 작품으로 게임을 접한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 작품에서 나왔던 배경이나 음악을 많이 유용했지만 마계의 배경이라는 설정으로 잘 붙이면서 위화감 없이 잘 녹여내서 처음하는 사람도 위화감을 느끼거나 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오히려 마계에 설정을 붙이면서 단순한 DRPG 형식에서 좀 더 벗어나서 던전마다 특징도 부여하고 기믹도 잘 녹여내는 등, 좀 더 발전했다는 느낌을 주는게 장점일 수 있습니다. 특히 과도하게 어렵거나 모르면 맞아야 하는 구조의 던전을 없애고, 던전의 크기 자체도 꽤 줄었지만 조금만 지도를 잘 보면서 돌아다니면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는 구조가 많아서, 지도를 찾아도 끝까지 가는데 고생해야하는 부조리함이 줄어들었습니다. 다만, 일부 던전은 이런 부조리한 부분을 조금 남겨두거나 함정이 도사리고 있어서, 마냥 쉬워지지는 또 않아서 방심하지는 않게 되어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여신전생 시리즈를 조금 더 가볍게 즐길 수도 있으면서 본편에서는 시도되지 않은 다양한 기믹이나 컨셉 등이 잘 자리잡은 작품입니다. 특히 일부 설정은 후에 페르소나 시리즈로 이어지는, 어떻게 봐서는 페르소나 시리즈의 시초와 같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편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게임 자체는 잘 만들어졌지만, 루트가 여러가지인데 반해 던전 하나 하나의 크기는 많이 줄어서 엔딩을 보는데 필요한 플레이 타임 자체는 기존 작품의 절반 정도로 줄어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회차를 여러 번 돌아야 모두 볼 수 있는 여러 루트로 채우긴 했지만, 한 번의 플레이에 즐길 수 있는 컨텐츠는 배경 특성 상 썩 많지 않지는 않아서 붙잡고 깊게 파는 사람에게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작품일 수도 있습니다.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의 아쉬운 부분이지만, 같이 외전으로 시작해서 새로운 시리즈 라인을 갖게 된 데빌 서머너에 비해서, 이 작품은 베이스 작품인 여신전생 시리즈에서도 정식 넘버링과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하지만, 설정을 일부 이어받은 페르소나 시리즈와도 같이 서지 못해서, 위치가 가장 애매하다보니 작품을 카운트할 때에 어디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게 된 비운의 작품입니다. 여러모로 괜찮은 설정의 뿌리를 만들어냈지만 정작 작품 자체는 좋은 취급을 못 받는 안타까운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작성합니다. 무엇이든 과학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