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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게임

[Playstation 5] VARLET

  • 장르: RPG
  • 개발: FURYU
  • 유통: FURYU
  • 발매: 2025년 8월 27일

 

FURYU에서 야심차게 새로 준비한 게임으로, 이번에도 조기 홍보나 타 게임에서 이름을 날리던 사람들을 기용해서 만드는 등, 시작부터 정성을 쏟은 물건입니다. 여러 방면으로 플레이어를 기대하게 하기도 했고 출시 전부터 인터뷰까지 내는 등 홍보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결과물은 영 시원찮은게...

 

게임은 집안 사정으로 전학을 오게 된 주인공이 우연히 글리치라는 버그 공간에 진입하게 되고, 이를 이용해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라는 흔한 JRPG식 전개로 시작됩니다. 전투라던가 탐색이라던가, 다른 캐릭터와의 친밀도 시스템 같은 것도 있고...

그래도 여기까지만 본다면 꽤 평범한 JRPG이지만...

묘하게 P로 시작하는 모 게임을 의식한 듯한 일과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각 시간대 별로 할 수 있는게 나뉘어져 있는 듯 하지만 사실 반 이상이 의미없는 시간대입니다. 아침과 점심은 스토리 이벤트를 잠깐 보여주거나 수업 시간에 멍 때리는 정도의 장면만 지나가며, 저녁과 밤 또한 딱히 뭔가를 할 수 있는게 없고 집에서 메뉴 이용 정도만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모처럼 채용한 시스템이지만 방과후를 제외하고는 사실 의미가 없는 수준입니다.

심지어 방과 후 시간대에 게임의 메인인 SSS 활동이나 던전 탐색 등의 모든게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른 시간대는 묶거나 줄이고 방과 후를 쪼개는게 더 합리적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주인공의 친척 누나가 생활 상담실이라는 서클의 부장이다보니, 누나를 도와서 생활상담실인 SSS의 활동을 하는게 게임의 절반 정도를 차지합니다. 생활상담실이라고 하지만 하는 일은 학교를 돌아다니며 대화를 엿듣거나(...) 분실물을 찾거나 글리치를 처리하는 정도입니다. 많이 가봐야 포스터 게시 정도...

SSS 활동으로 얻은 좋아요가 많은 만큼 보상을 더 얻기 때문에 보상도 챙기고 경험치도 챙기는 용도의 활동이겠지만, 후술하겠지만 사실 상 스킵하고 넘어가도 크게 문제가 없는 활동입니다. 심지어 스킵을 해도 최소 보상은 들어오는데, 게임에서 이 보상이 거의 의미가 없어서 패널티도 없는 수준이라 굳이 없어도 되는 파트가 되어버립니다.

결국 주인공 일행의 집합소 내지는 아지트 정도의 의미가 끝이 되어버리는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차라리 서브 퀘스트라도 조금 풍부했으면 정말 생활상담실 느낌이 확실했을텐데 말입니다.

 

밸런스적인 문제도 존재하는데, 생활상담실 활동 중에 등장하는 글리치 또한 경험치를 주기 때문에, 이 글리치 전투를 전부 소화해버리면 던전의 레벨이 파티의 레벨을 따라오지 못하다보니 난이도가 급락해버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글리치란 융합 현실에 있는 일종의 버그와 같은 공간으로, 인간의 욕망인 디자이어가 배회하고 있어, 이곳을 탐색하며 이들을 처치하는 것이 보통의 목표입니다. 그나마 건질만한 점이라면 분위기 자체는 에피소드의 주인 캐릭터나 분위기와 상당히 잘 맞아떨어지며, 음악 또한 걸작 뿐이라 글리치 내부의 분위기 만큼은 비슷한 여타 게임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당연하지만 던전 구조는 퍼즐로 되어있는데, 다양한 퍼즐 요소가 등장하지는 않고, 중반부터 약간의 변칙이나 추가 요소가 들어가긴 하지만, 초반에 등장하는 퍼즐 방식이 후반까지 계속 쓰이기 때문에 조금 심심한 면도 있습니다. 후반부의 퍼즐은 그래도 풀어나가는 재미는 있는 편...

 

전투는 칼리굴라의 그 시스템을 턴제로 바꾸면서 평면적으로 풀어놓은 구성입니다. 그래서 보통의 RPG에서 보이는 자연현상을 기반으로 한 속성은 존재하지 않고, 차지 공격인가 아닌가 정도의 차이만 존재합니다. 이에 따라 약점 자체가 존재하지 않다보니, 저의 차지 공격을 강제로 캔슬시키거나, 가드를 깨트릴 수 있거나 스턴치를 줄이는 등의 전투 양상 변경 요소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칼리굴라처럼 행동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공격이 몇 턴 후에 발동된다 하는 요소만 있다보니, 강한 공격을 난사해도 패널티도 없고, 적의 행동을 브레이크 시키는 기능이 너무 강하다보니 브레이크만 잘 걸고 강력한 스킬을 난사하면 게임이 누워서 떡 먹기 수준으로 풀려나갑니다.

아군도 브레이크를 당할 수 있지만, 아군/적의 턴 순서를 보고 행동을 조절하면 되기에 조금만 신중하게 플레이하면 별로 어려울 것도 없는 편입니다. 사실 그렇게 신중하지 않아도 적이 위협적으로 브레이크를 걸어오는 경우가 많지 않아 엄청나게 신중할 필요 까지도 없지만...

 

아무튼 난이도 자체는 역대급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낮은 편입니다. 정말 낮아서 어지간히 방심하지 않거나 막 플레이하지 않는 이상은 어느정도 진행이 막힐 일이 없는 게임입니다

 

파티 내 밸런스도 좀 엉망인데, 주인공 자체도 만능형이지만 초반 파티 3명이 전부 밸런스가 잘 잡혀있어서 별도로 파티를 바꿀 필요 없이 초반 3명의 캐릭터로 게임을 풀어나가도 전혀 문제가 없는 수준입니다. 특히 첫 추가 영입 동료가 힐러인데, 이 힐러를 파티에 넣으면 파티의 안정성이 올라가서 회복 아이템을 쓰지 않아도 파티가 무너질 일이 없이 유지될 정도입니다. 즉, 초기 3명을 쓰면서 아이템으로 회복을 하거나, 1명을 빼고 힐러를 넣어서 회복 없이 가거나 사이에서 고민만 하면 되는 정도입니다. 심지어 힐러가 딜 까지 사기급으로 좋다보니 역할 분담이 잘못 된게 아닌가 싶을 정도...

 

그나마 초반 에피소드에서 합류하는 캐릭터라면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다른 캐릭터와 교체해보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지만, 후반에 합류하는 캐릭터는 주력 파티의 레벨보다 한참 낮을 수 밖에 없어서 벤치 멤버 확정인 편입니다. 레벨도 아주 약간의 보정은 있지만 그냥 후반까지 쓸 캐릭터에게 몰아주는게 더 효율적이라 여러 캐릭터를 쓸 필요도 없어서 후반에 합류하는 캐릭터가 더 끼어들 요지가 줄어드는 편입니다.

 

주인공 같은 경우에는 스토리 상 중요한 것 처럼 보이는 어나더 폼이 추가되는데, 체력을 갉아먹는 대신 강한 대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으로 무장하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굳이 없어도 되는 정도라 취향에 맞춰서 쓰이는 정도이고, 스토리 상으로도 뭔가 있을 것 같이 묘사해놓고는 아무 것도 없어서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세부 스토리도 좀 빈약한데, 스토리의 흐름이나 소재 자체는 꽤 괜찮은 것들을 가져왔고 흥미롭긴 한데, 너무 편의주의적인 스토리로 많이 흘러가서 뜬금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자기 등장한 캐릭터가 해당 에피소드의 범인인 경우도 있고, 묘사가 부족한데 에피소드가 해소되기도 하는 등, 전형적인 불안정한 JRPG의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각 에피소드의 범인이 디자이어를 격퇴당했다고 바로 개과천선을 하기도 하고 해결도 유야무야 넘어가는 등 좀 부실한 부분이 많습니다.

심지어 파티로 합류하는 캐릭터의 각성도 정말 뜬금없거나 허무할 정도라서 몇 명을 제외하고는 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입니다. 전투가 가능하게 각성한다는게 물론 험난한 과정이 필요해야 한다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적당히 이유라도 있어야 하는데 나도 싸울 수 있겠군 하면서 변신하는 연출이라니...

 

그나마 초반 에피소드나, 후반 에피소드는 약간 아쉬운 연출이긴 하지만 꽤 괜찮은 부분도 있다보니 중간의 스토리 파트는 정말 아쉬움만 남는 전개입니다.

 

 

나름 모나크에서 차용해온 시스템으로, 여기도 심리 테스트 비슷한 것이 존재합니다. 모나크에서는 다음에 해금되는 권속이 무엇인지 정도만 정해지는 부가요소 정도였다면, 여기서는 아예 캐릭터 성향을 결정하는 요소이다보니 성향치가 높으면 선택할 수 있는 별개의 선택지가 나오기도 하고, 엔딩에도 영향을 주는 등 꽤 흥미로운 요소가 되었습니다. 물론 일상에서도 어느정도 조절이 되긴 하지만 매 에피소드 도입 시에 대폭으로 조정해주기도 합니다.

어느정도 재미삼아 볼 수 있는 심리테스트 용도로 쓰기에 나쁘지 않은 편인 것 같기도 하네요 이런건

 

이 게임이 그냥 적당한 가격에 이런 물건이었다면 이번에도 FURYU의 실험적인 작품이 또 아쉬운 결과가 나왔구나 정도였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 아쉬움 이상이 남는 이유는, 가격을 지나치게 비싸게 받으면서 결과물이 이렇기 때문입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메인 제작진도 내로라 하는 사람들인데 이런 사람들을 모아서 만든게 뭐가 부족한 작품이 되었다는 점 때문에 더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슬슬 FURYU에서 기용하는 디렉터나 프로듀서가 문제인지, FURYU 자체의 디렉팅이 문제인지, 그것도 아니면 적당히 물건 만들어서 내고 다른 분야에서 손실을 방어하면 된다고 생각하는건지 진지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이번에도 결국 음악만은 확실했고 다른 부분은 여기저기 아쉬움이 남는, 전형적인 FURYU 작품이 하나 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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