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 RPG
- 개발: ATLUS
- 유통: NAMCO
- 발매: 1990년 4월 6일
실질적인 진 여신전생 시리즈의 모체가 되는 작품입니다. 소설판 디지털 데빌 스토리 여신전생의 미디어믹스 정도에 그쳤던 전작에 비해 많은 것이 바뀌었으며 일종의 엔딩 분기도 생기고 무대나 스케일이 많이 커지는 등, 이후의 작품을 기틀을 다지기도 했습니다.
게임 자체도 꽤 세기말 색채를 띄기 시작했습니다. 시작부터 핵 미사일이 세계를 공격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며, 인간들이 중무장한 군인과 함께 쉘터 혹은 폐허가 된 도쿄 여기저기서 지낸다거나 하는 등의 묘사를 통해서 흔히들 생각하던 전쟁 후의 세기말 분위기를 꽤 느낄 수 있습니다.
일단 게임의 초반부터 쉘터 내부에서 시작하며, 주로 돌아다니게 되는 지역이 전부 폐허가 된 건물 뿐이라 이런 세기말의 분위기를 무대가 바뀌는 중후반까지 계속 느끼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던 핵 전쟁 이후의 세상은 이런 풍경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세기말 색채와 함께 종교/신화적인 색채도 강화되었습니다. 시작부터 파즈스가 등장하는가 하면 악마끼리 폐허가 된 도쿄를 양분해서 지배한다거나 마계로 넘어가기도 하고, 최후반에는 각종 신화의 신이나 야훼가 등장하는 등, 스케일도 커지고 신화적인 느낌도 커졌습니다. 그와 동시에, 전작에서는 악마라고 해도 거의 대사가 없거나 역할이 없던 것에 비해, 이번 작에는 경우에 따라 대사가 늘기도 했고 신화나 종교와 관련된 대사를 하고 아군으로 합류하기도 하는 등 좀 더 입체적으로 변했습니다. 전작과 같은 평면적인 스타일 보다는 좀 더 입체적이고 흥미로워지기도 했습니다.
전작과 달리 게임의 메인 무대가 폐허가 된 도쿄로 꽤 넓어지면서 필드맵이 새로 생겨 진행 방식도 새로워진 것도 특징입니다. 필드맵에서 특정 지역에 진입하면 해당 지역의 타운맵으로 진입되고, 타운맵에서 시설이나 던전으로 진입하는, 요즘의 작품 방식과 상당히 유사해졌습니다.
당시 기술의 한계도 있고 용량의 문제도 있다보니 구조나 위치가 실제 도쿄와는 약간씩 차이가 있기도 하고 연결도 지금과는 많이 차이가 있는 편입니다. 심지어는 육로로는 이어지지 않아서 바다를 건너거나 지하도로 다녀야 하는 경우도 있고... 그럼에도 패미컴 수준에서 도쿄의 상당 부분을 구현했으며 실제 도쿄를 종횡무진한다는 느낌을 살린 것은 대단하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지역이 많지는 않지만 각 지역마다 시설이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같은 시설이라도 파는 물건이나 기능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신경 쓴 티가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반대로 후반은 독특한 구조의 마계가 배경이 되는데, 딱히 무언가를 모티브로 하지는 않았지만 던전이나 지역마다 기믹이 조금씩 달라서 마지막까지 꽤 흥미로운 부분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 마계... 몇 구역이 인카운트율이 너무 높아서 플레이 감각이 꽤 거슬리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점차로 어려워지는 후반을 위한 노가다가 되기 때문에 난이도를 조절하는 요소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 치고는 몇 걸음 걸으면 적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 꽤 흐름이 끊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쨌든 현실과 마계라는 2개의 무대를 오가며 종횡무진한다는 컨셉 자체을 패미컴 시절에서 구현한 것 자체는 상당히 지금봐도 놀라울 따름입니다.
일직선 루트였던 전작에 비해 루트가 생긴 것도 특징입니다. 분기점이 많지는 않지만 선택지에 따라 루트가 갈라지며, 특히 선택지만 잘 고르면 후반에는 일부 악마가 아군으로 그냥 합류하기도 하고 적으로 싸우게 되기도 하는 등, 꽤 재미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후 작품처럼 전개가 확 바뀌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신선한 부분입니다. 선택지만 잘 고르면 게임을 편하게 할 수도 있고, 또는 어렵게 할 수도 있는 등, 약간의 난이도 조정도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외의 시스템은 전작과 큰 차이가 없지만, 동료마를 최대 4마리까지 불러낼 수 있다거나 악마가 3신 합체까지 가능한 등, 세부적으로는 꽤 많은 변화가 있는 편입니다. 전투도 물리 원툴이 여전한 것은 맞지만 각종 마법의 중요성이 올라가는 등, 세세한 밸런스 조정도 있었는데, 덕분에 전투가 마냥 단조롭지는 않아서 조금 더 재미는 붙은 느낌입니다. 특히 보조 마법을 잘 이용하지 않으면 전투가 좀 더 어려워지는 편입니다. 오히려 어떻게 보면 이런 보조 스킬이 있기에 전투가 좀 더 쉬워진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음악 또한 변경이 컸는데, 특수 칩까지 동원하여 특유의 메탈 스타일 음악을 녹여내면서 동시대 작품과는 또 다른 특징을 보여줍니다. 덕분에 패미컴 특유의 음원일 뿐 지금 들어도 꽤 세련된 스타일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사실 그런 점을 제외하더라도 꽤 잘 만들어진 음악이 상당히 많습니다.
사실 놀라운 것은, 상당한 스펙 업과 스케일 변화가 있었는데, 이 많은 것들이 1MB도 안되는 용량 안에 들어있다는 점입니다. 불과 512KB 안에 2개의 월드맵과 다량의 던전이 들어있고, 전작보다 많은 악마, 전작보다 많은 보스가 들어있습니다. 상당히 놀라운 구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 하나의 이 게임의 놀라운 점은 전작인 1편의 초반부를 미니게임처럼 수록해놓았다는 것입니다. 화면의 표시 형식이 차이가 있는 정도만 제외하고는 사실 상 1편의 다이달로스 구간을 그대로 구현해놓은 셈입니다. 어떤 의도에서 했는지 떡밥만 남아있긴 하지만 확실한 것은 시나리오 상으로는 관계가 없는 두 작품을 연결해주는 일종의 장치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보스 미노타우로스를 잡아야 다음으로 진행이 가능하기에 1편을 해본 유저에게는 나름의 추억 선사도 될 것 같기도 합니다. 해봤다는 전제 하의 이야기지만...
패미컴 시절의 게임 치고는 그래도 꽤 수작이기도 하고 스토리 상으로도 설정 상으로도 특징이 많기에 상징적인 작품으로 가볍게 접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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