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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게임

[Playstation 5] REYNATIS

  • 장르: 3D 액션 RPG
  • 개발: 나츠메아타리
  • 유통: FURYU
  • 발매: 2024년 7월 25일

 

매 작품마다 참신한 시스템을 도전하지만 항상 애매한 작품을 내오던(...) FURYU의 새로운 작품입니다. 정확히는 나츠메아타리에서 개발하긴 했지만 FURYU가 항상 그랬지만 개발에 관여를 하기 때문에...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검증된 시나리오 라이터에게 받았기 때문에 기틀 자체는 꽤 괜찮은 편입니다. 여러 번 설명을 읽지 않으면 좀 알아듣기 힘든 용어가 자주 나오는 편이지만, 초중반까지는 스토리가 괜찮게 흘러갑니다.

 

다만 스토리의 페이스가 꽤 빠른 편인데, 챕터 별로 메인 퀘스트를 적으면 1~2개, 많아도 5개를 넘지 않게 클리어하면 그대로 마무리되는 정도의 길이입니다. 그렇게 길지 않은 길이의 스토리 중에 초중반에 뿌려진 떡밥이나 세력 간 다툼을 해소하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어 하는 순간에 후반으로 갈수록 어물쩍 넘어가는 편이라 생각보다의 깊이가 있는 편은 아닙니다. 그나마 주인공 일행과 관련된 이야기는 서브 퀘스트를 통해서 어느정도 취급하긴 하지만, 그 외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그런게 부족한 편입니다. 돌아보면 오히려 서브 퀘스트에 나오는 몇 캐릭터가 좀 더 서사가 괜찮은 편인 것 같기도 하네요...

 

후반으로 넘어가면 언급만 되다가 갑자기 끼어드는 캐릭터도 있고 떡밥만 좀 뿌려놓고 애매하게 넘어가는 캐릭터나 세력이 많기 때문에 후속작을 고려한건가 싶을 정도입니다. 아니면 중간에 엎어져서 수정하다보니 어그러졌거나...

 

전투 모두는 2가지로 갈라져있는데, 공격을 할 수 없는 대신 저스트 회피가 가능한 억제 모드와, 마나를 소모해서 일정 시간 변신을 해서 공격할 수 있는 해방 모드로 나뉘어집니다. 어느 한 쪽만 쓸 수는 없으며, 두 모드를 병행해서 싸워야 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덕분에 억압 모드에서 저스트 타이밍의 회피를 통해 마나를 수급하고, 수급된 마나로 해방 모드로 진입해서 싸우는 플레이의 반복이라, 기본적으로는 다른 액션 게임과 같긴 하지만, 꽤 감각에서 차이가 나는 편입니다. 다시 말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거나 피하면서 딜을 넣는 개념이 아니라, 회피를 통해 마나를 수급하는 과정 또한 전투의 일부로 녹아있습니다. 통상 전투는 적 자체도 그렇게 강하지는 않고 한 두번의 마나 수급으로 끝낼 수 있는 정도인데, 보스급의 전투는 체력 자체가 높은데다 패턴도 있다보니 몇 번의 억압↔해방 모드 변경을 왔다갔다 해야해서 꽤 피로하긴 합니다.

 

더 문제는 특정 적의 가드를 부수려면 회피를 필수로 써야하기 때문에 회피를 필수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투가 늘어지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커버하기 위해 전투를 보조하거나 마나 수급 자체를 늘리는 스킬이나 패시브가 있기도 하고 활용에 따라서 늘어지는 현상을 줄일 수는 있긴 합니다. 꽤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지만 각 캐릭터마다 최적의 스킬이나 효과가 있다보니 정말 쓰는 것만 써서 대부분은 버려진다는 점이 문제지만...

 

결론은 회피 모드를 통해서 마나를 수급해서 전투한다는 개념 자체는 참신하긴 했는데, 전투의 페이스가 늘어지게 되고, 이를 커버하려고 다양한 스킬과 패시브로 커버하도록 해놓았지만 대부분은 사용처가 애매해서 육성이 어느정도 획일화된다는 문제 아닌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저스트 회피를 강요하는 게임 치고 중반부 보스 부터는 판도가 좀 이상해지는 부분도 있는데, 아예 저스트 회피가 발생하지 않는 기술을 쓰기도 하고, 한 번 맞으면 보정이 없어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기술을 있는대로 맞아서 바로 사망하는 등, 무리수 스러운 패턴을 쓰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저스트 회피가 무조건 되면 게임이 쉬워져서 의도적으로 눈으로 보고 피해야 하는 스킬을 넣은 것 정도는 이해를 할 수도 있는데, 보정이 없어서 맞으면 그대로 누울 수 밖에 없는 패턴은 설계 미스 아닐까 싶습니다. 꼭 이래야만 했나...

차라리 이런 패턴이 없는 초반이나, 충분히 강해져서 어느정도 버텨내는 후반 보다는 중반이 이런 문제를 가장 겪기 쉬운 구간인 듯 합니다.

 

게임 진행은 기본적으로 시부야를 탐사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데, 그를 위해서인지 시부야에 대한 묘사 하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입니다. 대부분은 들어가볼 수 없거나 입구에 상점만 있는 정도의 구현이지만, 크기나 형태 구현은 3D로 구현한 시부야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스크램블 교차로 뿐 아니라 주변의 골목까지 구현되어 있어서 얼핏 시부야를 여행하는 느낌도 들기도 합니다. 이 부분만 놓고 본다면 도쿄 여행을 갈 때에 도움이 될 정도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시부야를 돌아다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 스토리 자체가 시부야를 돌아다니며 진행이 되며, 서브 퀘스트 수행이나 캐릭터의 강화에 필요한 그림 수색, 길에서 마주친 적과의 전투 등, 대부분이 반복적이긴 하지만 할 것은 어느정도 있는 편입니다. 문제는 퀘스트는 전부 이동해야 할 위치를 직접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사실 상 막힐 일이 없고, 유저가 직접 이것저것 찾아보며 탐사하게 되는 것은 그림 수색이나 보너스 전투를 위한 포탈 찾기 정도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시부야를 오픈월드 처럼 탐색하는 감각은 없는 편입니다. 애초에 오픈월드 게임은 아니긴 해서...

 

시부야는 재현도도 높고 그래도 할 것이 있는 반면에, 이세계는 사실 상 할 것이 없다시피 한 편입니다. 대부분이 색깔만 바꾼 숲 풍경에 길도 일직선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있는 갈림길도 나중에 만나다보니 미로라고 할 것도 없어서 길을 찾는 재미 조차 부족한 편입니다. 오히려 전투가 자주 발생하는데다 길을 잃기 쉬운 풍경이라 이쪽에서 피로하게 합니다. 전투 끝내고 진행해보니 처음으로 돌아간다거나...

차라리 풍경이라도 다양하거나 기믹이라도 괜찮았으면 몰라도, 그런 것들이 없기 때문에 사실 상 이세계가 가장 지루한 구간이라 생각됩니다. 심지어 현실과 이세계의 특정 장소를 잇는 구간이 모두 이런 숲이기 때문에 정말 지루할 정도로 보게 됩니다. 전투라도 없거나 적으면 모르겠는데 조금만 전진하면 적이 계속 등장하다보니 피로도까지 높은... 정말 잘못 만든 구간...

 

다르게 생각하면 스토리나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만나는 이세계의 적을 전부 때려잡다보면 레벨 자체는 잘 오르기 때문에 노가다를 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으면서도, 그런 노가다는 현실에서 만나게 되는 적이 더 쉽게 잡을 수 있어서 굳이 이런 식으로 전투를 많이 겪어야 하나 싶었습니다.

특히 이런 전투가 끊임없이 있다보니, 중반만 어떻게 버텨내면 후반에는 레벨이 너무 높아져서 최종 보스 조차도 쉽게 잡을 정도의 스펙까지 무난히 성장할 수 있게 됩니다. 레벨 증가하는 속도 자체에도 영향을 줘버려서 중반만 넘기면 난이도가 좀 무너진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후류 게임 아니랄까봐 일러스트를 따라가지 못하는 캐릭터 그래픽은 여전히 아쉬운 점 중 하나로 꼽히는 부분입니다. 배경은 실사풍은 아니지만 상당히 3D 게임 느낌으로 잘 뽑힌 편인데, 캐릭터 모델링은 다듬어진 2000년대 게임 그래픽 느낌인데다 일러스트와도 괴리감이 많이 느껴지는 편이라 볼 때 마다 불편한 부분입니다. 그나마 남캐는 좀 봐줄 만 한데, 여캐는 괴리가 심한 경우가 많아서...

그나마도 억제 모드일 때는 다들 모자를 쓰고 있으니 얼굴이 가려져서 딱히 신경도 안 쓰이는데, 전투에 들어가면 모자를 벗으니...

 

종합하면 후류 사의 게임의 문제점이 많이 드러나는 게임입니다. 참신한 시스템은 좋았지만 애매한 모델링, 잘못된 밸런스와 배경을 살리지 못한 요소, 용두사미로 끝나버리는 스토리까지,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부각되는 편입니다. 후류 게임이 대체로 음악이라도 좋았던 편인데, 거기에 비하면 음악도 나쁜건 아니지만 딱히 기억에 남는 곡이 없을 정도라...

 

시부야를 돌아다녀볼 수 있고 회피를 기반으로 액션을 하는 특이한 전투의 게임이다 하는 정도를 제외하면 이 게임만이 갖는 특징이 있고 꼭 즐겨봐야 한다 하는 인상의 게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시스템이나 밸런스는 이미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나중에 스토리라도 어느정도 DLC로 보충하고 챙겨서 케어라도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너무 후반에 적당히 애매하게 지나간 것들이 많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