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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게임

[Playstation 2] beatmania打打打!!

  • 장르: 리듬 액션
  • 개발: Adlink, Konami Computer Entertainment Japan
  • 유통: Hands On Entertainment
  • 발매: 2001년 3월 29일

 

비트매니아의 숨겨진 괴작(?)으로, 수록곡이나 리듬게임이라는 최소한의 공통점만 남기고는 타자 연습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탈바꿈한 게임입니다. 나온 과정도, 타자 연습이라는 당시의 유행을 따라 제작했다는 뒷사정도 있습니다. 전작에 해당하는 작품이 2가지가 있는데 모두 PC판으로 발매되었던 것에 비해 이쪽은 플레이스테이션 2로 발매되었습니다

 

우선 이 게임, 아무래도 타자 연습 게임이기 때문에 키보드가 없으면 실행 자체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럼 그냥 키보드를 연결하면 되는거 아닌가 싶지만, 코나미에서 발매한 전용 키보드를 연결하지 않으면 인식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키보드까지 같이 구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괴악한 물건이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통상의 일반 키보드는 쓸 수 없고, 오로지 동봉 키보드만...

혹시라도 구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키보드 없이 게임만 구했다가 봉변을 당하는 일이 없으시길...

 

모드는 총 3가지가 있는데, 2가지 모드는 타자 연습 모드입니다. 타자 연습 게임이기 때문에 기본에 충실하려고 했는지, 당시의 타자 연습 열풍에 편승하려 했는지, 꽤 상세하게 타자 연습에 필요한 내용을 구현해두었습니다. 일본어를 로마자로 입력하는 방법을 연습하기에는 상당히 좋은 편이긴 합니다.

게임을 즐긴다는 목적인 사람에게는... 사실 쿼티 자판을 외우고 평소에 쓰고 있다면 사실 필요없는 모드이긴 합니다.

 

마지막 모드는 리듬게임 모드에 타자 연습을 탑재시킨 모드입니다. 내려오는 노트를 키보드로 쳐내기만 하면 됩니다. 알파벳 26자의 노트가 내려오는데, 이 노트에 맞는 키보드 자판을 누르면 되는, 이론적으로는 단순한 게임입니다.

실제로 해보면 생각과는 많이 다른 구조인데, 난이도가 올라갈 수록 알파벳 자체가 규칙성 없게 내려오는 경우도 있고, 뒤죽박죽이라 보이는대로 치고 싶어도 칠 수 없게 내려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나마 구원이라면 스페이스 바를 처리하는 엄지를 제외하고는 검지부터 소지에 해당하는 각 라인에는 자판에서 실제 손가락에 대응되는 열의 노트만 내려오기 때문에, 약간의 모양을 볼 수 있으면 조금은 쳐낼 수 있다는 점과, 체력 게이지가 다른 작품처럼 엄청나게 엄격하지는 않다는 점 정도입니다. 실제 자판을 칠 때도 기본적으로는 엄지와 검지를 제외하고는 손가락 하나가 3~4개의 자판만 처리하는데다 처리하는 자판이 정해져있다보니 시각적으로 보기 좋도록 잘 처리했다 싶기는 합니다.

 

실제적으로는 플레이해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이지만, 앞의 타자 연습을 했던 것 과는 상관없이, 타자 연습 보다는 정신없이 눌러야 할 건반을 찾아서 누르게 되는 게임으로 변모합니다. 애초에 이런걸로 자판 연습이 된다고 할 수가... 손을 고정해서 쳐야할 것 같으면서도 양손을 움직여가며 정신없이 누르지 않으면 보고도 못 치는 혼란스러운 게임입니다.

 

그런 것 치고는 나름 타자 연습이라고 보이려고 했는지, 결과 화면에서 어느 손가락의 플레이가 약했는지 보여주기도 합니다. 요즘 작품의 결과에 비해서는 상당히 부실하게 가장 못 친 손가락만 표시해주는 것이라 정말 참고만 할 만한 정도입니다.

 

건반만 누르면 끝인 것 같지만, 노래 중간에 짧은 문구 혹은 문장을 입력하는 구간도 나옵니다. 이것도 보너스이지만 노트이기 때문에 빠르게 입력하면 체력과 점수를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틀리면 점수가 깎이며 입력을 다 하지 못하면 체력을 일부 잃게 됩니다. 문장 길이에 비해 내려오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꽤 손을 바쁘게 놀려도 제대로 입력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모로 타자 연습을 가장한 암살 게임이 분명합니다.

엄청 길지는 않은 문장이지만 여러개가 연속해서 내려오는데다 내려오는 속도도 꽤 느리지는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보도고 입력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이 속도로 내려오는걸 어떻게 입력해...

 

다만 그에 비해 수록곡 자체는 상당히 양질인 편입니다. 비트매니아 초기의 곡 위주로 일부 라이센스 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여기 수록된 곡은 전부 이 버전에만 수록되어있는 전용 사양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곡이라도 다른 버전에 수록된 곡과는 차이가 있는 것 뿐입니다.

특히 게임 자체가 일반 노트 뿐 아니라 중간의 타자 입력 구간도 있다보니, 곡 자체의 길이가 전반적으로 긴 편입니다. 당시 기준으로도 1분 30초 정도의 곡이 많았는데, 여기의 곡은 기본적으로 3분을 넘는 것이 기본입니다. 얼추 곡이 끝났겠지 하는데 곡이 끝나지 않기도 하고 문장 입력 구간이 나오기도 하는 등, 다른 작품을 플레이하던 감각으로 플레이하면 상당히 페이스가 길어보이게 되기도 합니다.

 

난이도는 이지, 노말 하드의 1~3까지와 울트라 하드까지 총 10단계로 되어있습니다. 이 중 실제로 플레이할 만한 정도는 5~6 정도 까지이고, 익숙하다 해도 7~8 정도가 한계 아닐까 싶습니다. 10단계는 정말 클리어 보다는 그냥 관상용 정도의 채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채보 자체가 난해합니다.

 

이 게임을 사실 지금 와서 타자 연습용으로 쓰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타자 연습 프로그램이 나와있고, 리듬게임으로 즐기기에는 굳이 무리해서 즐기기 어려운 괴악한 게임이라 차라리 다른 게임을 찾는 것이 나을 정도입니다. 애초에 이것을 리듬게임으로 플레이할 사람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히려 집에 손님이 있을 때에 시연용이나 재미용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적당한 용도가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특히 전용 키보드가 고장나면 다시 구동할 수도 없기 때문에 무리해서 돌리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결국 특별한 경우에 꺼내는 전시용 정도가 가장 적당한 사용처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