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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게임

[Sega Saturn] RAMPO

  • 장르: 어드벤처
  • 개발: Sega CS, System Sacom, 松竹, RAMPO 제작위원회
  • 유통: Sega Enterprises, Ltd.
  • 발매: 1995년 2월 24일

 

영화라는 장르의 탄생 100주년, 에도가와 란포 탄생 100주년, 쇼치쿠 기업 100주년 기념 등을 이유로 화려하게 공개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나온 작품입니다. 소설가 에도가와 란포를 중심으로 하는 영화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으로, 같이 나오는걸 목표로 제작된 게임이지만 당시 기술력으로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보니 제작이 늦어지고 늦어져 약 반년 정도 늦게 나왔다는 비화가 있다는 듯 합니다

 

플레이 방식 자체는 세가 새턴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평범한, 맵을 돌아다니며 단서를 찾고 반응하는 퍼즐을 풀어나가는 형식의 게임입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세가가 달라붙어서 같이 만든데다, 에도가와 란포 특집으로 만들다보니 동 세대 다른 게임보다는 퀄리티가 상당한 편입니다.

영화에 출연했던 실제 배우를 섭외해서 촬영한데다 배경도 세가 새턴의 사양을 거의 극한으로 쓴 수준의 폴리곤이고, 실사로 촬영한 영상이나 배경까지 합성하는 등, 다른 게임보다는 훨씬 좋은 퀄리티이긴 합니다. 등장인물이 전부 배우이기 때문에 연기력도 준수해서 몰입감도 괜찮은 편입니다

실사 인물 주변이 그래픽이 약간 깨진게 보이거나 음질도 왔다갔다 하는 등 지금 봤을 때는 썩 좋은 수준은 아니지만, 세가 새턴 초창기인데다, 발매 자체가 90년대 초중반인걸 생각하면 당시 기준으로는 충분히 고퀄리티 아닐까 싶은 수준입니다. 당장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게임이랑 비교해봐도...

 

게임은 총 2개의 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에피소드를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에피소드 1은 에도가와 란포가 운영하는 하숙집에서 생긴 치정 사건과 살인 사건을 쫓는, 에피소드 2는 저택에서 귀부인을 노리는 자를 찾으며 동시에 공작의 죽음을 파헤치는 내용입니다. 둘 다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을 기반으로 했지만 게임에 맞춰 독자적인 스토리가 되어있어서, 원작 소설을 읽은 사람도 집중해서 볼 만한 수준의 내용입니다.

다만, 추리 소설가를 모티브로 한 게임이라는 개념과는 다르게 에피소드 1은 게임에 익숙해지는 단계의 느낌이기도 하고 사실 상 범인이 누군지는 보이는 수준이라 범인의 행방을 추적한다는 느낌이 강하고, 에피소드 2가 본격적으로 퍼즐이나 사건을 파헤친다는 추리의 느낌이 강합니다.

 

이러나 저러나 스토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 길이도 에피소드 별로 2~3시간이면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라 길이나 피로도 분배도 적당한 편입니다. 덕분에 화질이 조금 낮은 영화 1~2편을 본다 느낌으로 보면 가볍게 플레이 가능한 정도의 길이입니다

 

특히 에도가와 란포가 살았던 시대를 잘 반영해서 등장인물이나 배경이 모두 그 시대를 연상시키는 것도 볼 만 합니다.

 

이런 류의 게임이 다 그렇듯이, 맵을 돌아다니다 특정 장소에 말을 걸어서 액션을 취하거나 아이템을 사용함으로써 퍼즐을 풀거나 대화를 유도해서 다음으로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역시 배경이 3D로 되어서 실제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되거나 실제 배경을 상대로 조사를 한다는 점입니다.

스토리 자체가 일직선형인데다 퍼즐 요소나 어태치가 누가 봐도 앞으로 진행해야 할 방향을 알기 쉽도록 맞춰주기 때문에, 퍼즐이나 진행이 마냥 막히지도 않는 정도입니다. 진행이 불가능한 곳은 문이 잠겨있거나 하기도 하기에 정말 스토리 정리를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대충 뭘 하면 되겠다 하는 진행 방식이 보이는 수준입니다.

특히 NPC와의 대화 중 아이템을 보여주거나 상대의 대사에 No로 대답할 수 있는 구간도 있는데, 이 구간에서 이것저것 보여주거나 말을 걸면 진행이 되다보니 진행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도 부딪치다보면 어떻게든 진행이 가능한 편입니다. 딱 2개 구간, 상대 NPC의 말에 No로 대답하지 않으면 진행이 되지 않는 구간이 있는데, 이 구간만 제외한다면 딱히 막히는 일은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의 난이도입니다.

 

에피소드 1에는 없고 2에만 퍼즐이 일부 있는데, 퍼즐 자체도 마냥 어렵지만은 않아서 힌트를 보고 천천히 생각하면 얼추 답이 나오긴 합니다. 애초에 퍼즐 자체를 못 풀 수준으로 내지도 않았고, 시간 제한도 없는 게임이라... 단점 아닌 단점이라면 역시 일본에 판매된 게임이다보니 일본어를 알지 못하면 풀 수 없는 퍼즐이라는 점이 있을 듯 합니다.

 

세가 새턴 식 어드벤처의 불편한 조작감이 난점이긴 하지만, 이 점만 극복할 수 있따면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 2편을 가볍게 다듬은 다음 느슨하게 이어낸 작품이라 편하게 영화를 본다는 느낌으로 스토리를 보는 정도의 게임으로는 괜찮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게임이 나온 시대가 시대라 불편한 점이 조금 있긴 하지만, 스토리만으로도 꽤 괜찮은 작품이기도 하고, 조작감도 아예 못해먹을 정도도 아닌데다 좀 불편할 뿐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정도라, 이런 류의 게임에 대한 입문 작품으로는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게임의 묘미, 엔딩을 본 이후 받는 성적표...

진행할 때 얼마나 막히지 않았는지, 얼마나 걸렸는지 등을 통해 탐정 점수를 받을 수 있는데, 딱히 이 결과에 따라 뭔가 바뀌는 것은 없고 단지 마지막에 보너스 느낌으로 보여주는 점수입니다.

甲乙丙丁戊 순으로 총 5단계 중에서 붙여주는데, 어지간히 막히거나 못하는게 아닌 이상은 乙까지는 쉽게 나옵니다만 甲은 TAS급으로 해내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다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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