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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게임

[Xbox] The Terminator: Dawn of Fate

  • 장르: 액션
  • 개발: Paradigm Entertainment
  • 유통: Infogrames(Atari)
  • 발매: 2002년

 

터미네이터 영화 3편이 나오기 전에 개발, 발매된 작품으로, 영화 3편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미래의 내용을 그린 일종의 프리퀄 작품입니다. 뒤죽박죽이 된 이제 와서는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이지만...

 

스토리는 프리퀄 부분에 해당하는 미래에서 시작해 카일 리스를 과거로 돌려보내는 부분까지 진행됩니다. 느슨하게 진행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영화와는 상관없이 배신이나 협력 같은 요소들도 꽤 들어있습니다. 사실 영화와 깊이 관련이 있는 수준도 아니라, 마지막에 카일 리스가 과거로 돌아간다는 스토리 정도만 감안하면, 터미네이터라는 요소를 들어내어도 "미래에 로봇이 점령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라는 이야기가 성립되는 수준이기도 합니다

 

스토리 자체는 각 챕터 내에서는 스토리가 상세하게 이어지긴 한데, 반대로 챕터 끼리 스토리가 어느정도 연결되는 구간도 있고 느슨하게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는 구간도 있는 등, 아주 치밀한 수준 까지는 아닙니다. 여기랑 연결되는건 아닌 것 같은데 진행해보면 챕터가 넘어가면서 다른 미션을 수행하고 있고 하는... 정말 어느정도 머리를 비우고 보면 나쁘지 않은 정도... 그래도 스토리가 연결되는 챕터에서는 다들 스토리가 진행되는 당위성도 있어서 아예 말이 안되는 전개는 또 아닌 수준...

 

게임은 기본적으로 3인칭 슈팅인데, 카메라가 고정형이라 상당히 불편하게 되어있습니다.

역동적인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카메라가 고정이다보니 특히 조이스틱 조작이 상당히 까다로운 편입니다. 짧은 구간에서도 카메라가 몇 번 각도가 바뀌는 경우가 있어 왔던 길로 되돌아가거나 적을 제대로 조준하기 힘든 점도 많아, 이것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혹평까진 안 받았을텐데 싶은 수준입니다.

자동 조준 기능이 있다지만, 카메라가 고정이라 화면 밖에 있는 적을 볼 방법이 없이 감으로 쏘거나 한참 이동해서 쏴야하는 등, 역동적인 게임과는 맞지 않는 카메라 각도 방식을 선택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래도 기술 문제로 90년대 후반 ~ 00년대 초의 게임이 이런 경우가 많긴 했지만...

 

카메라 각도 문제를 차치한다면 주인공이 인간이고 적이 기계인 다른 작품이 비해 상당히 활동적인 플레이를 해도 지장이 없는 편입니다. 뛰어다니거나 은엄폐를 통해 적의 탄을 흘리고 막을 수도 있고, 인간형 적을 근접 공격을 통해 경직시키거나 눕히면 일격으로 보낼 수 있다보니, 숨어서 사격만 하는 플레이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적에게서 아이템 드랍 자체가 확률이 낮지는 않지만, 탄 자체 수급이 막히는 구간도 있다보니 원활하게 플레이하라면 근접 공격이 되지 않는 적만 요격하고 인간형은 몇 발만 쏜 다음 근접 공격으로 처치하는 것도 일종의 방법이 되는 수준입니다.

 

단순히 총만 난사해서 기계를 처치하는데서 그치지는 않고, 어느정도 기믹이 있는 전투를 진행하거나 인원을 호위하면서 신경써야 하는 등, 단순한 플레이로는 클리어가 불가능하고 고민하면서 플레이해야 클리어가 가능한 구간도 있어서 마냥 지루해지지는 않는 편입니다. 특히 폭발물을 붙여서 처치하는 보스...

 

주인공도 3명이 돌아가며 등장하기도 하고 장소도 자주 미래 배경으로 등장하는 폐허에서 전격전을 벌이는 것에서 벗어나, 잠입한 건물에서 교전을 벌인다거나 시가전을 벌이는 등, 나름 미래 전쟁으로 고착화된 이미지에서 탈피하려 노력한 흔적은 보이는 편입니다. 물론 폐허에서 전투하는 배경이 없지는 않지만...

 

중반부터는 아예 흔히들 엔도 스켈레톤이라 부르는 기계 외에 개조인간도 적으로 등장하면서 마냥 기계와만 싸우는 그림에서 탈피하기도 했습니다. 전투 방식이나 인공지능은 차이가 없지만, 배신한 인간들 또한 적으로 등장하는 모습으로 현실적으로 이런 상황이 되면 있을 법한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게임만이 가지는, 그래도 비슷한 류의 다른 게임과는 차별되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초중반은 그래도 인공지능이 마냥 저돌적이지 않아 노말 난이도로도 충분히 시간을 들이면 가능한 수준의 난이도이지만 후반으로 가면 이지 난이도 조차도 상당히 버거운 수준의 보스나 기믹이 등장해서 플레이어를 지치게 만드는 점은 아쉬운 편입니다.

보급도 부족한 상황에서 특정 부위를 타격하지 않으면 대미지를 입힐 수 없는 보스나, 일어날 틈을 안 주고 공격하는 수준으로 딜레이가 거의 없는 수준의 공격을 하는 중간보스 등, 게임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가서 레벨 디자인을 체크한게 맞나 의심되기도 하는 수준입니다.

난이도를 차라리 순차적으로 어렵게 했으면 익숙해지면서 배운다는 느낌으로 진행하다 막히면 다시 이전 스테이지로 돌아가 연습하면서 익숙해지는 방법도 쓸 수 있는데, 스테이지 단위로 저장이 되는데다 저장을 하고 게임을 나가면 업그레이드가 초기화된다는 점이 겹치면서 이런 플레이 조차 막혀서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난이도 조절은 대실패가 아닌가 싶은 수준입니다.

 

스토리는 느슨하게 흘러가니 뭐 어떻게 할 수 없다 치더라도 카메라 각도와 난이도 조절만 좀 괜찮았어도 그래도 할 만 했는데 싶은 게임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하게 된 게임이라, 정말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인터넷에서 영상을 찾아본다거나 하는 쪽을 좀 더 추천드립니다.

직접 플레이를 아예 추천하지 못하는 쪽은 아니지만 플레이 감각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라...

 

특히 막판엔 차기작을 생각했는지 스토리 관련 떡밥까지 뿌려놨지만 게임이 이렇다보니 엎어진 것 같은데, 여러모로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제 와서는 터미네이터라는 IP가 게임도 영화도 모두 엉망진창이 되어서 아무래도 어쩔 수 없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