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 RPG
- 개발: Nextech
- 유통: ATLUS
- 발매: 2002년 12월 5일
ATLUS에서 직접적으로 개발하지 않고 외주로 제작된, 진 여신전생의 1편과 2편 사이의 내용을 그린 외전 작품입니다. 정확히는 1편과 2편 사이에 이런 가능성의 세계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줄거리로, 2편과는 정말 기본적인 설정을 제외하고는 사실 상 이어지는 부분은 없다고 봐도 무방한 전개입니다.
원래는 스탠드 얼론으로 작품이 출시된 후, Xbox의 온라인 대응을 통해 완성된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었지만, 초대 Xbox의 온라인 대응 자체가 엎어지면서 결국 반쪽짜리로 남아버린 불우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메인 배경은 가상 공간에 구축되어있는 도쿄와 마계로, 대부분의 스토리가 이 가상 도쿄에서 이루어집니다. 정말 가끔 현실 세계로 돌아가기는 하지만 필요할 때만 돌아가는 정도라, 어쩌면 여기가 진짜 세계가 아닐까 싶을 때도 있습니다.
마계를 제외하고는 총 9군데의 도쿄의 지역이 구현되어 있는데, 로우-카오스와 라이트-다크의 9가지 조합에 맞으면서도 그 지역의 특징을 잘 녹여낸 구성을 보여줍니다. 각 구역마다 많은 곳을 다닐 수는 없고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그 지역의 특징과는 차이가 꽤 있긴 하지만 느낌만은 확실히 살아있습니다.
특히 당시로써는 가장 사양이 좋은, PC에 가까운 기기의 스펙을 끌어써서, 꽤 그럴싸한 지역 묘사가 되어있는데다, NPC도 해당 구역을 배회하기 때문에 꽤 현실감이 느껴지게 되어있습니다. 요즘 게임에 비할 수준 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게임이 나온 시점을 생각해본다면... 파티에 편성만 한다면 주인공도 내비를 볼 수 있어서 원하는 악마를 뒤에 달고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을 보는 재미도 좋습니다.
다만 반대로 가상세계를 벗어난 곳은 사실 상 뒷배경 수준으로, 현실로 돌아가면 그냥 뒷배경에 캐릭터 일러스트를 세워놓고 대화만 보는 정도입니다. 거의 볼 것이 없는 수준...
특히 다른 작품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이 작품만의 독보적인 장점으로, 상점 기능을 담당하는 NPC는 전부 IP의 마스코트인 잭 프로스트가 담당합니다. 귀엽습니다.
제목의 NINE은 D&D의 설정에서 가져온 성향 9가지를 뜻하는데, 나름 본가 작품의 중간을 채워넣는 작품 아니랄까봐 이 작품도 성향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기존의 로우~카오스에 덧붙여서 라이트~다크도 있어서, 좀 더 조절이 어려운 편이긴 합니다. 다른 작품이야 중간중간의 행동이 어느정도 영향을 주거나 성향치가 변경되는 선택지가 많지만, 이 작품은 그런 선택지가 적은데다 성향의 변경 방향도 단순하지 않아서 원하는 루트로 진행하려면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루트 자체는 로우~카오스로 나뉘고 엔딩도 크게는 3종류지만, 라이트~다크에 따라서 또 세부 엔딩이 좀 달라지는 부분도 있어서, 분기만 본다면 어느정도 쉽긴 한데 엔딩 전부를 다 보겠다면 꽤 힘든 싸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런 선택지에 따라서 어느정도 성향치가 변하는 점도 있지만, 루트 자체가 바뀌어서 이벤트나 전투 자체가 넘어가거나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택에 따라 바로 루트가 갈라지지는 않지만 원하는 전투를 하거나 이벤트를 보려면 선택지를 잘 골라야한다는 점 정도... 물론 후술하겠지만 노가다 장소가 따로 있기도 하고 이 작품 자체가 전투로 노가다를 하는 게임은 아니라 전투를 꼭 하지 않고 쉬운 루트로 진행하는 방법도 쓸 수 있다는 것은 꽤 괜찮은 느낌입니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프레스 턴 이전의 고전 RPG 전투 방식을 사용하는데, 실시간 자동 전투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플레이어가 어느 정도 AI를 지정해줄 수 있고, 행동 방식을 따로 전투 내에서 지정할 수는 있지만, 꼭 거기에 맞추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도 있고 AI의 판단에 따라 자동으로 전투를 진행해버립니다. 좋게 보면 노가다가 좀 쉽다고는 볼 수 있겠지만...
이 인공지능이라는게 준수한건 아니라 적에게 효과가 없는 공격을 반복하기도 하고 회복을 제대로 하지 않아 눕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어느정도 플레이어가 행동을 수동으로 지정해주거나 포션을 써가면서 케어해주지 않으면 순식간에 전멸하기도 합니다.
거기에 실시간 전투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플레이어가 지정한 행동을 바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템 사용이나 스킬을 예약해두어도 제 때 사용하지 않아서 효과가 뒤늦게 발동되거나 아군이 죽고 나서 쓰는 경우도 있어서 생각보다 난이도는 좀 있는 편입니다. 기존의 턴제 감각으로 플레이하다가는 벽을 느끼기 꽤 쉽습니다.
정말 위안을 얻자면, 이 게임 자체가 일반 전투에서 얻는 보상이 적의 수준에 상관없이 큰 차이가 없기도 하고, 연속 전투가 잦기 때문에, 그냥 쉬운 구역에서 노가다를 돌리며 다른 것을 하기 좋다는 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근데 이게 위안이라면 전투 난이도가 꽤 문제있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화면 좌측에 전투 로그가 나오긴 하지만 워낙 순식간에 지나가는데다 죄다 보기 어렵게 되어있어 막상 읽기도 전에 별로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아니 애초에 그냥 적의 속성이나 이런 것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싶습니다.
일반 필드에서는 잘 없지만 이벤트 전투 등에는 메인 전투 부대 외에 서브 전투 부대가 참전하기도 하는데, 서브 전투 부대는 아이템을 써주거나 보조 마법을 걸어주는 등, 직접적으로 적에게 딜을 넣지는 않지만 아군의 서포트 역할을 해주다보니 꽤 전투를 편하게 풀어나가기는 좋습니다.
그에 반해서 악마회화는 꽤 난이도가 낮은 편이라, 대체로 대화 패턴을 알기 쉬운 것도 있고, 정답지도 악마마다 고정인데다 회화의 폭이 좁아서 몇 번 부딪쳐보면 순식간에 기억되는 수준입니다. 다크 계열 악마를 포섭할 수 없기도 하고 일부 악마의 대화가 알기 어렵긴 하지만 대부분은 알기 쉽다보니 엄청 어려운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쉬운 악마를 빠르게 포섭해서 포섭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악마를 합체로 만들면 된다는 선택지도 가능하기에...
나름 신개념 요소로 RTS도 들어있습니다. 해킹이라는 이벤트 때만 가능한 전투인데 어떻게 보면 이 게임의 최대 난관이지만 동시에 꽃이 될 수도 있는 요소입니다.
사이버화된 가상 필드에서 길을 따라 움직이며 아군의 본진을 수비하면서 적의 건물을 하나씩 파괴하고 적 본진을 파괴하거나 보스를 쓰러트리면 클리어되는 기본은 단순한 게임입니다.
여기서는 파티를 여럿 구성해서 데리고 AI에게 조작을 맡길 수 있는데, 혼자서 수많은 필드의 건물을 다 부수고 다닐 수는 없으니 파티를 어떻게 운용하는가에 따라 난이도를 많이 낮출 수 있기도 합니다. AI를 단계나 상황 별로도 정할 수 있어서 주기적으로 신경만 좀 잘 써주면 생각보다 든든합니다. 같이 들어오는 NPC의 AI가 수준이 심각해서 아군 본진이 터지는데도 놀기도 하는 등 도움이 거의 안되기 때문에 파티를 잘 운용하는게 관건이기도 합니다. 적 건물을 파괴한 포인트에 아군의 시설을 지을 수도 있어서, 점차로 영역을 넓히는 재미도 쏠쏠한 편입니다.
RTS가 사실 이 게임의 꽃인 이유는, 생산 시설 중 마그네타이트 생산 시설을 지어두면, 여기서 생산된 마그네타이트를 RTS가 종료될 때 받아갈 수 있어서 게임에서 돈이 부족할 일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마그네타이트를 마카로 환금해서 수급해야 하는 게임 특성 상, RTS에서 얼마나 많은 마그네타이트를 수급해두고 게임을 클리어하느냐가 편의성을 좌우하는 느낌입니다. 물론 수급 없이 장시간의 노가다로 커버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아무튼 덕분에 돈이 남아도는 게임이 되다보니 적어도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포션을 잔뜩 쟁여두고 들고 다니면서 마구잡이로 써도 별로 부족함이 없는 작품입니다. 포션을 안 쓰면 오히려 난이도가 올라가기에, 적극적으로 돈을 포션 구매에 소비해도 되는 포션 구매 적극 권장 게임입니다.
기본적인 시스템도 그렇지만 세부적인 시스템적으로도 다른 작품과 차이가 많은 편입니다. 특히 레벨이 경험치에 의해 결정되지 않고 착용한 보석에 따라 결정되다보니 스토리 진행에 따라서 레벨 상한선이 천천히 올라가서 시작부터 노가다를 통해 렙찍누가 불가능하기에 파티를 어떻게 구성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또 용량이라는 것이 존재해서, 파티 구성과 주인공의 장비 착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잘 고민해야 합니다. 용량을 초과하거나 용량이 아슬아슬하면 악마가 명령을 듣지 않거나 아이템을 사용할 수 없는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가장 큰 허들이라는 느낌입니다.
대신 악마 합체가 주인공의 레벨보다 6~10 높은 악마까지 가능하기도 하고, 모듈화나 코딩으로 효율화가 가능해서 효율화를 해놓은 악마로 적당히 채운다는 선택지도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다른 기능은 쓰지 않아도 괜찮지만 코딩을 통해 용량을 줄이는 방법은 반 필수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일부 악마는 오래 쓰다보면 종족 시프트를 통해 더 강한 악마로 변환도 가능해서 한 파티에 몰아서 키우기 보다는 여러 파티를 만들어 악마를 다양하게 쓰는게 좋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스토리적으로는 1편과 2편을 잇는다는 개념의 if 작품이다보니, 어느정도 1편과의 연관성을 가지면서 2편에서 기멜이 관장하던 아르카디아의 느낌이나 교단의 횡포 같은 부분을 건드리는 느낌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1편을 즐긴 사람에게는 1편에서 나왔던 이야기를 어느정도 건드리다보니 연결성을 느끼기도 하고, 2편을 먼저 했던 사람에게는 당시에는 제대로 묘사되지 못했던 작품 내의 설정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받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토리가 좀 급진적으로 진행되다보니 캐치를 못하는 부분도 있을 수는 있지만...
물론 게임 자체에서 건드리는 신적인 존재가 마리아라는 점에서 좀 차이가 있긴 하지만...
나중에는 적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등장하는 주변 캐릭터도 생각보다 각자의 캐릭터성도 괜찮은 편입니다. 특히 주인공의 성별 결정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 또한 설정 붕괴가 아니라 역할 변경에 따른 차이라 별로 문제도 없어보이기도 합니다. 굳이 그런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등장하는 캐릭터가 전반적으로 캐릭터성은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이런 멸망 후의 침몰된 세계에 대한 연출도 괜찮은 편입니다.
다만 상기한대로 아무래도 온라인 출시 이후 완전화를 꾀하다보니 스탠드 얼론판 만으로는 상당히 나사빠진 게임이라 실 플레이는 상당히 어렵다는 문제가 산재해있습니다.
사망 이후 보정이 거의 없는 편이기도 하고, 일부 악마나 장비는 데이터 자체가 없어서 획득 자체가 불가능한데 빈 칸으로 존재하기도 하는 등, 후에 나온 작품의 무인편 이상의 빈 부분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전투 자체가 멀티 플레이를 상정했는지 서포터가 없는 싱글 플레이로는 꽤 난이도가 있는데도 아이템이나 스킬로 커버가 한계가 있다는 점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기도 합니다.
온라인 대응판이 나왔을 때 어떻게 해결됐을지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출시된 게임만 놓고 봤을 때는 온라인 판을 상정하다보니 좀 부족한데 혹은 좀 어려운데 싶은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이제 와서는 IMAGINE으로 넘어가기도 했고 본편이 더 이상 업데이트 될 일이 없다보니 앞으로도 수정될 일이 없기도 하겠지만요
본 개발팀이 개발한 작품이 아니다보니 메인 작품과는 방향성도 차이가 있고 그만큼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생각보다는 많이 부족하다 싶은 작품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Xbox의 온라인 대응이 예정되어 있었으니 그것을 상정하고 제작되었겠지만, 온라인 대응이 엎어지면서 본의 아니게 문제가 생긴 작품이라 좀 더 아쉬움이 남습니다. 요즘이라면 온라인 대응으로 추가하려던 부분을 커버한 완전판이라도 따로 나왔겠지만 그럴 시기도 아니었을테니...
여러모로 앞으로도 수정될 일이 없으니 더 아쉬움만 남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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