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 : RPG
- 개발 : ヒストリア
- 유통 : FURYU
- 발매일 : 2018년 5월 17일
PS Vita로 발매되었던 칼리굴라의 리마스터 겸 확장판 작품입니다. 그래픽과 게임성을 손보면서 스토리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신규 캐릭터와 신규 시나리오를 대거 투입한, 확장판과도 같은 리마스터 작품입니다.
시나리오를 페르소나 시리즈 초기 시나리오 라이터였던 사토미 타다시가 담당한 것으로도 어느정도 이야깃거리가 되긴 했습니다. 유통사인 FURYU는 이 부분에서 재미를 본 것인지는 몰라도, 훗날 비슷한 마케팅 전략을 취하는 작품을 하나 더 만들게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젠가 따로...
스토리 면에서는 썩 좋지는 않지만 아예 나쁘지 않은, 중간 정도 가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야비 시라는 곳을 배경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줄 알았더니 사실은 모 버추얼 아이돌의 노래를 듣고 메타버서스 라는 가상 세계로 정신이 끌려온 것이며,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 탈출을 도모하는 사람들과 힘을 합쳐 탈출을 계획하고 있다. 라는 것이 튜토리얼 격 시작 내용입니다.
지금이야 꽤나 보편화되었지만, 가상 세계라는 메타버서스나 버추얼 유튜브와 어느정도 차이는 있지만 가상의 아이돌이라는 개념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시대를 앞서나간 스토리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의 가장 독창적인 부분은 전투에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커맨드가 어떤 효과가 발생되고, 효과가 어느 정도의 확률로 나타나며, 어느 정도의 대기시간이 필요하다, 라는 부분을 전투 수행 직전에 확인할 수 있는 가상시 라는 시스템이 도입되어 있습니다.
가상시를 통해 볼 수 있는 적의 행동을 바탕으로, 아군 캐릭터를 어떻게 행동하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부분에 있어 RTS와 비슷한 느낌도 주기도 합니다. 물론 아군의 공격이나 적의 공격이 100% 들어갔을 때를 기준으로만 판단하는 시스템이므로, 이게 빗나가게 될 경우에는 가상시와 어긋나는 결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가상시를 이용한 전투 설계가 힘들어지는 2가지 요인 중, 첫번째는 아군 파티원 1명 당 한 번에 3번 까지의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상황이나 전투 스타일에 따라서 1~3번의 행동을 이어서 하고 쿨타임을 가진 후 다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두번째 요인으로는 앞에서 가상시를 보고 행동을 결정한 캐릭터는 행동이 종료될 때 까지 컨트롤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캐릭터 순서가 넘어갈 수록 앞의 캐릭터의 행동을 감안하면서 설계를 해야하다보니 복잡성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 게임을 하다보면 어느정도 프로그래밍을 하는 느낌을 꽤 받을 수도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더 복잡하겠지만요
초반을 어느정도 넘어서면 파티원이 늘어나는데, 모든 캐릭터가 각자 개성있는 공격/보조 스타일이 있다보니, 개개인의 스타일에 맞춰서 파티를 조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장비를 잘 맞춰주고 스킬 강화만 잘 시켜주면 못 쓸 캐릭터는 없다고도 생각합니다. 워낙 캐릭터가 많다보니, 각 캐릭터가 각성하고 처음에는 한 번씩 써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도 하니, 한 번씩 써보면서 내 손에 맞는지 판단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전투 외적인 부분에서도 어느 정도 신경을 써서인지, 주요 캐릭터와의 우정도가 있으며, 심지어는 지나다니는 모든 NPC가 실제 사람인데 메타버서스로 끌려왔다 라는 설정을 살린 것인지, 전부 겹치지 않는 이름을 지니고 있으며, 이런 지나가는 NPC와도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NPC가 총 500명 정도 되니, 외적인 부분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이런 장점을 두고 가장 먼저 드러나게되는 단점은, 이 게임의 그래픽입니다. 수려한 일러스트나 괜찮은 전투 시스템을 덮어버릴 정도로 아쉬운 그래픽 퀄리티인데, 2018년에 제작된 언리얼 엔진 게임이라고는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그래픽입니다. 개발되는 기간이나 상황도 봐야하겠지만, 비슷한 시기에 나온 게임에 비해서 많이 조악하다는 느낌은 게임을 오래 해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반대급부로 각 캐릭터의 전용 일러스트나 디자인은 상당히 잘 되어있다보니, 괴리감과 동시에 아쉬움을 주는 부분입니다.
또, 전투 시스템 자체는 재미있지만 전투 난이도가 낮은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줄 정도로 꽤 쉽게 되어있습니다. 각 캐릭터의 행동이나 버프를 조금만 잘 써도 심볼 에너미도 잡아낼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은 게임입니다. 그래서, 전투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난이도가 추가되어 있긴 하지만, 3번씩이나 가능한 행동과 맞물려 약간의 노가다와 가상시를 잘 이용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기도 합니다. 약간 전투가 길어져서 피곤하기만 하다 라는 느낌과 동시에 어느정도 전투의 맛이 살아난다 라는 양쪽의 느낌이 다 있긴 합니다.
이 게임의 두번째 문제는 편의성인데, 전투와 스토리 진행을 위한 편의성은 어느정도 해결되어 있지만, 그 외적인 부분에서의 편의성은 상당히 불합리적인 면이 있습니다.
500명이나 되는 NPC의 퀘스트나 인과 계보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각 NPC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하지만, 인게임에서 어디에 있는지는 알 방법이 없어 일일히 맵을 뒤지거나 인터넷을 검색해보는 수 밖에 없게 됩니다. 트로피를 노리고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부조리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게임에서 어느정도 해결을 해줘야 할 문제를 유저들이 나서서 해결을 해야하는 상황인거죠. 이 부분은 다행히도 후속작에서 해소되긴 했습니다.
약간 위안이 되고자 억지로 붙여보면, 이 게임은 가상 세계가 기반이다보니, 전체 맵 안에 여러가지 테마의 맵이 공존합니다. NPC를 찾으러 뛰어다니며 각각의 맵을 구경하는 재미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 많은 NPC를 찾으러 다닌다면 그것도 한계가 있겠죠
위에서 스토리 진행을 위한 편의성이 해결되어 있다고 하였었는데, 후반부로 가다보면 그런 부분이 많이 퇴색되어 버립니다. 같은 맵을 여러번 계속 돌면서 뛰어다니도록 되어있는데, 플레이 타임만 억지로 늘리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됩니다. 가뜩이나 길도 좁은데 노가다를 해서 레벨링을 하지 않았다면 일일히 적을 피하면서 달려야 하는 구조이다보니 그런 불편함이 좀 더 와닿게 됩니다.
또 엔딩 이후 컨텐츠 중 하나인 키워드 던전의 경우, 전투 중에 키워드를 얻는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얻기가 거의 힘들다보니, 결국 이 또한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입력하는 수 밖에 없다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확장팩으로써 스토리 추가와 보강을 위해, 악사로써 다른 악사들과 파티를 맺고 귀가부와 싸운다 라는 진행도 가능한 악사 루트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악사 또한 실제 인간이 메타버서스로 와서 세뇌없이 활동하는걸 조건으로 자유를 보장받는 스토리이다보니, 그 사람들이 왜 메타버서스로 도망쳐왔는지 같은 심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재미도 있습니다. 특히, 아군이었던 귀가부를 모습을 숨기고 배신하고 격퇴한다는 배덕감도 느낄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주긴 합니다.
다만 스토리를 전체적으로 고치면서 들어간게 아니라, 기존 스토리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다듬으면서 들어가는 스토리이다보니, 그동안 주인공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냐 하거나 계속해서 의심하는 사람이 갈수록 없어지고 유야무야 넘어가는, 약간 아귀가 안 맞는 부분도 있긴 합니다.
이렇게보면 과연 게임으로써 괜찮은가 하는 생각도 들게되는 게임입니다만, 이 게임을 먹여살리는 부분은 결국 게임의 테마 중 하나와 일맥상통하는 '음악'이었습니다.
게임 제작의 퀄리티를 음악에 쏟아넣었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요. 여신전생 시리즈 초기 음악 담당이었던 마스코 츠카사를 위시하여 당대 유명 보컬로이드 작곡가를 섭외해서, BGM과 각 악사의 테마곡을 제작하다보니 음악의 퀄리티는 확실히 보장되어 있습니다. 각 악사가 관리하는 구역의 맵에서는 해당 악사의 테마곡이 MR로 재생되며,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은 버추얼 아이돌이 부른 버전이 재생되는 구조로 되어있는데, 끊어짐이 없이 계속 재생되다보니 진짜 과연 음악을 통한 세뇌가 이런건가 하는 느낌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음악의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다보니, 그 재미로 게임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모든 악사의 테마곡 보컬 버전은 버추얼 아이돌 뮤의 성우가 직접 불렀는데, 각 악사마다 곡의 장르가 다르다보니 어떻게보면 보컬 입장에서는 성장의 경험도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런 기믹은 후속작에서도 계속 이어집니다.
여기에 힘입어, 확장판 발매 시에 각 악사들이 자기 테마곡을 직접 부른 앨범도 발매되었는데, 이 또한 원곡과 비교해서 떨어지지 않는 퀄리티라, 과연 음악으로 사활을 건 게임이라는 묘한 느낌을 줍니다.
요약해서 평가하면, 빼어난 일러스트와 음악, 준수한 전투 시스템을 갖추었지만, 반대로 다듬어지지 못한 전투와 더불어 그래픽, 편의성의 부족함으로 인해서 점수를 깎아먹게되는 상당히 안타까운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 또한 각 캐릭터의 스토리성은 괜찮지만, 전체적인 부분에서는 조금 빠른 페이스로 진행되거나 유야무야 넘어가는 느낌도 있는 등, 낮은 점수를 줄 수는 없지만 반대로 높은 점수를 줄 수도 없는 애매한 작품입니다.
스팀에도 올라와있긴 하지만, 패키지를 구매해서 플레이하는 쪽이 오히려 싸게 들어가기 때문에, 그 쪽으로 플레이를 해보고싶다면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모든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작성됩니다. 객관적인 리뷰는 아마 없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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