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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게임

[Switch] 진 여신전생 5

  • 장르 : RPG
  • 개발 : ATLUS
  • 유통 : SEGA
  • 발매일 : 2021년 11월 11일

4F 이후에 간만에 등장했던 진 여신전생 시리즈의 넘버링 작품으로, 티저가 나온 이래로 몇 년을 거쳐 나오면서, 많은 유저들을 열광시켰던 작품입니다. 3DS보다 업그레이드된 스위치로 발매되면서 넓은 화면과 조금 더 편해진 조작감으로 즐길 수 있게 되어있죠

 

페르소나 5의 튜토리얼 장면과 비슷한 구도로 찍힌 모습

우선 스위치에다 언리얼 엔진으로 교체되면서, 그래픽이 상당히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전투와 필드 모두 3D로 구현되면서 상당한 눈요기를 보여줍니다. 이펙트 자체도 화려해졌지만 적을 처치할 때의 스킬에 따라 적이 죽는 모션이 달라지거나 하는 등, 볼 거리가 많아져있어, 플레이 중의 세세한 즐거움이 되기도 합니다

 

3편에서도 등장했던 국회의사당 내부

스토리 부분에서는 전체적으로 3편의 평행세계 느낌으로 도쿄 수태 분위기를 끌고왔으며, 아예 스토리 초반에 3편의 후반 무대 중 하나인 국회의사당을 끌고옵니다. 이어지는 스토리가 아니지만, 특히 3편을 많이 참고했다는 느낌을 주기에는 괜찮았다고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3편을 플레이한 유저 입장에서는 많이 바뀐 모습이긴 하지만 반가운 요소이지요

 

사탄과는 다르게 1편 이래로 계속해서 얼굴을 비추는 루시퍼

그 외에는 여러 부분에서 전작에서의 여러 요소들을 꽤 많이 챙겨왔다는 부분을 보여줍니다. 특히 1편의 카오스 히어로를 닮은 아츠타 유즈루나, 2편에서 중요 아이템이었던 필러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약간씩 향수를 느끼게 해줍니다. 필드에 있는 악마의 대사에서도 그런 부분을 어느 정도 느끼게 해주고 있습니다. 5편이 나오기 정확하게 1년 전, 3편의 리마스터판이 발매되었던 부분도, 어쩌면 이런 부분을 노린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였지요

 

악마와 관련된 시스템은, 기존의 악마회화와 더불어 합체에 많은 편의성이 부여되어 있습니다. 기존에는 기술을 다 배워버리면 더 이상 기술 조정을 하지 못해 합체를 통해 새로 만들거나 다른 악마의 재료로 써야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허물이라는 시스템이 들어가면서, 악마의 스킬을 원하는 것만 골라서 가르치거나, 다른 악마가 배울 수 있는 스킬을 끌어와서 가르치는 등, 스킬 조합에 있어 편리한 부분이 늘었습니다. 이를 잘 이용하면 알짜배기 스킬만 갱신해가면서 초기에 친해졌지만 마음에 드는 악마를 계속해서 데려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테이터스 외에도 적성이라는 부분이 추가되어서, 적성이 낮은 타입의 스킬은 위력이나 소모 MP가 늘어나지만, 반대로 적성이 높은 타입이면 스킬의 위력이 올라가고 소모 MP도 낮아지는 장점도 있습니다. 스테이터스와 적성을 보강해주면서, 스킬을 잘 가르쳐놓은 자신만의 악마를 키우는 플레이도 가능한 셈이죠

 

모든 지역에 숨어있는 미망을 찾는 것 또한 하나의 재미 요소 중 하나입니다. 200마리나 되기 때문에 모두 찾는 것 자체도 고역이지만, 만들어진 맵을 여러모로 둘러본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찾다보면 이런 맵도 있었구나 하는 재미도 주긴 합니다. 가끔은 악의적인 곳에 숨겨져있는 녀석들도 있지만, 모두 찾았을 때의 보상 자체가 나쁘진 않아서, 한 번 정도는 모두 찾는 것도 좋긴 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작품의 다양한 요소와 새로운 편의성으로 무장한 이 게임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용두사미 라고 할 수 있습니다. 티저나 PV 등지에서 보여주던 속이 꽉 찬 모습은, 초반까지만의 모습이고, 중반으로 들어가면서 뭔가 아쉽게 빠진 듯한 모습, 후반으로 가면 허리가 잘린 부분을 땜질로 대충 이어놓은 모습을 볼 수 있어, 여러모로 안타까운 느낌을 주게 됩니다

 

스토리 상 중요한 역할로 나올 것만 같았던 인물들은 대부분 적당히 나오다 급발진하거나 아무것도 못하고 끝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나마 몇몇은 잘려나간 와중에도 나름대로의 스토리성을 조금이나마 구축하지만, 그런게 없이 갑자기 급발진해버리는 어이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도 등장합니다. 기존 작품에서는 부족한 와중에도 최대한 각 캐릭터의 스토리를 쌓아올리던 모습과 비교해보면 안타까운 부분이지요.

 

만마회의 현장. 이름 치고는 너무나도 썰렁한 모습의 회의장

특히 후반으로 넘어가는 만마회의 현장에서 그 진가가 드러나는데, 각 세력의 수장이 되는 악마들의 회의라면서 부하 하나 없이 수장만 나타나거나, 심지어 자신들의 의견조차 한두마디로 피력하고 끝내는 정도로 힘 빠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모두 후반부에서 각 신화의 주축이 되는 신들이라고 언급될 정도인데도 어떻게보면 아쉬운 부분입니다. 여기서 각 악마끼리 충돌이 일어나거나 인게임에서 벌어진 싸움보다 큰 싸움이 벌어지면서 후반 스토리로 끌고갔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만마회의 이후의 레벨 테이블이 갑자기 급증하는데, 중반부와 후반부를 가르는 이 만마회의 까지는 큰 레벨링 없이 어떻게든 끌고 올 수 있지만, 만마회의가 지나고 마지막 지역으로 진입하면 기본 악마의 레벨대가 갑자기 10 이상 상승해버립니다. 거기에 보스로 나오는 악마의 레벨대가 갑지가 70대로 증가해버리는데, 이 부분에서는 '중간에 잘려나간 부분이 있다' 라는 추측을 하게 합니다. 잘려나간 부분이 없었다면 레벨 증가율도 적당했을 것이고 지금과는 다르게 스토리가 진행되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보니 밸런스가 갑자기 급증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침 레벨링에 필요한 DLC까지 나와있다보니, DLC를 팔기 위한 수작이 아닌가 하는 소리도 있었지요.

 

엔딩을 향해가는 최종 던전 쪽에서도 여기저기 잘려나간 모습을 보이고있어, 아쉬운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 계속 발전해온 던전에 대한 기믹이나 퍼즐요소는 거의 없고, 그저 적들이 스크럼을 이루고 플레이어가 지나갖지 못하도록 막거나 뛰어다니는 정도가 대부분입니다. 그나마도 DLC가 없다면 여기서 레벨링을 해야하기 때문에 반갑지 않은데 반가운 상황도 발생합니다. 던전 여기저기에 요소가 잘려나가면서 버려진 오브젝트 같은 것들을 봐서는, 원래는 상당한 기믹이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게임 자체를 돌아보면, 분위기적으로는 상당히 괜찮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3편이 도쿄수태로 인해서 엉망이 되었지만 전체적으로 직선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면, 5편에서는 분위기를 이어가면서도 폐허가 된 도시가 어떤 느낌인지를 잘 묘사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옆 나라의 도시라서 막상 확 와닿지는 않을 수 있겠지만, 일상적인 것들이 붕괴되면 이렇지 않을까 하는 느낌은 잘 다듬어 넣었다고 생각합니다.

 

엔딩의 분기로 가는 선택지

성향 조절에 대해 익숙치 않은 초심자에 대한 배려도 어느정도 되어있어, 원하는 엔딩을 볼 수 있도록 마지막에는 3가지 루트 중 하나를 유저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나오는 선택지나 행동을 통해 기우는 성향치에 따라 마지막 엔딩이 결정되던 기존 작품과는 다르게, 마지막에 선택지를 주면서, 성향치를 조절해가며 원하는 엔딩 루트를 맞춰가던 재미는 사라졌지만, 대신 자기 루트와 맞는 엔딩을 찾아 들어갈 시 클리어 특전이 주어지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뉴트럴을 선호하는 사람이라, 이런 부분에서는 계속해서 뉴트럴에 맞추기 위해서 성향치가 기우는 것을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던 시절에 비해서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엔딩 그 자체인데, 어떤 엔딩 루트를 선택하더라도 주인공이 앞으로 걸어나가는 화면에 등장하는 악마만 약간 달라지고, 대사만 루트에 맞게 변경되는 정도입니다. 기존 작품에서는 그래도 각 루트의 대표되는 인물이 나와서 이야기하거나, 그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것과는 많이 비교되는 모습입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5편에서는 기존과 같은 로우/카오스/뉴트럴 이라는 이름 대신 유지/변혁/인간 이라는 명칭을 달아놓았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이 작품 내용 자체가 로우/카오스의 싸움의 느낌은 아니다보니, 새롭게 붙였을 수도 있겠네요

 

3편의 오마주 작품 아니랄까봐, 몇 루트에서는 루시퍼와 싸우게 되지만, 특정 루트에서는 삼라만상 그 자체가 된 루시퍼와 싸울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3편에서 카구츠치를 쓰러트린 이후 싸웠던 루시퍼와는 좀 다른 느낌이지만, 반갑다는 느낌과 동시에, 디자인 적으로는 좀 별로다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페르소나 5에 대한 카메오 대사. 메달리스트가 고문인 학교와의 시합을 준비중인 학교

이 작품을 다시 이야기하면 용두사미라고 할 수 있겠지만, 허리가 잘려나간 문제가 동반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이것저것 잘려나가면서 잘려나간 것 중에서 일부만 살아남은 부분에 덕지덕지 붙었고, 그 나머지는 잘려나가서, 작품의 완전한 모습을 알기 어렵게 되어있다 라는 점입니다. 완벽하게 풀어내지 못한 각 캐릭터의 이야기나, 떡밥으로만 남은 부분 등, 이 작품 하나로는 스토리가 완벽하게 끝나지 않기에, 이런 부분이 보강된 매니악스나, 아예 이 상태에서 뭔가 이어지더라도 최대한 마무리할 수 있는 파이널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4처럼 파이널로 끌고가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상태에서 매니악스처럼 잘린 부분을 다시 보강한다고 한다면 중반 이후의 부분은 거의 새로 만들어야 할테니까요

 

나름 아틀러스에서 야심차게 몇 년간 준비한 작품 치고는 아쉬운 느낌이 많이 드는 작품이지만, 3편 이후의 작품은 대체로 확장판이나 후속판을 통해 어느정도 마무리되거나 보강이 되어왔기에, 그런 작품을 통해서라도 내용이 보강되면서 완성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모든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작성됩니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