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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게임

[Switch] 환세취호전 플러스

  • 장르 : RPG
  • 개발 : Way Coder
  • 유통 : 대원미디어
  • 발매 : 2023년 11월 30일

 

컴파일에서 만들어진 환세취호전을 스위치로 리메이크해서 이식한 작품입니다.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에 허락은 받았지만 자료가 없다보니 인터넷에 풀려있는 게임 파일을 기반으로 역설계해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인터뷰로 나오기도 했었고, 퀄리티를 위해 발매를 두 차례나 연기하기도 했었습니다.

 

개발사가 바뀐 리메이크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원작 게임을 재현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사운드도 약간 다듬어지고 개선된 점을 제외하면 달라진 부분은 전혀 없고, 그래픽도 약간 변경된 부분도 있지만 원작과 비슷하게 제작되어 있습니다. 디자인이 일신되어 기존과 달라진 캐릭터도 있지만, 기존과 거의 동일한 캐릭터도 있는 등, 천차만별입니다. 다만 일부 캐릭터는 원작에 비해서 위화감이 있는 경우도 있고 새로 만들어진 디자인이 별로 좋지 못한 경우도 있는 등, 모든 캐릭터가 신규 디자인이 완성도가 높지는 않습니다. 발매 연기를 하면서 다듬어진 그래픽도 실제로 있는만큼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대사나 시스템도 원작이랑 동일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되어있기 때문에, 좋게 말하면 원작을 거의 그대로 구현을 해놓은 상태고, 나쁘게 말하면 원작을 사운드와 그래픽만 다듬어진 상태로 나온 리마스터 수준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 플레이나 전투 쪽으로 가면, 원작이 캐릭터 이동, 동작이나 전투가 상당히 빠르기도 하고 저사양 컴퓨터용인 묘사 스킵이 없어도 딱히 느리다는 감이 없는 게임이었는데, 본작은 캐릭터 이동부터 조금 더 느려져서 얼마 이동하지도 않았는데 적을 만난다는 감을 주는데다 전투에 들어갈 때에 잔로딩이 있어서 쾌적한 플레이를 한다는 느낌을 받기 힘듭니다. 그나마 전투 속도 2배 기능이 붙어있긴 한데, 이 기능을 켜면 모션이 너무 빨라지고, 그렇다고 끄면 확 느려져서, 원작 특유의 속도감에 비하면 아쉬운 쪽입니다. 원작이 호평받은 이유 중 하나가 쾌적한 속도감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원작의 재미를 못 살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밸런스는 아주 미세하게 조정은 있는지, 원작과는 같으면서도 아주 약간 다른 느낌입니다. 원작에 비해 잘 피하는 적도 있는가 하면 아닌 적도 있는 등,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특정 NPC 전투가 아니면 심하게 체감이 되거나 하지는 않는 정도입니다.

그 외에도 나름 편의성이라고 하단에 걸린 상태 이상 아이콘을 표시하는 기능이 생겼는데, 단순히 아이콘이 표기만 되고 어떤 상태이상인지 상세하게 게임 내에서 알려주지 않고 해제될 때 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도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원작과 사실 상 차이가 없는 수준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전투 중에 기술의 설명이나 레벨을 표시하던 기능이 사라져서, 나름 퇴화라고 한다면 퇴화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일반적인 플레이라면 몰라도 최고 단위를 노리거나 하는 유저들은 전투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각 기술의 레벨을 꿰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도 있습니다.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운 9장과 10장은 홍보한 것이 비하면 본편에 비해서 크게 내세울 것이 없는 파트입니다. 페툼을 플레이어블로 쓸 수 있는 9장 구간은 사실 상 없는 수준이나 마찬가지로, 분량이 길어도 채 20분 정도의 분량입니다. 원작에서도 짧은 장이 있었지만, 거기에 비교하더라도 과하게 짧다고 할 정도라,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우거나 새로운 사실을 알아볼 수 있는 분량은 아닌 셈이죠. 오히려 앞뒤가 안 맞는 대사도 일부 있고 새롭게 알려지는 사실도 없어서, 굳이 추가가 되었어야했나 하는 구간입니다. 그나마 좋게 볼 수 있는 구간이라면, 환세희담에서 나온 페툼의 기술 배치를 재현했다는 점 정도일 것 같습니다.

10장 역시 아타호가 호랑이동굴로 돌아가 백호의 시련을 다시 받는 파트인데, 도전의 탑이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싸워온 적을 강화시켜서 등장시키는데 딱히 기믹이 있는 것도 아니라 단순 반복 플레이의 성향이 강합니다. 아타호로만 플레이가 가능한지라 전투도 고정적이고 회복도 매 층 할 수 있어서 전략적인 요소는 딱히 느껴지지 않기도 합니다. 그나마 마지막에 백호와 싸워볼 수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크게 메리트가 없는 느낌입니다.

양쪽 모두 신규 컨텐츠라고 내세운 것에 비하면 딱히 뭔가 꼭 플레이를 해야한다 하는 특출한 건은 없는 수준입니다. 오히려 통상 엔딩에서 언급된 지하세계의 무투대회를 가져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상기한 점들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한다면, 이 작품의 평을 깎아먹는 진짜 부분은 버그인데, 대사창의 대사 줄간격이 미세하게 바뀌는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 버그부터 해서, 아이템을 획득하지 못하거나 엔딩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버그까지 각종 버그가 도사리고 있어, 일반적인 플레이로도 마음놓고 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원작보다 느린 전투 감각으로 진행을 해야하는데 정확한 버그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것도 있어서 버그가 걸리지 않도록 피하면서 하기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처음부터 유저 입장에서 플레이를 해보면 어느정도 눈에 들어왔을 버그가 많아서, 발매 연기까지 해가면서 제작을 했는데도 과연 플레이를 한 번은 제대로 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인터뷰에서 원작을 여러 번 플레이하면서 역설계를 했다는 말을 했었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제작된 물건은 제대로 된 플레이를 안해봤다는 말이 될 수 있어서 아이러니함도 느껴집니다.

그나마 어느정도 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이라면 어느 구간의 행동이 원인이라고 예측이라도 해보면서 할 수 있겠지만, 처음 해보는 유저들은 버그 회피도 안되고 그저 손 놓고 당할 수 밖에 없는 버그도 꽤 있어서, 여러모로 해결이 시급할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발매 연기를 2번이나 하면서 나온 물건임에도 실제로 플레이를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 한시라도 빨리 패치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하는 문제의 작품입니다. 원작 재현을 목표로 추가 컨텐츠를 넣은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기본 플레이에서 불편한 부분이 존재하는데다 추가 컨텐츠 역시 뭔가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추억을 볼모로 장사하는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역설계로 만드는 게임인 특성 상 원작 특유의 감각을 살리기는 어렵겠지만, 실제 플레이를 해보면서 보이는 문제점만 잡으면서 최대한 맞췄어도 꽤나 호평받았을 물건임을 생각하면 못내 아쉬울 따름입니다. 추억의 작품을 리메이크하면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온다는 예시가 하나 늘어나버린 꼴입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골든 타임은 놓쳤지만 패치가 예정되어있기 때문에, 패치를 통해 어느정도 사후 만회를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모든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작성합니다. 술이나 마셔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