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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게임

[Playstation 2] DIGITAL DEVIL SAGA 아바탈 튜너

  • 장르 : RPG
  • 제작 : ATLUS 
  • 유통 : ATLUS
  • 발매 : 2004년 7월 15일

 

여신전생 IP에서 외전작으로 파생되어 나온 작품으로, 메인 스트림의 작품과 비교해서, 같은 제작진이 만든 작품과 비슷한 특징을 따오면서도 독자적인 특징을 지닌, 여러모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은 이질적인 작품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라고 한다면, 기독교적 특징을 많이 띄던 본가 작품과는 다르게, 게임 전반적으로 불교적인 요소가 많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캐릭터의 이름은 물론이고, 시스템이나 장소 대부분에 불교 용어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다, 스토리 전반에 걸쳐서 전생(転生)에 관련된 암시도 자주 나옵니다.

다만 게임 내 세계는 일반적인 불교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른데, 감정이 없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싸워서 세력을 확장하고 상대를 죽이는 것이 전부인 곳이 배경입니다. 불교가 카오스 성향으로 인식되는 IP에서 불교적 특성이 녹아든 세계관이 서로 죽고 죽이는 세계관이라, 조금 아이러니한 면도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계관 자체도 무미건조하기도 하고, 바로 전에 나온 작품이 작품이다보니, 게임 전반적인 배경이나 필드가 많이 무미건조하거나 황량한 느낌을 주는 것 또한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타 작품과는 다르게 주요 등장인물이 악마로 변신해서 싸우다보니, 주요 인물은 고유의 악마로 변신하고, 그 외의 필드의 적이나 하급 보스는 기존 작품에 나오던 악마가 등장하는 것도 이질적인 특징이라면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덕분에 악마회화나 교섭 같은 시스템이 없지만, 부담없이 필드의 적과 싸울 수 있고, 외형만 봐도 상성을 어느정도 알 수 있던 것과는 다르게 보스마다 신선한 기믹이나 전투가 가능한 것은 이 작품만의 특징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투는 바로 전에 나왔던 작품 "진 여신전생 3"의 프레스 턴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와서, 이전 작품을 해본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다만 파티원이 영입한 악마가 아닌 같은 인간이고 3명이 풀 파티이기에, 차이가 꽤 많이 느껴지는 편입니다. 파티원이 한 자리 줄어든 대신 모든 파티원이 원하는대로 스킬 셋팅이 가능하고, 아이템의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일장일단이 있다는 느낌입니다. 턴을 최대한 벌더라도 진3보다 조금 더 턴 수가 빡빡하다는 느낌은 있지만, 아이템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는 편리성은 조금 더 크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파티원이 인간에서 악마로 변신해서 싸운다는 설정 상, 전투에서 변신을 풀거나, 변신을 하지 못한채로 전투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격/방어의 상성이 변하거나 하는 특징이 있지만 스킬을 사용하지 못하기도 하고, 변신 후에 비해서 많이 약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직접 턴을 소모해서 변신을 풀어야한다는 느낌은 없지 않나 싶습니다. 변신을 못하고 전투가 시작되거나, 혼란으로 인해 변신이 풀리기도 해서, 파티 정비에 턴을 소모하게 된다는 긴장감은 꽤 있는 편이라 생각됩니다.

필드에서의 전투는 같은 약점을 공유하지 않거나 서로 약점을 상쇄하는 악마끼리 파티를 이뤄서 나오는 경우가 많아 필드 전투도 피로도가 있는 편인데, 인카운트율도 높은 체감을 보이다보니, PS판 페르소나 1에 버금갈 정도로 진행의 흐름이 끊어지는 감도 있습니다.

 

게임의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스킬 트리 시스템도 특징인데, "만트라"라고 불리는 데이터를 장착해서 포인트를 다 채우면 그 만트라에 들어있는 스킬을 익힐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만트라를 통해 스킬을 배우면 기존 스킬이 지워지지는 않고, 배운 스킬 리스트에서 필요할 때 마다 원하는대로 스킬을 정리할 수 있어서, 모든 파티원 캐릭터를 입맛에 맞게 육성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여타 작품 중 파티 구성이나 스킬 세팅에 있어서 가장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인공을 제외하면 특성이나 상성이 있지만, 마찬가지로 스킬 획득을 통해 커버할 수 있고, 스탯도 아이템을 통해 채울 수 있어서, 회차를 누적할 수록 제약이 없다 할 수 있겠습니다. 1회차만 돌리고 끝내더라도 노가다만 조금 해주면 충분히 엔딩을 볼 수 있는 정도라 생각됩니다.

다만 만트라 구매가 캐릭터 단위라 육성하는 캐릭터마다 구매해가면서 설정을 해줘야하고, 원하는 스킬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없어서, 다른 작품을 통해 익힌 스킬명이나 설명을 보고 어느정도 때려맞히기로 스킬트리를 올라가야하는 불편한 점이 뼈저리지 않나 싶습니다. 만트라를 마스터하는데 필요한 포인트가 꽤 되기도 하고, 선행 조건이 있는 경우도 있어서 검색해보지 않으면 부딪쳐가며 알아가야 하고, 포인트를 빠르게 수급하는 스킬을 쓰지 않으면 꽤 많은 시간을 노가다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도 있습니다. 그나마 구제책으로 돈이 타 작품에 비해서 빠르게 벌리기도 하고, 픽시를 이용한 불리기 노가다가 있다는 점이, 어느정도는 노가다 분량을 조절하는 장치가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원안이 된 하나의 시나리오를 다듬어서 나온 작품이다보니 큰 스토리 줄기를 느슨하게 따라가는 다른 작품과 다르게 스토리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데, 2개의 작품을 상정하고 나와서인지 스토리가 깔끔하게 끝나지도 않고, 여러 떡밥만 내놓은 채로 게임이 마무리됩니다. 2편과 합치면 하나의 스토리가 완성되겠지만, 이 작품 하나만 가지고는 여기저기 복선만 잔뜩 뿌려지고 정작 뭐 하나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미완성 스토리의 작품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게 됩니다. 게임에서 확실하게 던져준 목표는 있고, 그걸 달성하러 가면서 엔딩으로 향하지만, 스토리를 알기에는 너무 턱없이 부족합니다. 전반적으로 노가다 시간을 포함하더라도 다른 작품에 비해 스토리 전개나 분량이 짧아서, 이런 문제의 체감이 더 크지 않나 생각됩니다.

비슷한 경우로 페르소나 2가 있었는데, 엉성한 부분도 있지만 작품 하나로 설정을 알 수는 있고 어느정도 하나의 스토리를 마무리하고 넘어간 페르소나 2에 비해서, 설정도 전개도 제대로 알기 어려운 게임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비슷한 전례가 있었는데 더 아쉽게 마무리가 된 점은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이 명작인가 졸작인가 평가한다면, 정말 평가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작품입니다. 전투나 시스템 측면에서는 이질적이지만 독특한 전투 시스템과 더불어 파티 구성의 자유도가 충분한 평작 이상의 작품이지만, 정작 스토리에서 설정이나 떡밥의 의중을 알기 어렵게 되어있고 복선만 잔뜩 깔리다보니 스토리 측면에서 점수를 다 깎아먹는 작품입니다.

전투를 즐기는 플레이어라면 회차를 돌려가며 노가다를 통해 파티원 하나하나를 구성하는 재미라도 느낄 수 있겠지만, 스토리나 설정을 중시하는 플레이어에게는 2편이 없이는 완성이 되지 않는 미완성작이 되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약간은 떡밥을 해소하면서 진행했으면 조금은 더 괜찮은 작품일 수 있었겠지만, 2편을 상정하면서 너무 많은 떡밥을 뿌리기만 하고 약간은 정리하지 못한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결론적으로는 2편과 같이 있어야 완성이 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모든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작성합니다. 2편은 언제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