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 : RPG
- 개발 : ATLUS
- 유통 : ATLUS
- 발매 : 2013년 5월 23일
3편으로부터 약 10년 정도 지나서 나온 메인 후속작으로, 이질적인 분위기를 보여준 3편과는 다르게 1~2편의 스타일로 다시 회귀된 것이 특징입니다. 다만 아예 스토리를 따라간 것은 아니고 최소한의 형식만 가져가면서 4편 나름의 스타일을 챙겼습니다.
배경부터 중세풍 배경과 현대풍 배경이 서로 뒤섞여 있어, 같은 시간대를 공유하며 스토리를 진행하지만 얼핏 보면 서로 다른 시열대가 부딪치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사무라이로써 임무를 받아서 활동한다는 컨셉에 따라, 모든 스토리 진행이 퀘스트로 따라가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후속작에서도 이런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덕분에 스토리 진행에 따라 보상이 확실하기도 하고, 앞으로 무엇을 진행해야 할지 방향 제시도 확실해서, 이전 작품처럼 한 번 대사를 놓치면 한참을 헤매야 하는 문제는 없어서 편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여기저기 부딪치면서 알아가면서 천천히 해보는 재미는 조금 줄어들었겠지만 스토리 진행에 따라 보상이 들어오기도 하고 구간이 확실히 나눠지기 때문에 진행에 따른 성취감도 약간은 생기지 않을까 싶네요
전투는 3편 부터의 프레스 턴 시스템을 가져왔는데, 다른 작품을 둘러봐도 찾기 힘들, 역대급으로 마법이 버프를 많이 받은 작품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약점을 찌르거나 크리티컬이 뜨면 턴을 벌 수 있는건 동일하지만, 마법의 위력이 낮아지는 구간이 생기지도 않아 후반까지 꾸준히 데미지를 뽑을 수 있어 확실히 이득을 보는 느낌입니다. 특히 이번 작품은 후반까지 가도 보스에게 약점 속성이 있는 경우도 있고, 주인공도 보유 악마가 지닌 마법을 배워올 수 있어서, 굳이 극초반이 아닌 이상 물리를 가져갈 필요가 없지 않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약점을 찌르면 가끔씩 걸리는 씨익 상태도 이런 흐름에 한 몫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입니다. 약점을 찌르면 높은 확률로 발동하는데, 이 게임은 후반까지도 약점을 지닌 적이나 보스가 등장하기 때문에... 다만 얻는 이득이 너무 사기급이라 할 정도로 효과가 좋아서, 밸런스 붕괴가 아닐까 싶을 정도이긴 했습니다. 결국 다음 작품에서 너프를 먹었는데 그럴 만 하다 싶을 수준이니...
여타 작품이 초반 지나면 마법은 보조이고 물리 일변도였던 점에 반해서 마법 일변도가 되긴 했지만, 나름 신선한 변화 아니었을까 싶긴 합니다.
메인 파티 외에는 같이 다니는 스토리 상의 동료가 서포터로 전투에 같이 참여하는데, AI가 형편없어서 서브로써는 제대로 써먹기 어려워서 오히려 마법 난사로 느슨해진 전투에 긴장감을 주는 장치가 아닐까 싶을 수준입니다. 아예 바보같은 행동을 하는건 아니라 평시에 좀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보스전에서 무모하게 적에게 마법을 써서 씨익 상태를 준다거나, 도움을 준다거나...
AI의 전투 방식을 지정할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참여하는 방식이다보니 실제로 큰 도움을 바라기는 어렵고 약간의 지원을 받는 정도로 생각하면 적당한 기능이긴 했습니다.
이전 작품과 비슷한 형식으로, 2D 월드맵과 3D 필드가 나뉘어져 있어, 마찬가지로 필드를 돌아다니다 특정 구역에 진입해서 탐사한다는 감각은 동일하게 되어있습니다.
3D 필드 쪽은 맵 구조 자체는 나쁘지 않고 괜찮은 경우가 많지만,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적이나 멀리서 보고 뛰어오는 적 때문에 게임 진행의 흐름이 많이 끊어지는 느낌이 자주 듭니다. 적이 갑자기 튀어나오거나 멀리서 나오는 것도 문제이지만, 전투를 회피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피로도를 크게 합니다. 굳이 따지면 적을 베어서 바로 없애는 기능이 있긴 하지만, 일일히 적을 베어야하고 못 맞추면 그대로 전투라는 점은 변화가 없어서... 맵 탐사 자체는 큰 문제 없이 3D의 기능을 잘 살린 편이지만 경우를 모르고 자주 출몰하는 적 때문에 자주 템포가 끊어져서 불편하다 쪽에 가깝습니다.
2D 역시 문제가 심각한데, 이쪽은 아예 길이 복잡하게 되어있거나 지저분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길 찾는 것 부터 심신을 피로하게 만드는 수준입니다. 지도 상으로 봐서는 얼추 이어져있는 느낌인데 막상 가보면 끊어져있거나 막혀있어서 한참을 돌아가야 하기도 하고, 터미널을 이용해서 다른 구역을 통해 가야하거나 하는 등의, 피로한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황폐화된 도쿄를 표현하고 싶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게임 디자인 적으로는 실패한 맵 구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쪽도 적이 미친듯이 쫓아오는 것은 동일하지만, 전투 회피를 할 방법이 아예 없어서 월드맵에서는 그저 피로도가 급상승하는 수준으로 전투가 많습니다.
그나마 좀 괜찮은 부분을 따지자면 잘못 만들어진 지형은 차치하고라도 퀘스트 때문이나 다른 이유 때문이라도 여기저기 탐사할 곳은 많이 준비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여기저기 다녀보는 재미는 있습니다. 스토리와 상관없이 가볼 수 있는 구간도 있기 때문에, 엔딩을 보고나서도 이것저것 탐사하는 재미는 남아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카운트를 넘어갈 수 있다면...
게임의 시스템 자체는 초심자에게 친화적인 게임은 충분히 되었다고 생각될 정도인데, 죽으면 일정 금액을 내고 바로 부활할 수 있기도 하고, 편의성의 기능을 어플리케이션으로 받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두어서, 포인트만 여유가 있으면 편의성을 많이 챙겨서 쾌적하게 게임을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걔중에는 타 작품에서는 기본 기능인 것도 있었던 것 같지만...
벨벳 룸도 메뉴가 따로 빠져있긴 하지만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파티 편성과 편의성 확장을 원할 때에 바로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는 편리함 그 자체이긴 합니다. 다만 여기에는 돈과 포인트가 필연적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 정작 돈은 게임 내에서 벌기 어렵게 되어있고 포인트는 레벨 업 때만 받을 수 있어 게임 내내 부족한 삶을 살게 되는 구조입니다. dlc를 받으면 해결이 되긴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dlc를 상정하고 짜여진 경제 구조이고 dlc가 없으면 기나긴 노가다를 통해 돈을 벌게 되는 나 자신을 보게 됩니다. 그나마 돈이야 노가다로 어떻게든 해본다 치더라도 포인트는 정말 dlc가 없으면 반도 못 채우게 되어있습니다
편의성 만큼은 좋아졌지만 dlc가 없으면 그 편의성을 제대로 누릴 수 없는 구조라서 경제 밸런스는 많이 아쉬운 편입니다. 그나마 돈이 있으면 어플리의 기능을 어느정도 커버할 수 있긴 하다는 점을 위안삼아야 할 것 같기도...
1~2편을 답습한 게임 답게 다시 선택지에 따라서 카오스/로우 루트로 기울어지는 구조인데, 기존과 다른 점이 있다면 평상시의 행동은 성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로지 선택지의 결과만 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1~2편에서는 평상 시의 행동에서도 성향치가 변경되다보니 신경을 써서 회복도 조심해서 해야했던 것을 생각하면, 선택지만 고르는 쪽으로 성향이 조절된다는 점은 확실히 스토리 분기 조절은 조금 더 쉬워진 느낌이긴 합니다.
다만 이는 카오스/로우 한 쪽으로 들어갈 때의 이야기이고 뉴트럴은 진입이나 진행 어느 쪽도 부조리한 면이 느껴지는 편입니다. 기존에는 분기 결정 시점까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만 지키면 되었는데 여기서는 중간 정도의 성향을 계속 유지하다가는 뉴트럴 진입이 불가능한 경우가 생겨서, 한 쪽을 살짝 편 드는 정도로 맞추다가 막판에 반대 성향의 선택지를 고르는 식으로 진행해야 뉴트럴로 진입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때문에 다른 작품과는 플레이 양상이 조금 다른 느낌이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타 루트는 루트 분기가 결정되면 거진 상대 진영과 전투하러 가는 스토리인데, 뉴트럴은 서브 퀘스트를 대부분 클리어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스토리를 시작할 수 있어서, 다른 루트에 비해서 피로도나 난이도가 높다는 느낌입니다. 결과적으로 로우나 카오스가 일반적인 플레이로 진입이 가능하고 그런 유도를 한다면, 뉴트럴은 게임에 익숙한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하는 루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1편도 초기에는 카오스/로우만 알려주고 뉴트럴이 있다는 것은 알려주지 않았는데, 나름 그에 대한 반증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기존 작품에 등장했던, 특히 오래 전 작품에서 등장한 악마의 일러스트를 다듬어서 넣었기에 예전부터 작품군을 즐기던 사람이라면 반가울 법한 얼굴도 꽤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기존 일러스트를 들고 나왔지만, 일부 악마는 후속작에서 바뀐 디자인을 들고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악마의 디자인도 다듬어지거나 개편되었는데 꽤 잘 만들어진 디자인도 있지만, 일부 악마는 기존의 디자인을 밀어내면서 바꿔야했나 싶은 디자인도 있습니다. 그냥 악마로써의 개성이 있는 디자인인 경우도 많지만, 차라리 새로운 악마의 디자인이었다면 큰 불만은 없었지만 기존 악마의 디자인을 밀어내면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아쉬운 디자인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적의 인카운트 문제나 경제 밸런스 자체는 좋지 못하지만 그 외의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수작이긴 합니다. 원점회귀해서 성향에 따라 루트가 갈리거나 예전 작품의 악마를 데리고 오는 등, 이전 작품의 색채를 잘 가져오면서도 전투 진입 방식이나 탐사 방식도 바뀌고, 편의성 측면에서도 좀 아쉽긴 하지만 잘 다듬어서 나름 새로운 작품으로 잘 만들어낸 편입니다.
중세와 현대의 배경을 오가면서 진행한다거나 편의성 덕분에 일일히 어디를 다니면서 할 필요가 없다거나, 퀘스트로 모든걸 해결하며, 너무 정적이지도 너무 세기말 색채도 드러나지 않는 측면에서는 어쩌면 시리즈 중에서 가장 이색적인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게임의 진행 대부분이 어느정도 금전적인 부분이나 어플리케이션 포인트가 필요하다보니, 기본적인 평가를 토대로 dlc만 있으면 무난한 작품이지만, dlc가 없으면 노가다와 부족한 편의성에 허덕이는, dlc의 여부에 따라서 평가가 갈리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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