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 : RPG
- 개발 : ATLUS
- 유통 : ATLUS
- 발매 : 2009년 4월 29일
PS로 발매되었던 여신이문록 페르소나 라는 작품을 PSP로 이식 겸 일부 개선을 진행한 작품입니다. 전반적으로 작품의 구성은 그대로 살리면서 문제가 있던 부분을 고치거나 개선한 작품입니다. 이식된 작품의 정확한 제목은 '페르소나'로, PS판에는 있던 '여신이문록'이라는 타이틀은 떨어졌습니다.
3편 이후의 작품에 익숙한 페르소나 유저들에게는 많이 익숙하지 않을 작품이겠지만, 페르소나 라는 시리즈의 시발점이 된 역사적인 작품의 PSP 이식이라는 의미가 있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 이후에 2편의 작품까지 모두 PSP로 이식되면서, PSP와 PS Vita만 있으면 1편부터 4편까지를 모두 플레이해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원본이 되는 게임 자체가 여신전생 시리즈의 외전이다보니, 전통에 맞추어 3D맵과 2D맵, 월드맵이 존재합니다. 2D맵에서는 캐릭터를 직접 조종하며 다른 캐릭터와 대화하거나, 맵에 있는 오브젝트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기존의 모습과는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금에 와서는 작을 뿐이지만, PSP 자체의 작은 화면에 이 모습이 담겨있어 고해상도 게임처럼 까지 정확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디테일이 살아있는 화면 구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화면의 디테일이나 재구성은 게임 전체에 퍼져있어, PS판과는 느낌이 많이 바뀌었지만 깔끔한 디자인의 구성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 분위기와 동떨어진 느낌인가 하면 또 그건 아닌, 게임과 잘 맞는 구성으로 이루어져있어 딱히 어울리지 않는다 라는 느낌은 주지 않습니다. 알록달록한 PS판에 비해서는 많이 단순해졌지만 대신 깔끔해졌다 라는 느낌을 주는 디자인입니다
3D맵은 평소의 여신전생 시리즈와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복수의 층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는 구조를 잘 살려서, 계단을 통해 층을 오르내릴 때 로딩없이 바로 이어지게 되어있어 흐름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종의 꼼수였던 PS판에서의 계단 중간에서 왔다갔다 하기 같은 문제는 PSP판에서는 막혀버렸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맵 구조 및 데이터 로딩 방식의 변경에 따른 차이점이지요. 대신 버튼을 누르고 움직이면 그 방향으로 빠르게 뛰어간다는 기능이 있어, 이동할 때 불편함은 많이 없습니다.
또 던전 디자인도 아주 미세하게 조금씩 개편되었습니다. 우선 부조리함의 극치였던, 던전 진입부에만 있던 편의 시설이나 저장소를 던전 중반부나 후반부에도 일부 추가시켜 편의성과 난이도를 조절했고, 과도했던 PS판의 인카운트율 미세 조정이나 던전에서 바로 탈출하거나 일정 기간동안 적이 나오지 않게 하는 아이템 등, 후속 게임에서 늘어난 편의성도 일부 추가하여 어느정도 불편했던 부분을 보강한 부분도 있습니다
PSP판의 특징으로는 월드맵이 좀 더 직관적이고 알기 쉽게 변했다는 점입니다. 모든 건물을 다 들어가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배경도 가상의 도시라서 모티브가 정확하게 어디다 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없지만, 도시가 이렇게 생겼구나 하는 느낌을 좀 더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PS판의 폴리곤 모습이었던 도시에 비해서는 확실히 발달한 모습입니다.
전투 부분에서 보면 요즘의 전투 시스템과는 다른 독특한 시스템인데, 5×5 그리드에 배치된 아군/적군 캐릭터를 기준으로, 범위 내의 적에게만 공격을 할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입니다. 장착한 무기나 총, 페르소나의 스킬에 따라 공격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지기에 아군의 배치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전략과 전투 시간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나름 어렵기도 하면서 재미있는 전투 시스템이지만, 캐릭터 특성에 맞는 배치가 필요한데다 범위가 맞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도 생기는 등, 여러모로 단점은 PS판에 비해서 개선되지 않은, 거의 그대로 가져온 모양새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오토 전투가 좀 더 개선되었고 PS판의 가장 큰 문제였던 연출 스킵이 불가능하다는 부분이 해결되어, 고속 전투가 가능해졌다는 점입니다.
작품이 작품이다보니, 벨벳 룸이나 악마 회화도 그대로 이식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3편 이후의 작품만 즐기시던 분들에게 있어서는 여러모로 적응하기 까다로운 어려운 시스템이지만, 구작에서의 시스템이 어떤지 체험해보기에는 더없이 좋은 작품이 될 수도 있어보입니다.
또 PS판에서는 확률적으로 발생하던 합체 사고가 PSP판에서는 난수가 고정적이라, 게임 재시작 이후 벨벳 룸까지 걸리는 걸음 수를 조절함으로써 확정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게 되는 등, 여러모로 PS판보다는 좀 더 파고들기에서는 좋아진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언젠가 원판 게임을 리뷰할 때에...
가장 획기적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영상 퀄리티가 획기적으로 상승한 부분입니다. 단순 폴리곤 덩어리의 움직임이나 인게임 내 2D맵에서의 캐릭터 동작으로 처리되던 부분 일부가 영상화되어,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모습으로 변모하였습니다. 영상의 길이가 전체적으로 길지않은 짧은 컷신 뿐이지만 게임이 환골탈태했다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게임에는 사운드 관련 단점이 뼈아프게 남아있습니다. 당시 음악 담당이었던 메구로 쇼지가 PS판에서 쓰던 음악을 싹 갈아치우고 새로 작곡한 음악을 집어넣으면서 약간의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바로 원본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기능 없이 신곡으로만 채워넣은 부분이죠.
사실 PSP판의 음악이 좋지 않은건 아닙니다. 곡만 떼어놓고 따진다면 괜찮은 곡이 많으나, 게임의 분위기와는 맞지않게 전반적으로 꽤 밝은 분위기의 곡이 많습니다. 거기에 새로 쓰인 음악 중에서는 원래 들어간 음악보다 좀 더 잘 맞는 경우도 있고, 양쪽 다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구작의 음악을 들을 수 없도록 하고 오로지 신곡만으로 채워넣어, 유저의 선택지를 막아버린 부분인거죠. 이 부분만 열려있었어도 흠잡을 부분은 없었던 게임일지도 모릅니다. PS판의 음악도 좋아하는 저로써는 좀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이 부분에서 교훈이 있었는지, 2편을 PSP로 이식할 때에는 기존 곡과 신곡 중 선택을 설정에서 원할 때 바꿀 수 있도록 해놓아 다행이라면 다행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게임은 PS 시절에 나온 게임을 한 번 리마스터링 이식한 작품이지만 최신형 게임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어렵고 정응하기 쉽지 않은 게임입니다. 특히 3편 이후의 시스템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임이라 내가 알던 그 게임 시리즈가 맞나 하는 느낌을 주는 게임인지라, 여러 부분에서 개선된 사항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과거 작품에 관심이 있어서 해보고 싶다 또는 향수를 느끼고 싶다 하는 분들에게만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작 특유의 느낌이나 90년대 게임의 특징에 대해 경험해보고 싶다면 좋은 추천이 될 수는 있겠지만, 높은 난이도의 게임이나 부조리한 게임에 익숙치 않으신 분들에게는 추천하기는 어려운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PSP판에서 개선되어 눈여겨 볼 부분 위주로 정리하다보니 이 게임 전체의 특징은 비교적 적지 않거나 빠졌는데, 언젠가 PS판을 리뷰할 때에 그런 내용도 적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작성됩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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