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 : RPG
- 개발 : 란카스
- 유통 : FURYU
- 발매 : 2021년 10월 14일
아틀러스에서 진 여신전생 5로 한참 홍보를 하던 시기에 갑작스럽게 홈페이지를 띄우며 등장했던 게임입니다. 정확하게는 처음부터 게임 정보를 알리며 등장한건 아니고, 개발에 참여한 메인 담당자들의 이름만 일부 공개했었는데, 디지털 데빌 스토리 여신전생 시기부터 개발에 참여했던 아틀러스의 제작자들 이름이 올라있어, 기대를 받았던 게임입니다. 실제로 게임 내에도 어느 정도 그런 테이스트가 세게 묻어나옵니다.
큰 틀에서의 스토리는 신 미카도 학원에 갑작스럽게 결계가 나타나면서 외부와 차단되어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학교 곳곳에 안개가 생기는데, 이 안개 속에서 학생들이 미쳐버리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어, 문제를 해결하고 탈출한다 라는 줄거리입니다.
세부적으로는 7대죄종과 관련된 계약자가 등장하는데, 이들이 어떤 이유로 계약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폐쇄된 환경에서 점차로 미쳐가거나 충돌을 일으키는 등장인물들의 모습도 계속해서 나오는데, 사람 한두명 죽어나가는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닐만큼 꽤 세게 나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과연 80년대의 어둠이 짙은 시절의 게임이나 소설 시나리오를 쓰던 사람들이다 하는 테이스트가 물씬 나기도 합니다. 물론 일정 부분을 기준으로는 이런 특색이 많이 사라지게 됩니다.
안개 속에 있는 일반 학생과 선생들은 미쳐간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맨 정신으로는 할 수 없는 말을 한다거나, 캐비넷을 보고 친구라고 하거나, 옥상에서 갑자기 뛰어내리는 등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NPC들이 즐비한 곳에서 배경 음악도 나오지 않고 음산한데다 안개 때문에 앞도 자세히 보이지 않는 곳을 다니다보면 공포게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맵에 따라 이런 미쳐버린 학생들의 행동 양상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단순히 미쳐버리는게 아닌, 내재된 공포심이나 사상을 드러내는 모습을 상당히 잘 표현해놓았습니다.
사운드 또한 이런 공포 분위기에 크게 일조합니다. 안개속에서 가만히 서있다가 소리를 질러서 놀라게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미쳐버려서 제 정신인 사람이 듣기에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소란을 피우는 소리를 내는 NPC도 있어, 깜짝 놀라게하기도 하고 스트레스적인 공포를 주기도 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거부감이 들거나 무섭다 라는 느낌이 들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안개 속에서는 평소 학교에서의 BGM이 전혀 나오지 않고 안개속에 있다라는 느낌을 주는 조용함만 있으니까요
전투는 택티컬 RPG의 특성을 갖추었는데, 전투마다 맵이나 기믹이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일일히 사람이 명령을 내려줘야 하기에, 자동 전투가 불가능한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또, 단순히 평타 싸움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다채로운 스킬이 있으며, 맵에도 각종 기믹이 붙어있어 스킬과 기믹을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서 전투의 양상을 다르게도 흘러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기믹은 필수 전투가 계속될 수록 조금씩 다양해지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재미있는 기믹도 있지만, 단순히 유저를 피곤하게 하는 기믹도 있습니다.
이 게임의 독특한 특징이라 하면 공감 이라는 능력인데, 범위 내에 있는 아군이나 적군과 연결되어, 연결된 대상과 버프 상태 등을 서로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파티의 버프를 빠른 속도로 끌어올리거나, 적이 얻어놓은 좋은 버프를 끌어오는 등, 전략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또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전투 멤버로는 주인공을 필수로 포함하여, 인간 동료인 버디, 혹은 권능으로 소환해서 싸우게 하는 권속을 파티로 소속시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버디는 스토리에 따라서 이탈하는 경우도 있지만은, 권속은 그런 경우가 없어, 사실 상 버디 보다는 권속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어차피 시스템 상으로도 권속을 쓰는 쪽이 좀 더 편하긴 합니다.
각 권속마다 사용하는 스킬이나 무기가 다르기도 하고 특징적인 부분이 있어, 어떤 권속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또 전투를 다르게 끌고갈 수 있어, 본인에게 맞는 권속을 찾는게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색욕의 권속이 가장 무난하게 좋지 않나 생각됩니다.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필수 전투는 횟수가 많지 않으나, 진행하다보면 CPU와 레벨 차이가 점차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런 부분은 노가다를 할 수 있는 전투로 직접 들어가서 싸우면서 커버해야하는 독특한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이런 전투는 스토리 진행 중에 획득하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데, 처음에는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지장이 없지만, 초반을 넘어가면 점차로 게임 자체를 하는 시간 보다는 이런 노가다용 전투에 들어가있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기현상도 발생합니다.
초반에는 이런 노가다를 하나하나 해줘야하지만, 권속이 늘어나고 스킬이 쌓이면 쉽게 풀어내는 방법을 수립하면, 빠른 속도로 노가다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후술할 스토리 부분의 문제와 겹치면서 어느정도 계속된 노가다가 강제로 수반되기 때문에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다소 귀찮은 부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적 레벨은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계속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노가다를 꾸준히 하지 않으면 어느샌가 전투에서 불합리할 정도로 밀리는 싸움을 하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게임은 또 스토리를 풀어나가기 위해 게임 내에서 강제적으로 파고들기 플레이를 하고 노가다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엔딩을 보기위해 한 게임 내에서 회차 플레이를 하도록 구성해놓았습니다. 중반까지 진행하며 만나게되는 캐릭터들과 한 번씩 중후반의 스토리를 진행한 후, 시간이 되돌려져서 다시 스토리를 진행해야하는 과정을 총 4번을 거치게 만들며, 이 4번의 과정을 거친 이후에야 제대로 된 엔딩을 보러 갈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계속되는 전화번호 획득과 이를 통한 노가다 전투의 플레이는 덤으로 딸려오게 되죠.
JRPG에서 회차 플레이를 권장하던 것의 연장선인지 혹은 그런 특성을 비틀어서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인지는 몰라도,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꽤 힘든 과정이 아닐 수는 없습니다.
특히 중반에서 후반까지 반복되는 시간이 되돌아가는 과정은, 처음에나 신선하지, 나중에 가면 반복되는 부분이 많아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구조라, 더 불편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스토리 자체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라 한다면, 당연히 '테이스트의 급변'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반까지는 사람이 죽어나가고, 다들 나름의 사정이 있지만 인간성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등, 무거운 색채의 게임으로 이어나갔지만, 중반부에 갑자기 방향성을 틀더니, 후반부에는 갑자기 밝은 인간적인 부분을 예찬하는 느낌으로 진행됩니다. 게임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어두워야 한다, 이런 것은 아니지만, DDS 시절부터의 매운 느낌의 시나리오를 써나가던 사람들을 내세운 게임인 만큼의 기대감에 비해서는 아쉬운 점은 사실입니다.
중반부 이후에 스토리나 게임 구조적으로 좀 더 자연스럽게 방향을 틀어나갔으면 그래도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아예 또 눈여겨볼 부분이 없는건 아닙니다. 어느정도 7대죄종과 관련된 심리학을 집어넣었는데, 게임 상에서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일부, 또 학교 어딘가에 있는 일부 NPC에게 말을 걸면 심리 테스트를 해줍니다. 이에 맞춰서 거기에 맞는 7대죄종의 에고 포인트를 올려주기도 하지만, 내가 고른 결과가 어떤 심리와 관련있는지도 알려줍니다.
이런 부분은 몇 가지 알아둔 다음 주변 사람들에게는 써먹기 좋은 네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전체적으로 둘러보면, 초기 여신전생 게임의 원작자나 개발에 참여한 사람들을 내세운 것 치고는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게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나리오 라이터나 작곡가만 잘한다고 게임이 완성되는건 아니지만, 이런 사람들을 대동해서 만들어낸 결과물이 완벽하게 잘 나오지 않았다 하는 느낌인거죠. 아예 못 만들었으면 잘못 만들었다 라고 못박을 수 있겠지만, 그건 또 아니라서 더 씁쓸한 뒷맛의 게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스토리적으로 후속작의 뒤에 뭔가 있을 것 같은 늬앙스를 풍기며 게임이 끝났기 때문에, 후속작이 나온다면 이런 문제를 잡아내면서 좀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기를 기원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게임 자체의 매출량이나 상황을 봐서는 요원하기만 한 이야기지만 말이죠.
모든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작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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