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임/Playstation

[Playstation 4] Mighty No. 9

여진선생 2026. 6. 3. 15:51

  • 장르: 플랫포머 액션
  • 개발: comcept, 인티 크리에이츠
  • 유통: 스파이크 춘 소프트
  • 발매: 2016년 6월 21일

 

록맨 개발의 주축이었던 이나후네 케이지가 캡콤을 퇴사한 이후 록맨과 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모금을 하면서 제작된 게임입니다. 모금 초창기만 해도 진짜 록맨을 볼 수 있다거나 명맥이 끊어진 록맨의 역사를 이어간다는 등 상당한 기대를 받았던 물건이었으나 지금은 씁쓸한 결과만을 남긴 문제의 게임일 뿐인 물건입니다.

 

록맨을 계승한다고 했던 게임 답게 로봇이 발명된 근미래를 그리고, 갑자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로봇들이 난동을 일으키게 되면서 주인공인 벡이 적의 능력을 흡수하는 능력을 이용해 사건을 정리해 나간다는 스토리입니다.

 

스토리 자체만 놓고 보면 록맨 계열의 스토리를 어느 정도 따와서 버무리려고 한 것 같은 흔적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최종 보스가 주인공을 만든 박사라던가, 바이러스에 감염된다거나, 인간과 로봇이 뒤섞여서 살고 있다던가...

문제는 스토리가 있긴 한데 정작 게임이 끝나면 그래서 무슨 내용이었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흐릿한 편입니다. 스테이지 클리어 이후 가끔씩 NPC 간의 대사를 통해 어느 정도 스토리를 풀어나가긴 하지만 몰입감도 없고 굳이 없어도 스토리 전개에 전혀 지장이 없는 장면이나 대화도 있다보니 몰입감도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나마 있는 스토리도 꼭 이렇게 전개해야 했나 싶을 정도로 아무렇게나 전개하기도 하고...

악역은 겉도는 수준으로 비춰지고 끝이고, 후반부 스테이지가 몇 없다보니 전개가 급박하게 흘러가서 더 그런 면이 없잖아 있어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캐릭터를 투입시켜놓고 분량 조절도 제대로 못한 셈입니다. 악역도 별로 악역 같지도 않고 꼭 이 캐릭터가 나와야 하나 싶은 경우도 있고...

 

게임 플레이의 기본 골자는 사격으로 적에게 일정 이상 대미지를 주면 적이 빛을 내며 경직되는데, 이 때 대시로 부딪치면 해당 적에게서 무기 게이지와 버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통상의 플랫포머 게임의 방식이던 적을 완전히 제압하거나 이동 능력으로 제치고 지나간다 와는 조금 다른 스타일입니다.

적에게서 능력을 흡수하면 버프가 걸려서 대미지나 방어력이 올라가거나, 이동 속도가 올라가는 등, 게임 자체도 좀 더 원활해집니다. 특히 경우에 따라서는 에너지 탱크 등의 기능성 아이템도 얻을 수 있다보니 잘 이용하면 스테이지 진행이 좀 더 편리해지는 편입니다. 적을 쓰러트리고 지나가는 것 보다 대시로 적에게서 버프를 얻어가며 진행하는 쪽이 더 좋은 편입니다. 즉, 최소한으로 쏘고 대시로 빠르게 지나가는 스피디한 스타일로 설계했다는 느낌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얻은 버프나 에너지 탱크를, 죽어버리면 그대로 잃어버린다는 점입니다. 버프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기도 하고 다른 적을 잡아서 다시 얻을 수도 있다 치지만 에너지 탱크는 좀 부조리하다 싶을 정도입니다. 특히 회복 아이템이 많지 않은 이 게임 특성 상 회복하지 말고 싸우라는거냐 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이 시스템 때문에 스테이지 진행은 비교적 편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보스전은 좀 다른 의미로 불합리하게 되어있는데, 보스의 체력을 일정 이상 깎으면 더 이상 체력이 줄어들지 않는 구간으로 진입하게 되고, 이 때 대시로 보스를 스쳐서 최대 체력을 깎아내는 식으로 진행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체력이 다시 회복되면서 전투가 길어지는 구조입니다.

말은 쉽지만 적의 패턴에 따라서는 대시로 부딪쳐야 하는 상황인데 도저히 대시로 스칠 수 조차 없는 패턴이 나오는 경우가 있어, 기껏 체력을 깎아놓고도 손 놓고 회복하는 모습을 봐야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일반적인 이런 게임에서 보스의 패턴이 어느 정도 랜덤성을 띄면서 위치나 상황이 자주 바뀌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은 심지어 패턴도 항상 고정형이라...

 

가뜩이나 체력을 점진적으로 깎아나가야 하는 시스템과 맞물리면서 보스전의 템포가 여간 좋지 않은 편입니다. 차라리 마지막에만 이렇게 진행하고 대신 보스의 방어력을 좀 더 높게 잡았다면 낫지 않았을까 싶지만... 심지어 이런 구조가 오프닝 스테이지부터 최종 보스까지 모두 통용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대시를 통해 적에게 대미지를 주고 버프를 흡수한다는 구조가 보스에게도 적용되면서, 역으로 보스전의 템포나 플레이 감각을 더 나쁘게 하는 편입니다. 오히려 경우에 따라서는 플레이 감각이 나쁘다 수준이 아니라 불쾌한 경우도 좀 생길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스테이지의 구성이라도 괜찮은가 하면, 스피디한 진행이 어렵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테이지 별로 기믹이나 특징은 잘 살린 편인데, 정작 달리면 바로 죽도록 가시나 함정을 파놓은 곳도 있고, 지나갈 수 있는 타이밍을 기다려야 하는 구간도 많은 등, 캐릭터 자체는 대시로 빠르게 치고 나가야 이득인데 반해, 스테이지가 달리는 플레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각 지역과 보스에 맞춰 기믹은 잘 살리려고 한 편입니다. 다만 기믹에만 너무 충실했던 나머지 게임이 기본적으로 추구했던 스타일에 어울리지 않는 스테이지가 많았고, 플레이어를 스트레스 받게 하는 구조도 너무 많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특히 스치면 사망인 구조물이나 함정이 과하게 포진해있고, 다른 작품이면 벽을 차고 점프해서 지나갈 수 있는 구조물도 그런 기능이 없다보니 손 놓고 죽는 것을 볼 수 밖에 없다는 점이 한 몫 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나마 공중에서 에어 대시를 무제한으로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스테이지 구조와는 상성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

 

일부 구간에서는 특수 무기를 사용하면 파훼를 하도록 되어있으나, 심지어 이 특수 무기의 활용법, 게임에서는 가르쳐주지를 않습니다. 특수 무기를 이용해서 지나가야 하는 구간이 있는데도 특수 무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알려주지 않는 부조리함 때문에 진행이 어려운 구간도 있습니다. 특수 스테이지나 진행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면 모르겠지만 메인 스토리의 스테이지에서 이러면...

 

그래도 조금은 신경을 썼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클리어한 보스에 따라 다른 스테이지의 진행에 도움을 주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보스전을 직접 도와주지는 않지만 해당 스테이지의 기믹을 일부 무력화 시켜주거나 도움을 주는 식으로 편의를 봐주도록 되어있어, 보스를 하나 하나 깰 때 마다 점차로 게임이 쉬워지기는 합니다. 즉, 어떻게든 쉬운 보스 하나를 잡으면 다른 스테이지가 쉬워지고, 그 보스가 또 다른 스테이지의 진행을 도와주니 점차로 스테이지 진행이 편리해지는, 에스컬레이터 같은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게임의 몇 안되는 양심적인 시스템...

 

스테이지 갯수도 인상적인데, 오프닝 스테이지와 8보스를 제외하면 후반의 3개 스테이지 밖에 없는 편입니다.

이 중 1개 스테이지는 아예 주인공 캐릭터로 플레이하지 않고 1개 스테이지는 중간 길이 정도의 스테이지, 1개는 최종 보스와 싸우는 스테이지라 상당히 짧은 느낌입니다.

꼭 록맨 시리즈처럼 후반 스테이지가 많아야한다 같은 것은 아니지만, 스테이지 길이가 길거나 분량이라도 충실하면 부족한 느낌이 없었을텐데 그것도 아니라 특히 그렇습니다.

스토리에서 범인은 사실 누구였다 해놓고 그 범인이 하는건 구경 뿐이고 사실 최종 보스는 예전에 박사가 만들던 로봇이다 수준이라 뭘 추가할 건덕지도 못 찾았을 것 같기도 하고...

 

후반부 스테이지 중에는 임시로 콜이라는 내비 캐릭터로 플레이해볼 수 있는데, 이쪽은 서포트형 캐릭터라는 점에서 성능이 좋지 않아 플레이 감각이 훨씬 좋지 않습니다. 대시가 안된다는 점은 그렇다 치더라도 연사가 안되거나 대시로 적에게 부딪쳐서 흡수할 수도 없다보니 훨씬 불편하게 되어있습니다. 비슷하게 내비 캐릭터를 플레이어블로 내세우거나 했던 게임이 어느 정도는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보정을 해주던데에 반해 이쪽은 아예 설정에만 너무 충실하다보니 오히려 플레이가 어렵습니다.

그나마 스테이지가 비교적 쉽고 적이 많지 않은데다 잠입형 플레이라 조금 색다른 플레이가 가능한 편...

 

단점이 워낙 많은 게임이지만, 장점과 단점을 모두 묻어버리는 점은 이 게임의 그래픽입니다. 이 게임을 인디 게임 개발사에서 만들었거나 개인이 만들었다면 이해라도 가는 수준이지만, 이 게임은 400만 달러가 들어간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400만 달러가 그대로 그래픽에 투자되는건 아니긴 하지만, 그런걸 감안해도 너무 어처구니 없는 수준의 그래픽입니다. 그러니까 눈이 피로해지는 이 그래픽을 줄기차게 보면서 플레이를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이벤트 화면에서도 캐릭터가 정적인데다 말하는데 입도 움직이지 않고 배경도 단조로운 등, 이게 정말 완성된 물건이 맞을까 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 그런 수준입니다.

 

나쁜 점이 워낙 많은 게임인 것 같지만, 사실 장점이 없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장점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단점이 너무 극명한데다 정말 의도적으로 이렇게 만든건가 싶을 정도로 단점과 단점이 모여있는 게임입니다.

인디 게임 개발사나 개인이 이 정도로 만들었다면 참작이 가능한 수준의 물건이었겠지만, 이 물건은 록맨의 아버지라 불리던 사람이 진짜 록맨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모금으로 400만 달러를 받아가서 만든 게임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록맨과는 차별성을 둔 시스템을 만들려 한 것 같은데 정작 불쾌함을 담아놓았고, 진짜 록맨을 만들고 싶다고 했으나 정작 록맨 시리즈가 점차로 다져간 합리적으로 어려운 스테이지 구조와는 동떨어진 불합리한 시스템과 불합리한 구조만 답습한 물건입니다. 그러니까 진짜 록맨을 만들고 싶다고 하였으나 정작 결과물은 록맨과는 한참 동 떨어진 해괴한 물건이라는 점이겠습니다.

 

이나후네 케이지라는 사람이 그간 숨겨오던 개발 과정에 있어서의 여러 문제점과 더불어 "어려운 게임이 곧 재미있는 게임이다" 라는 마인드를 못 버렸다는 점 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의의만이 남은 정말 문제의 작품입니다. 보통은 싫은 사람에게 골탕먹으라고 못된 게임을 선물해주는 사람도 있다지만, 이 게임은 그렇게라도 선물하는 것이 미안할 정도의 그런 물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