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르: RPG
- 개발: COMPILE HEART, GAIA
- 유통: IDEA FACTORY
- 발매: 2026년 6월 25일
초기 여신전생 시리즈의 주축이었던 오카다 코지가 여신전생 제작진 일부를 대동해서 만든 게임입니다. 보통은 후류에서 많이 하던 개발 방식인데, 컴파일 하트에서 진행한다던가, 그동안 전면에 나서지 않던 오카다 코지가 나서는 등 꽤 이색적인 움직임이 많습니다.

도쿄만에 있는 과학 연구 학교 어드반 레질리언스에 갑자기 GEM이라는 괴물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학교 주변이 이상한 벽이 생겨나게 되면서, 주인공 일행이 GEM을 처치하고 밖으로 나갈 방법을 찾는다는 스토리입니다.
스토리 구성 자체는 흔히 있을 법한 학원 RPG 정도의 느낌으로 평범하지만 생각보다 초반부터 후반까지 스토리 자체는 꽤 튼튼한 편입니다. 초반부터 소재나 인물을 보여주고 복선을 깔고 이야기를 빌드업한 다음 순차적으로 해소해나가는 방식인데, 초반에 봤던 인물이 묻히지 않고 초중후반까지 골고루 소모되기도 하고, 초반에 깔렸던 복선을 상황에 맞게 순차적으로 잘 풀어내는 등, 스토리는 지루하지 않게 괜찮은 수준입니다. 특히 후반까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나 의문을 최후반에 가면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은 소재를 잘 이용했구나 싶을 정도입니다.
다만 초반부터 스토리를 빌드업한 대로 풀어나가기 위해서인지 도입부가 꽤 길어서 지루하다는 점이 좀 단점입니다. 탐색이나 전투를 하지 못하고 오로지 스토리가 이끄는대로 이동하고 대화문만 읽게 되다보니 본격적인 플레이가 시작되는 2~3시간이 고비라면 고비입니다. 그만큼 스토리나 인물을 빌드업했다고 생각하면 뭐...
다만 스토리 측면에서는 마지막 보스의 이야기가 조금 아쉽다면 아쉬운 편입니다. 후반 들어서 뭔가 있을 것 처럼 해놓았지만 그걸 마지막에 힘이 빠졌는지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유야무야 끝내는 바람에...

주제가 주제인만큼 과학이나 불교와 관련된 전문 용어가 쏟아져 나오는 것도 특징입니다. 스토리 내내 과학 기술과 종교, 특히 생물학과 불교와 관련된 전문 용어가 난립하다보니 대화문을 통해서 방금 지나간 용어가 무슨 의미인지 설명을 해주기도 하는 수준입니다. 뭐 다행이라면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이런 전문적인 내용을 이해할 필요가 없어서 그냥 넘겨도 되고 필수적인 흐름 정도만 이해해도 괜찮다는 점이겠습니다.
플레이한 후에도 딱히 기억에 남는 전문 용어가 많이 없는 수준으로 날아다닌다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메인 스토리 외에도 사회 문제 또한 잘 지적한 편인데, 현대 사회에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온라인 상에서의 거짓 정보 확산, 인종/국적 차별 등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 문제를 게임 내에서 지속적으로 보여줍니다. 대부분의 상카라 시공이 이런 사회 문제가 원인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사실 상 사회 문제를 지적했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물론 이게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끝날 때 까지 계속 유지된다는 점 까지 정말 현실적이어서...
특히 배경 자체가 전 세계에서 모인 학교라는 점에서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인종이 뒤섞여있어 이런 사회 문제를 더 정확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회 문제에 정면으로 들이받았다는 점에서는, 이런 매체가 많지 않은 요즘 시대에 상당히 칭찬 받을만한 용기 있는 부분 아닐까 싶습니다.

통상적으로는 학원 건물을 돌아다니지만, 이상현상이 발생한 후에는 시설 내부나 시설과 시설 사이가 상카라 시공이라는 던전으로 변하게 되는데, 원통형 3D 던전이라 조금 이색적입니다. 불교의 10가지 죄악을 컨셉으로 한, 상카라 시공은 저마다 특징이 다 다르고 컨셉을 다르게 잡혀있지만, 공통적으로 원통형 던전인데다 주인공이 서있는 곳이 항상 바닥이 되기 때문에 구조물이나 적 회피에 있어서는 공간 전체를 사용한다는 재미가 있습니다.
일부 상카라 시공은 이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이용해서 구조물이나 대미지 영역을 피하기도 하고 아이템을 획득하기도 하는 등,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각 상카라 시공이 어떤 특색을 담고 있는지, 어떤 기믹이 있는지, 어떤 구조인지 보는 재미는 좋은 편입니다.

반대로 학원 시설은 잔뜩 넓지만 정작 대부분의 시설이 지정한 위치를 탐색하는 화면 한 곳만 띄워주거나 넓은데 탐색할 곳이 없는 등, 극과 극을 보입니다. 시설에 아무 것도 없거나, 넓지만 정말 차린게 없는 수준 둘 중 하나라서 학원도시 치고는 정말 볼게 없는 수준입니다. 공간을 활용해서 NPC를 몰아넣거나 이벤트를 배치했어도 됐을텐데 그런게 없이 정말 넓은 공간을 활용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강한 편입니다.
특히 긴급 사태로 학생들이 안전 지역에 몰려있다는 설정이니 상카라 시공이 되지 않은 시설 같은 곳에 대피소라고 하고 몰아넣었어도 되지 않았나 싶은 정도...
정작 이래놓고 중반부터 발생하는 반복 퀘스트를 주는 NPC는 학원도시 구석구석에 퍼트려놓아서 조금 이상할 정도입니다. 심지어 퀘스트를 주는 NPC가 있는 일부 지역은 메인 스토리나 서브 스토리 중 GEM이 나오는 구역이라서 더 이상한 편...

전투는 일반적인 RPG랑 비슷한 편으로, 전투용 공간 내에서 통상 공격과 회피를 반복하다가 기 게이지가 어느정도 차면 특수기를 사용해가며 적을 처치하는 방식입니다.
주인공만 3가지 공격 방식을 변경해가며 싸울 수 있다거나, 주인공 전투를 자동으로 변경하고 같이 전투에 참여하는 파티원으로 조작을 변경할 수도 있는 등 조금 특이한 부분도 있습니다.
단순히 부딪쳐서 싸우는 것 보다는 회피나 흘리기를 통해 상황을 이득보는 쪽이 좀 더 유리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회피나 흘리기를 하면 대미지를 입지 않고 상대의 공격을 무시할 수 있는데다, 정확한 타이밍에 회피하면 일정 시간동안 시간이 멈추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몰아붙일 수 있게 됩니다. 무자비하게 밀어붙이는 쪽 보다는 좀 더 상황을 보면서 전략적으로 움직이라는 의도 같은데, 전투 중 회복이 불가능한 시스템 상 좋든 싫든 의도한 대로 움직이기는 해야해서 자연스럽게 회피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기도 합니다.
회피를 통해 이득을 보고 몰아쳐서 상대를 기절시키고 극딜을 하는 구조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전투를 지속적으로 할 필요는 없는게, 각 던전 별로 경험치나 돈을 대량으로 주는 적이 자주 등장하는지라, 스토리 진행을 위해 던전을 진행하면서 이 적만 처치해도 스토리 진행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밸런스가 맞춰지는 정도의 경험치와 돈을 퍼주는 편입니다. 즉, 액션을 표방한 RPG이지만 액션 노가다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서 구세대 제작진이 프로듀스한 게임 치고는 레벨링에 대한 대응이 괜찮다고 불 수 있는 편이겠습니다. 최종 보스 정도만 제외하면 레벨이나 장비가 부족해서 못 깨는 정도는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오히려 이 게임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지속 대미지 구역을 만들어내는 적인데, 전투 중 회복할 방법이 없는데다, 파티의 인공지능이 낮은 편이라 대미지 지역에 들이받다보니 적을 때려잡기 전에 내가 쓰러지는 불합리함을 볼 수 있습니다. 최종보스보다 이런 적이 더 어렵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물론 자주 나오지는 않고 게임 전체를 통틀어서 한 손에 꼽을 정도의 등장이긴 합니다...

전투용 공간 내에서 전투를 하다보니 구석에 몰아넣고 싸울 수도 있는데, 캐릭터가 벽에 붙으면 자동으로 벽을 타고 반대편으로 넘어가거나 공습을 한다는 시스템이 있어서 꽤 불편합니다. 시스템 자체는 가끔 써먹을 만 하지만, 벽에 몰아넣고 싸우는 중에 멋대로 벽을 타고 반대편으로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있어, 전투의 흐름이 끊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패치로 좀 어떻게 해줬으면...

여기까지 보면 꽤 괜찮은 물건 같기는 하지만, 문제가 없는 편은 또 아닙니다. 사실 위와 같은 점 때문에 문제가 조금 옅게 보이는 수준...
우선 게임의 만듦새가 조금 엉성해서인지, 상황 전환이나 전개가 조금 갑작스러운 경우도 많고, 게임 중에도 화면 전환이 갑작스러워서 진행이 끊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초반에 동료가 대량으로 합류하다보니 조금 급하게 합류하는거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고, 각 구역의 보스도 너무 갑작스럽게 등장하는게 아닌가 싶은 느낌도 좀 있습니다.
거기에 후반으로 가면 상카라 시공의 기믹이 피하지도 못하는 대미지 구역만 난립하는 식으로 너무 단순해지고 적도 기존의 적이나 심지어 보스를 색칠놀이해서 쓰는 등, 마무리가 좀 대충했다 싶은 편입니다.
이 외에도 기껏 만들어진 전투와 관련된 시스템 일부가 굳이 없어도 게임을 풀어낼 수 있을 정도에, 캐릭터 개인의 에피소드도 너무 빠르게만 진행하기도 하는 등, 게임 자체의 주제나 큰 틀은 괜찮지만, 세부적인 다듬새가 별로 좋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잔뼈가 굵은 베테랑 개발자가 프로듀스하고 제작에 참여한 게임 치고는 좀 아쉬운 쪽입니다. 아무래도 예전에 만든 게임은 전반적으로 이런 문제가 없었는데, 아무리 현업에서 좀 멀어졌다 쳐도 이런 엉성한 마무리가 되어있는 점은 역량이 약해진건지, 그게 아니면 급하게 마무리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음악이나 시나리오는 여전히 괜찮은 편이었으나 역시 이걸 총괄하는 부분에서 이음새가 만족스럽지 않은게... 특히 아쉬운 편입니다.

아무래도 장기간 만들어 온 AAA급 게임에는 못 미치지만 그럼에도 잔뼈 굵은 베테랑 개발자들이 모여서 만든 물건 치고는 좀 아쉬운 부분은 있어도 못해먹을 물건은 아니긴 합니다. 특히 시나리오가 괜찮은 편이라 음악을 들으며 시나리오만 보는 것도 괜찮을 정도... 그렇다고 해도 해보라고 추천하기는 정말 어려운 수준...
누구에게 꼭 해보라고 추천해보기는 어렵지만 썩 나쁜 물건은 아닙니다. 다만 이 조합으로 오래 전 만들었던 게임을 생각하면 그 당시에 비해서 완성도가 떨어지는건 아무래도 역시 아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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