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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게임

[Playstation] 페르소나 2 罪

  • 장르 : RPG
  • 개발 : ATLUS
  • 유통 : ATLUS
  • 발매 : 1999년 6월 24일

전작에 해당하는 여신이문록 페르소나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여신전생 시리즈의 외전 작품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독자적인 페르소나 시리즈 노선을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한 작품입니다. 3년이나 지나서 나온 작품이기도 하고 전작의 문제점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많은 변화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후속으로 나온 작품이나 기존 작품과도 많은 차이를 보이는, 독창적인 부분이 많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CM에서부터 시작해서 당시에 혼란한 소문이 생기면 무서운 속도로 퍼지던 시대상을 반영해서, 소문이 주요 키워드가 됩니다. 말 그대로 소문을 조종하는 RPG의 틀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선 DRPG의 시스템을 버리고 쿼터뷰 시스템으로 전환했으며, 시점 전환도 8방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도록 되었습니다. 이동 또한 8방향으로 가능하기에 전작의 딱딱한 움직임에 비해 많이 편해졌습니다. 전작이 기본적으로 DRPG식 이동 시스템에 실내에서도 4방향으로만 움직일 수 있어 불편한 점이 있었던 데에 비하면 획기적인 발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거기에 캐릭터의 움직임도 좀 더 자연스러워지고 NPC도 다양해지고 필드에서 뛸 수도 있게 되어서 답답한 느낌은 많이 줄어들고 발전했다 라는 느낌을 줍니다.

거기에 전작에서 흐름을 끊는데 일조했던 적의 인카운트 율은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해소되어 어느정도 걷거나 뛰어도 적이 나오지 않기도 하고, 몇몇 페르소나가 지닌 적 등장을 막는 스킬이나 동일한 효과를 지닌 아이템까지 추가되어서, 필요하다면 노가다를 통해서 레벨링을 한 후에 에스트마 등을 통해 스토리만 진행하는 쾌적한 플레이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전작에서 난이도를 높이기도 하고 불편함을 주던 부분을 잡아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작의 배경은 좁은 지역에서 이루어지기도 하고 DRPG 특성 상 실내에 있는게 대부분이라 많이 답답한 느낌을 줬는데, 배경이 도시 전체로 바뀌면서 이런 답답하던 느낌을 많이 줄였습니다. 큰 구역 내에 있는 시설이나 건물로 들어가는 쪽으로 진행되며, 전작과는 다르게 마을에서는 악마가 등장하지 않게 되어 마을에서조차 전투를 언제 해야할지 모르는 긴장감 내지는 불편함은 해소되었습니다.

구역이 넓지만 이동에 시간이 소요되지도 않고 각 구역마다 일부 중복되는 시설이 있지만 이런 시설도 각각의 특징이 있는데다 시설도 꽤 많아서 돌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폴리곤으로 이루어진 전작에 비해서, 저해상도이지만 진짜 지도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게 된 것이 특징입니다.

 

전투 부분에서도 어느정도 개선이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각 캐릭터의 행동을 지정한 다음 수행을 하는건 똑같지만, 사이클을 자동으로 계속 돌게 할 수도 있고 한 바퀴 씩 돌릴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매번 수동으로 행동을 지정해야 했던 점에 비해서는 좀 더 편해졌으며, 속도에 따라 행동 순서가 조금씩 바뀌거나 하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전작에는 없었던 요소로 합체 마법이 추가되었는데, 특정 속성만 맞추면 발동되는 경우도 있지만 정확한 스킬을 사용하거나 순서를 맞춰야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용하면 보통보다 조금 더 높은 효과를 얻을 수도 있지만 꼭 사용하지는 않아도 스토리 진행하는데 문제는 없기도 하고, 일반적인 플레이를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열리는 경우가 많아서 꼭 붙잡고 늘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게임을 너무 무겁게 하지 않았다 라는 느낌도 줍니다.

다만 합체 마법으로 마지막 적을 처치하면 패러미터가 상승하거나 마법이 변이되는 등 여러 경우가 있어, 어느정도 파고들기를 하는 사람들도 붙잡을 수 있는 요소가 되어서, 일반적인 플레이어에게는 효과가 좋은 마법이자 어쩌다 얻어걸릴 수 있는 좋은 효과로 잡고 갈 수도 있고, 파고드는 사람에게는 사용하는 페르소나를 강화시키는 작업의 편리 요소로 가져갈 수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악마 회화 역시 전작과 동일한 기능이 남아있지만, 2명 이상의 캐릭터 조합으로 회화를 시도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각 캐릭터마다 4개의 회화 패턴이 있는데다 캐릭터 조합에 따라 다양한 회화가 나오다보니, 하나하나 찾아보는 묘미를 줍니다. 이러한 회화는 스토리 진행이나 마을에서 대화를 걸어서 해금하는 등, 조금씩 종류가 늘어나게 되어있어서, 볼륨도 적지 않아 각 캐릭터 간의 관계를 볼 수 있다는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흥미도를 최대로 올리면 전작과는 다르게 해당하는 아르카나의 카드를 일정 수 얻게 바뀌었고 즐거움을 최대로 올리면 악마와 계약하는 시스템이 추가되었습니다. 계약한 악마에게서는 프리 타로라는 카드를 얻을 수도 있고 소문을 얻거나 반대로 퍼트릴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소문을 조종한다는 테마에 맞게, 이러한 소문을 통해서 무기를 변화시키거나 아군이 이득보는 효과를 얻어낼 수도 있다는 점은 다른 작품에서는 물론 이 시리즈 내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된 이 작품군의 독특한 시스템이 되었습니다. 후속작에서도 충분히 나올 법 했지만 나오지 못하게 되어 아쉬운 부분입니다.

 

위에서도 이야기 한 소문을 조종하는 시스템이 생겼는데, 평범한 음식점을 무기점으로 바꾸거나 판매하는 물건의 상태도 어느정도 바꿀 수 있는 기능입니다. 시스템 한계 상 소문을 직접 만들어낼 수는 없고 NPC들에게서 소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소문을 만들어 퍼트려야 하지만, 게임 진행에 필요한 소문은 스토리를 진행하거나 NPC와 대화를 하다보면 얻을 수 있어서 꾸준히 NPC와 대화만 해줘도 어느정도는 편리성을 위한 소문을 얻는데에 문제는 없긴 합니다.

그 외에도 서브 퀘스트 느낌으로 소문을 통해서만 등장하는 악마나 얻을 수 있는 상품도 일부 있어, 이런 소문의 악마를 찾아가는 재미도 있습니다. 소문의 악마는 8~90년대에 학교를 다니던 사람들에게는 익숙할 학교괴담이나 도시전설에 나오는 귀신인 것이 대부분입니다.

다만 아쉽다면 소문을 조종한다고는 하지만 이런 서브 퀘스트 느낌의 소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소문은 가게의 상품 상태를 좋거나 나쁘게 바꾸는 쪽이고, 어쩌다 가끔씩 어떤 가게에서 다른 물건도 취급한다 라는 쪽이라,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느낌입니다. 이런 문제는 게임 후반부에 아주 약간 해소되었다가 후속작에서 완성형으로 나오게 됩니다.

 

벨벳 룸은 전작보다 아쉬워진 시스템이 되었는데, 합체 시스템이 없어지고 적에게서 얻어온 타로카드를 일정 수 소모해서 페르소나를 뽑거나 변이 능력으로 기존 페르소나를 바꾸는 형식이 되었습니다. 난이도를 낮추는 쪽으로 게임 방향이 잡히면서 악마 합체가 사라진 셈입니다. 아르카나 조합을 맞춰야 원하는 페르소나를 뽑을 수 있던 합체 시스템이 없어져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타로카드만 획득하면 어떻게든 원하는 페르소나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역대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페르소나 획득 난이도가 낮아진 셈입니다.

페르소나 소환에 아이템을 넣는 시스템이 사라지고 인센스 카드와 스킬 카드를 따로 넣게 바뀌면서 특수 페르소나에 스킬을 달아줄 수 없거나 아이템 효과를 집어넣을 수 없던 단점이 해소된 점은 괜찮은 개선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전용 아이템을 통해 소환하는 페르소나가 스킬 문제로 일반 페르소나보다 취급이 안 좋은 경우가 많았던 점을 생각하면 필요했던 작업이었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변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페르소나를 통해, 어느정도 파고드는 유저도 붙잡는 시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변이로만 얻을 수 있는 페르소나는 스킬이나 인센스 카드를 쓸 수 없지만 능력이 중간 이상은 가기 때문에 작정하고 변이시켜서 얻는 플레이도 가능하겠습니다. 결과적으로 합체를 통해 원하는 페르소나를 얻는 시스템은 일시적으로 없어졌지만 소환의 난이도가 낮아진 만큼, 페르소나 귀환을 통해 아이템을 획득해가는 플레이에는 최적화된 시스템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전작에서는 상점 외에는 딱히 편의시설을 쓸 것이 없었지만, 이번 작에서는 편의 시설이 많아지고 그 종류도 많아졌습니다. 기능이 동일한 시설이 구역마다 하나씩 있기는 하지만 NPC도 차이가 있고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거의 대부분을 게임에 익숙해지면 끝날 때 까지 계속적으로 신세를 지게 됩니다. 상점의 이용 가격도 값이 싸고 효과도 일단 얻어두면 진행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아서 적극적으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어지간히 상점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상점과 친해지는데 좋은 시스템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사운드 부분에서도 재미있는 특징이 생겼는데, 독특한 음악이 많았던 전작에 비해서 스타일은 약간 안정화되었지만, 동일한 종류의 시설에 맞는 음악을 하나 만든 다음, 각 시설에 맞게 조금씩 어레인지해서 사용하여, 음악만 들어도 어떤 시설인지 알 수 있게 되어있는게 특징입니다.

던전이나 특이시설은 전작처럼 모두 다른 음악을 쓰지만, 마을의 시설 음악에서는 이런 특이한 사양이 있어, 어떤 시설에 어떤 어레인지가 되어있는지 차이를 들어볼 수 있는 재미도 있습니다.

엔딩 또한 J-Pop 가수와 협업하여 만든 곡을 사용하고, 이 곡을 다시 어레인지해서 월드맵으로 사용한 것도 특징입니다. 여러모로 후속작에도 나오는, 상황에 맞게 곡이 어레인지되던 시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게임이 나온 시기가 세기말이었던 점이 녹아있어, 세기말 감성이 여기저기서 묻어나오는게 특징입니다. 사람이 죽어나가거나 사이비 종교, 세계 멸망과 관련된 소문을 비롯해서, 그랜드 크로스나 라스트 바탈리온 등 말 그대로 세기말의 주요 소문도 게임 요소로 나옵니다. 변신한 모습이긴 하지만 히틀러를 비롯해서 나치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나치가 그냥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사이비 종교 단체와 충돌하면서 학살극을 벌이거나 하는 모습도 있어서, 정말 세기말 감성의 요소를 있는대로 다 집어넣었다 라는 느낌을 제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스토리에 세기말 요소가 잔뜩 들어가면서 어떻게 보면 난잡해졌다 라는 느낌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이비 종교에 이어서 그랜드 크로스를 거친 다음 라스트 바탈리온과 격돌하고 마야 문명을 거쳐 도시 전체를 공중에 띄우는 아메노토리후네까지 등장하는 모습에서, 이게 갑자기 왜 나오는건가 할 정도로 스토리를 종잡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뒤집어서 생각하면 세기말 환경에서 다양한 문명의 종말론이 튀어나와서 지구 종말이 다가온다는 소문이 횡행하던 시절이라, 뭐가 맞는지 알기 어렵고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던 점을 생각해보면 현실적인 묘사가 아니었나 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것을 잘 묘사해냈어야 하는게 게임 시나리오의 역할이지만 그 부분이 조금 부족했는지 스토리의 흐름을 종잡기 어려웠다는 점은 아쉬울 따름입니다.

 

편의 기능을 많이 추가하고 불편한 점을 개선하면서 발전한 게임이지만, 이 게임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은 이 작품은 죄편 하나로는 스토리의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긴 스토리를 잘라서 중간까지 플레이할 수 있게 되어있어, 이 작품만 플레이해서는 게임을 마무리지을 수 없고, 엔딩 또한 차기작에 대한 암시를 하면서 끝나게 되어있어, 결국 게임을 마무리하려면 이어지는 작품을 플레이할 수 밖에 없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낮아진 난이도가 너무 크다보니, 파고 들더라도 전작과 같이 파고 들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운 점이 남습니다. 전작이 너무 어려웠기에 거기에 맞춰서 난이도를 적당히 조절하려 했다는 점은 이해가 되지만, 헤비 유저가 파고 들 요소가 적다는 점이 뼈 아픈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나쁘게만 볼 점은 아니고, 난이도 조절이 실패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전작에서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 여겨진 부분을 잡아내면서 게임의 방향성 변화를 꾀하기도 했고, 실제로도 후속작에서 일부 요소가 부활하면서 여기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못 만든 작품은 아니고 아쉬움이 어느정도 남는 실험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간 게임이지만, 전통 여신전생 스타일의 게임은 아니어서 아쉬운 소리를 들었고, 그렇다고 이후에 나온 3편 이후의 페르소나와도 달라서 3편 이후에 입문한 사람들에게도 페르소나 같지 않다는 취급을 받은 비운의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문제는 대체로 차기작인 벌편에서 해소가 되긴 하지만, 벌편만 따로 플레이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등장인물 관계 상 1편을 안 하면 2편도 플레이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서, 결국 따로는 플레이하기 어려운 작품이 된게 아쉬울 따름인 작품입니다.

 

모든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작성합니다. 인사를 할 때는 꽃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