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콘솔 게임

[Swtich] 진 여신전생5 Vengeance

  • 장르 : 롤플레잉 게임
  • 개발 : ATLUS
  • 유통 : SEGA
  • 발매 : 2024년 6월 14일

 

원본되는 작품인 진 여신전생 5가 나온지 2년 반만에 나온 확장판입니다. 원판인 5가 이미 퀄리티가 엉망이었기 때문에 나오는건 시간 문제이고 어떤 형태로 나오는지가 관건이었는데 3과 비슷하게 원판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보강하는 형식의 작품이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3편의 자체 오마주가 강하다는 사실 하나는 확실한 듯 합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 소녀를 구하는가 여부에 따라서 5 본편의 루트와 신규 루트 중 어디로 진입할지를 결정하는데, 바로 직후에 루트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선택 확정인지를 물어보기 때문에 실수로 진입하거나 할 일이 없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마주된 3편 확장판에서는 선택지 없이 강제로 신규 루트 돌입이 되는데다 전투 시스템에 안 익숙하면 난이도가 상승하는 편이었는데 그런 문제가 많이 방지된 편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점을 제하더라도 루트의 선택에 따라서 초반 정도만 기본적인 골자를 비슷하게 하고, 중반부터는 꽤 달라지는 구조이기에, 원하는 루트를 직접 선택하여 진입하도록 선택지 형식으로 추가된 점은 상당히 좋은 방식을 택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루트 공통적으로 전투 밸런스는 어느정도 다듬어진 느낌인데, 레벨이 확 뛰어서 장시간의 노가다나 dlc 없이는 진행이 힘들었던 원작에 반해 레벨링 속도가 충분히 빨라진 느낌입니다. 기존보다 노가다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않아도 스토리 진행에 필요한 레벨이나 스테이터스가 맞춰지기 때문에 레벨링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플레이 체감 자체는 조금 더 쾌적하긴 합니다.

추가된 루트 쪽의 전투는 난이도가 꽤 상승한 편이라 기존 유저들이나 새로 게임을 접하고 신규 루트로 진입하는 유저들에게 꽤 손맛이 있다고 평할 수 있을 수준입니다. 엄청나게 어렵다 이런건 아니지만 어느정도 전투 시스템이나 상성을 이해해야 원활하게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이라, 무작정 진행하다가는 난이도가 올라가거나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전투가 되기 십상입니다. 기존 루트와 동선이 겹치는 곳은 일부 보스의 구성이 바뀌거나 강화되었고 새로운 보스가 추가되는 등, 기존 루트와는 색다른 재미를 볼 수 있는 점은 확실합니다. 이런 점은 특히 추가된 보스 전투에서는 아예 새로운 기믹이나 전투 방식도 있어서 약간은 묘수 풀이의 느낌도 맛볼 수 있습니다. 신규 유저들에게는 기존 보스와 더불어 다양한 전투를 맛볼 수 있고 기존 유저들에게는 지루하지 않은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양쪽 모두가 만족할 만한 보스 전투라는 느낌입니다

 

사실 전투 추가 요소의 꽃은 게스트인데, 기존에는 스토리에만 잠깐씩 관여하던 NPC가 전투 파티원으로 합류해서 싸우는 구간이 있어, 이들을 어느정도 육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토리가 어느정도 진행되면 파티에서 이탈하고 동료마처럼 자유자재로 키울 수는 없지만 스토리를 함께하는 인간 캐릭터를 동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자체는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건 배제하더라도 악마 소환 프로그램까지 언급되기 때문에 사실 상 기존 작품의 주인공을 오마주해서 같이 싸울 수 있게 해준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합류 시를 기점으로 어느정도 스토리 진행에 쓰기 좋게 레벨링이나 스킬 세팅이 되어있어서 잘만 쓰면 스토리 진행에 크게 도움이 되는 편입니다. 중간에 이탈한다는 점만 빼면 사실 스토리 진행에 큰 도움이 되는 친구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전투 외적으로도 동료마와 대화할 수 있는 뒤뜰이나 전투에 도움이 되는 전용 아이템과 내비게이터 등, 다양한 요소가 추가되어 굳이 전투가 아니라도 즐길거리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뒤뜰은 각 악마와의 특징적인 대화를 할 수도 있는데다 일부의 경우에는 능력치도 올라가기 때문에 꾸준히 대화를 하면 향 노가다를 줄일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대화 자체도 전작을 해본 유저들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오마주나 네타성 대사가 많아서 특히 전작을 해왔던 유저들이라면 재미를 느낄 수 밖에 없는 대사로 가득 차있으니 꼭 읽어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그 외에도 신규로 재미를 볼 수 있는 퀘스트나 내비게이터 영입도 단순 추가가 아니라 짤막하게 색다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추가되어서, 퀘스트를 다 채워가면서 하고싶거나 새롭게 해보고 싶다면 즐겨볼 만 한 요소입니다. 개인적인 체감이지만 어떤 내비를 쓰냐에 따라서 찾아낼 수 있는 아이템 종류가 달라지거나 적이 더 나오거나 하는 등, 특징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취향에 맞게 골라 쓸 수도 있는 듯 합니다.

 

지도나 지형과 관련해서는 지형 자체는 변경이 없지만 개선이나 수정이 많이 가해진 편입니다.

길을 막던 마가츠카가 더 이상 지도를 가리지 않아서 초반부터 지도를 좀 더 원활하게 볼 수 있게 되었고, 지도가 좀 더 보기 깔끔하게 바뀌어, 흐리멍텅한 수준의 지도를 보면서 지레짐작으로 길을 찾지 않아도 되게 되었는데, 원작이 초반부터 마가츠카가 새빨갛게 길을 가리고 있는데다 그나마 있던 지도도 높낮이 구분이 애매모호했던 것을 없애고 수정해서 전보다는 보기 편해져,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이 많기 때문에 좀 더 쾌적하게 플레이가 가능한 느낌이었습니다.

 

기존에 있던 지형 중 비어있던 영역을 다듬거나 사용되지 않던 곳을 이용해서 추가적인 허물이나 퀘스트로 이어지게 해두기도 했고, 워프 포인트처럼 두 장소를 이어주는 장치도 추가되어서 공간을 좀 더 극도로 사용한다는 느낌도 드는 편입니다. 기존에는 갈 수 없던 곳을 새로운 장소로 쓰기도 했고 이동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곳에서 지름길처럼 쓸 수 있게 해두어서, 여러모로 기존보다 이동이나 탐색은 시간이 많이 줄어든 편입니다. 포인트를 찾아야 쓸 수 있지만 내비만 데리고 있으면 찾는게 어렵지는 않기 때문에...

 

다만 맵 자체를 아예 새로 만든건 아니고 기존 맵 구성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다듬은 편이기 때문에 맵 자체가 너저분한 부분은 크게 바뀌지 않아있습니다. 길을 아는 사람이면 전에 하던대로 무리 없이 돌아다닐 수 있겠다지만 그게 아닌 유저 입장에서는 지형이 깔끔하지 않아 수시로 지도를 봐야하는 불편함도 있습니다. 그나마 새로 추가된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기능을 통해 주변 지형을 파악해가며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에게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스토리 자체가 중후반을 넘어가면 급발진을 하듯이 조금 어물쩡하게 넘어가는 부분이 생기기 시작하는 점은 좀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직전까지 새로 생긴 다아트를 뛰어다니다 돌아왔더니, 진입하는 마지막 다아트는 결국 본편과 확장판이 동일한 구간을 사용하고, 그 마저도 보스의 구성만 약간 바뀌어있어서 결국 변한 것이 없는 상태로 똑같은 구역을 뛰어다니기에 그런 체감이 더 크지 않나 생각됩니다. 각 캐릭터의 심리 묘사나 대화를 통해 잘 풀어낼 수 있음에도 대충 넘어가는 모양새라서 특히 더 느껴지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이런 부분 자체가 최근의 아틀러스 작품의 성향이라 해도 될 정도로, 후반부에 급발진으로 중요한 부분을 제외하면 대충 얼버무리고 마무리하는 스타일을 잘 보여줍니다.

 

복수의 여신 편은 신 기능과 스펙을 잔뜩 끌어안았지만, 본편의 루트에 해당하는 창세의 여신 편은 변한 것이 거의 없이 기존 그대로 내던져진 상태인 점도 아쉬운 점으로 크게 한 몫 합니다. 신규 악마나 편의 기능 등, 신규 기능이 어느정도 추가된 상태이긴 합니다만 스토리 자체는 변한 점이 없기 때문에, 결국 신규 기능이 추가된 상태로 만들다가 만 듯한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따라가야 하는 게임인 것은 똑같습니다. 정말 어떻게 살리나 싶을 정도로 막막한 스토리 상태라 조금이라도 수정이 가해질 줄 알았지만 그런건 없었습니다.

신규 유저들에게 5 본편의 스토리 라인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게 목적인 것 같기도 하지만...

 

결과를 요약하면, 신 기능과 신 요소가 많이 추가되어 전체적으로 본편에 비해서 충분히 편의성이나 재미 요소가 증가되었고, 전투도 좀 더 재미를 끌어올리는 부분이 늘어난 상태입니다. 기존 스토리는 수정이 하나도 되어있지 않고, 신규 스토리는 약간 급발진하거나 애매모호하게 넘어가는 부분이 있어서 아쉬운 점으로 남긴 하지만, 그런걸 감안해도 충분히 본편보다는 즐길만한 게임은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특히 초심자 입장에서는 본편보다 적응하기 쉽게 되어있어서, 입문을 생각한다면 고려해볼 만한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것 과는 별개로, 게임사 자체의 "스토리를 잔뜩 펼쳐놓고 마무리를 깔끔하게 하지 못해서 급발진하는 성향"에 대해서는 한 번 즈음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발매되는 신작이 전반적으로 스토리 초반에는 뭔가 많이 보여주고 스케일을 크게 벌리는데, 후반으로 가면 제대로 수습을 못하거나 깔아놓은 설정을 다 써먹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어느정도 게임사 자체적으로 이런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도 동일한 문제가 계속 생길 것이고 작품군 전체적인 문제로 발목을 잡을 것이 분명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