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 : FPS
- 개발 : Teyon
- 유통 : Nacon
- 발매 : 2023년 11월 2일
로보캅 시리즈가 정리되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 나온 게임입니다. 영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거나 영화를 알아야만 이해하거나 하는 내용은 없지만, 공식적으로 시간 상 영화 2편과 3편 사이의 내용이기에 간접적으로 연결되는 내용이 약간은 있기도 하고 알면 조금 더 재미있게 플레이가 가능한 작품입니다. 좀 더 몰입이나 이해관계에 대한 이해가 쉬워진다 정도의 메리트가 있는 편입니다
스토리 자체는 2편과 3편의 중간에 있는데 3편의 스토리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2편의 스토리를 이어가다보니, 획기적인 뭔가가 나오는 편은 아닙니다. 다만 양쪽의 스토리를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기존 캐릭터나 신규 캐릭터의 활용이 잘 된 편이고, 전개도 억지스러운 부분은 딱히 없습니다. 로봇이지만 인간적인 부분이 남아있다는 설정에 맞춰,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고뇌하고 고통받는 로보캅이라는 캐릭터를 잘 묘사한 편입니다.
특히 게임 오리지널 캐릭터와는 단순히 미션을 같이 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화 선택지에 따라 증가/감소하는 우호도도 있어, 선택에 따라서 일부 엔딩이 바뀌거나 하는 몰입의 요소도 존재하는 편입니다.
단점이라 한다면 역시 대화의 내용을 다시 확인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집중하지 않으면 스토리의 흐름을 놓쳐서 이해를 하기 어렵거나 대사를 놓쳐서 뭐라고 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 진행 내용이야 목적지를 알려주거나 한다지만, 선택지가 나오는 부근이라면...
게임 자체는 1인칭 시점에서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법률 집행을 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1인칭 시점이기에 직접 로보캅이 되어 활보하거나 전투하는 느낌을 크게 받을 수도 있고 몰입감도 괜찮은 편입니다. 기본적인 필수 미션을 제외하고는 도심을 돌아다니다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굳이 진행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아, 모범 경찰이 될 수도 있고 대충하는 경찰이 될 수도 있는, 어느정도는 자율성이 보장되기도 합니다.
서브 미션까지 진행하면 스토리에 좀 더 몰입할 수도 있고 경험치를 얻을 수 있지만 미션 하나하나가 짧지만은 않다는 점에서, 일장일단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초회차에는 어느정도 그냥 돌리고 2회차 이후에 해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을 듯 합니다. 일부 미션은 엔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존에 보지않은 엔딩을 보기 위해 미션 진행 여부를 조절해가며 회차를 도는 것도 방법일 수는 있을 듯 합니다.
장점적인 부분이라면, 메인 퀘스트나 서브 퀘스트 모두 다음 이동해야 할 목적지를 알려주며, 목적지 부근이나 조사 타겟 근처일 경우 표시가 뜨기 때문에 놓쳐서 진행을 못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디로 가야하고 거리가 얼마 남았고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알려주는가 하면, 전투 파트에서는 적이 어느 방향에 몇 명이 있는지도 간접적으로 표시해주는 등, 상당히 친절하다 못해 다 알려주는 수준입니다.
일부 미션이나 스토리 상황에 따라서는 전투를 하게 되는데, 시점이나 방식이나 여타 FPS와 같지만 미묘하게 감각이 다른 것도 특징입니다. 로보캅에게 앉는 기능을 넣어주지 않아서인지, 앉기 기능이 없어서 전투를 할 때에 구조물이나 벽 뒤에 숨어서 엄폐를 하거나 강철이라 맞아도 체력이 많이 닳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탱크처럼 밀어붙이는 전법으로 싸워야 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FPS라면 구조물 뒤에 숨어서 앉아있다가 고개 살짝 내밀고 쏴서 잡는다던가, 적이 탄창 교체할 즈음을 노려서 제압하거나 하는 식이라면, 이쪽은 그런 플레이는 거의 불가능하고 엄폐를 조금씩 하면서도 어느정도 맞아가면서 제압해야하는 그런 스타일입니다. 다행인 점이라면 진행 루트에 맞춰 포션을 계속 지급해주기 때문에 너무 많이 맞거나 하지만 않으면 포션이 부족하진 않아서 맞아가면서 하는 플레이라 난이도가 상승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아닐까 싶네요.
기본적으로는 걸어다니는 식이고 달리기는 별도의 조작이 필요해서 조금 번거로운 편입니다. 달리는 중에 지형에 걸리거나 살짝이라도 멈추면 바로 다시 걷는 문제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뛰어다니면서 전투를 하기 보다는 천천히 움직이지만 강한 한 방의 주인공이라, 사실 다른 FPS처럼 뛰지 않는 점은 엄청난 문제는 체감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걷기 때문에 중압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기본 무장은 권총 한 정이지만, 적이 죽으면서 떨어뜨리거나 필드에 놓여있는 무기를 통해 화력이나 전력을 어느정도 보강하는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무기마다 장단점이 있기도 하고 어느정도 전투 스타일을 타기 때문에 어떤 무기가 무조건 좋다 라고는 하기 어렵지만, 권총 플레이 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어느정도 권총의 약점을 보완하는 느낌으로 무기를 고르는게 가장 무난합니다. 등장하는 적도 다양하지만, 적마다도 또 특색이 다르고 적마다도 써먹기 좋은 무기나 잡기 좋은 무기가 또 갈라지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서 다양한 무기를 쓰는 것도 나름 쏠쏠한 재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노획한 무기는 하나만 들고 다닐 수 있기도 하고 필요할 때에 노획해두지 않았다면 쓰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무기를 들고 진행할지는 항상 고민으로 작용한다는 느낌입니다.
또 진행 중 회수한 업그레이드 회로 칩과 마더보드를 이용해 기본 무장인 권총을 강화시킬 수 있어서, 기본 무장이 마냥 약해지거나 못 써먹을 무기인데 자리만 차지하는 경우도 없습니다. 장착한 마더보드에 따라 강화시킬 수 있는 특성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최대한 유리한 요소만 어떻게 골라서 갈 것인지 고민하는 나름의 맛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잘못 고르면 패널티도 같이 따라오긴 하지만, 연결하는 칩의 회로에 따라 패널티만 피해 다니거나 패널티를 상쇄시킬 정도의 수치로 커버하거나 할 수도 있어서,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하는게 메인인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노획한 무기는 탄약이 다 떨어지면 사용할 수 없어서 무한 탄약인 권총을 어떻게든 잘 활용해야하는지라, 제약 플레이를 할게 아니라면 제일 고민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적당히 사용하면 마더보드의 효과를 올바로 다 끌어내지 못하지만, 잘 활용하면 핵 미사일 급의 무기를 쓰거나, 무한 탄창의 권총을 재장전 없이 쓸 수도 있는 등, 회로 연결에 따라서 극과 극의 효과가 나오게 되는, 유저마다 플레이가 달라지는 가장 큰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무기가 아닌 로보캅 자체 강화도 레벨 개념으로 있는데, 이쪽은 기본적으로는 모든 스탯이 필요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으면 특수능력을 보고 찍기는 아까운 능력치도 있는 편입니다. 마지막까지도 도움이 되는 특성이 있는가 하면 찍어두면 손해보는건 아닌 것도 있고, 반대로 아예 무리해서 찍지는 않아도 되는 특성도 있는 편인데, 어차피 1회차에 퀘스트와 미션만 잘 해도 거의 대부분 찍을 수 있고, 2회차 정도만 돌아도 다 찍을 수 있어서 문제가 되는건 아니긴 합니다. 다만 회차를 새롭게 진행할 때에는 빌드를 잘 고려해서 찍지 않으면 꽤 낭패를 볼 수도 있지 않나 싶은 딱 그 정도...
결과적으로는 회차 돌면서 몇 번 플레이를 하거나 가볍게 플레이를 한다면 끌리는 쪽 부터 진행해도 괜찮지만, 그게 아니라면 어느정도는 잘 분배하도록 고려할 필요는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한 번 저장하고 나가면 되돌릴 방법이 없기 때문에...
스토리나 게임성과는 별개로 심각한 부분도 있는데, 모델링 문제나 자막 문제야 게임이 아니면 항상 있는 고질적 문제이니 그렇다고 치지만, 세이브를 내가 원할 때에 할 수 없다는 문제가 가장 큽니다. 불러오기는 자유자재로 되지만, 저장은 자동 저장 기능이 동작하는 구간 외에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택지를 잘못 고르거나 인질이 죽는 등의 문제로 다시 플레이를 할 때에 원하는 부분부터 바로 시작할 수 없는 현상이 무조건적으로 생깁니다. 저장이 되는 구간 직후라면 바로 로드해서 다시 진행해버리면 되지만, 보통은 큰 이벤트 단위로 자동 저장이 되기 때문에 이벤트 하나를 통채로 다시 플레이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원하는 상황에 게임을 바로 끊을 수도 없기에 저장 표시가 언제 뜨나 보면서 게임을 하는 불편한 면이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이 문제 하나만 제외하면 엄청난 버그나 불편한 점은 없는 작품이긴 합니다. 버그로 진행이 아예 막히는 경우도 거의 없고, 난이도가 말도 안되게 어렵거나 하지 않은 작품입니다. 스토리 라인도 제약이 많은 속에서도 잘 만들어지기도 했고, 보통의 FPS처럼 긴박감이 있는 그런 게임은 아니지만 로보캅의 스타일을 잘 살린 FPS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슈팅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손맛은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요즘 시대에 로보캅이라면 약간은 오래된 작품이라는 느낌도 있지만, 나름 게임 자체의 편의성은 현대에 맞춰져있고, 전투 자체도 심심하지 않기 때문에 작품을 기억하는 유저라면 플레이가 나쁜 경험은 아닐 듯 합니다.
다만 역시 그래픽이 한 번씩 튀거나 저장이 안되는 부분은 많이 신경쓰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민감한 분들에게는 비추천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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