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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게임

[Sega Saturn] 데빌 서머너 소울 해커즈

  • 장르 : RPG
  • 개발 : ATLUS
  • 유통 : ATLUS
  • 발매 : 1997년 11월 13일

 

2년 전에 나왔던 데빌 서머너의 후속 작품으로, 전작에서의 특징을 다듬고 개량한 작품입니다. 전작들에서 불편하거나 개선되면 좋은 점들을 많이 수용해서 다듬었기 때문에 DRPG 계열의 진 여신전생 작품 중에서는 완성도나 편의성이 가장 높은 작품이 아닐까 싶은 수준입니다. 대신 그만큼 담고있는 요소도 많아, 그 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디스크 2장 수준의 분량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바로 전작이 성인인 탐정이 주인공이었던 것에 반해서, 이번에는 어린 해커 조직의 학생 정도를 주인공으로 잡아서 전작에서 물씬 풍기던 하드보일드한 느낌은 조금 줄어든 점은 있습니다. 다만 다루는 사건이 규모가 있기도 하고, 상대하는 조직이 조직이다보니, 약간은 적 조직 쪽에서 전작에서 보던 하드보일드의 느낌을 볼 수 있는 편입니다. 주인공 측도 마냥 평면적이지는 않고, 서로 불신하고 와해되거나 다시 뭉치는 등의 전개도 있기 때문에, 소년 만화의 느낌을 내기도 합니다.

 

배경적으로는 지금은 보편화되고 익숙해졌지만 게임이 출시될 당시에만 해도 상당히 혁신적인 가상 세계나 네트워크 등의 소재를 잡았는데, 현실과는 많이 차이가 있긴 하지만,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던 근미래의 도시 전경이나 가상 세계에서의 활동에 대한 상상 같은 것들을 어느 정도 들여다 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가상 세계인 패러다임X는 불과 몇 년 전 까지 화두에 오르던 가상 세계를 작지만 그럴싸하게 묘사하기도 해서, 그 때나 지금이나 가상 세계에 대해 생각하는건 비슷하지 않나 하는 느낌도 듭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여러모로 기술적으로 발전한 도시이기도 하고 주인공 일행이 해커라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쪽으로 조금 편리하게 진행된다 하는 감도 없잖아 있긴 합니다.

 

같은 IP의 다른 작품이 기독교나 신화 쪽을 차용한 것에 비해, 아메리카 원주민 전통 신화를 녹여내어,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요소가 여기저기 있는 것도 특징적인 부분입니다. 그런 요소가 들어갔으니 스토리가 완전히 달라졌다 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다른 인물의 기억을 들여다보고 실제 체험해본다는 컨셉의 비전 퀘스트는 다른 작품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이 작품의 특징적인 요소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비전 퀘스트 중에 했던 행동이 추후에 실제 플레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런 게임이 아예 없지도 않았을 것이고 요즘에야 과거 회상 방식으로 다른 캐릭터의 입장에서 플레이하는 방식으로도 꽤 사용되기도 하지만, 게임이 나왔던 시기를 생각하면 상당히 앞서 나간 게임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작게는 추후 플레이가 어느 정도 편해지는 정도지만, 게임의 최종 보스전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하기에 여러 번 플레이 하더라도 변화되는 부분이 있어 지루해지지 않는 요소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주인공 측을 도와주는 쪽이 아메리카 원주민의 영향을 받은 것에 반해 최종 던전이나 보스가 메소포타미아와 관련있는 것도 조금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메인 스토리 외에도 서브 퀘스트나 스토리도 많지는 않지만 충실하게 준비되어 있는데다, 이전 작품까지의 오마주도 있지만 엔딩 이후에도 노가다용 던전의 추가 전투까지 준비되어 있어서 엔딩 전후로도 충분히 메인 스토리 외적으로 즐길 거리도 충분하다는 느낌입니다.

 

기본 전투나 회화 시스템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DRPG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편의성의 발전으로 파티 구축이 많이 쉬워졌다는 장족의 발전이 느껴지는 편입니다. 특히 던전 중간마다 세이브 포인트와 회복 장소를 같이 붙여놓은 위치를 무조건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진행 상황에 맞는 레벨링을 하기 정말 좋은 구성이라...

 

회화 자체도 기존과 큰 차이는 없지만 가끔 파티 내의 악마가 회화에 지원을 나서서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덕분에 조금 편하게 풀어나가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회화 기회를 날려먹는다거나...

 

충성도도 기존과 동일한 방식의 시스템을 사용하지만, 기본 충성도가 3단계에서 시작해서 성격에 맞는 취급법에 따라 상승/하강을 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서 시작부터 말을 듣지 않고 한참 키워야 하는 문제가 해결된 점은 정말 편해진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장 전작에서 좋은 악마를 만들거나 구했다 하더라도 명령을 듣지 않아서 한참을 노가다를 하거나 아이템을 먹여가며 키워야했는데 이제는 기본적으로도 말을 듣거나 알아서 해주기도 하지만, 아이템을 주거나 술을 먹이면 간단히 올릴 수도 있게 되어 전투나 육성이 좀 더 편리해져서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역시 만국 공통으로 술이...

성격 또한 기존과 같이 악마를 컨트롤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요소이긴 하지만 예전처럼 어지간히 말을 안 듣는 경우도 잘 없고, 대체로는 알아서 하도록 던져놓으면 기본은 하기 때문에, 아예 전투를 주인공으로만 풀어나갈 일도 없긴 합니다. 아이템을 먹여서 잠시동안 원하는 성격으로 바꾸는 것도 가능해서, 약간만 신경쓰면 돈을 적게 쓰고도 충성도를 올려두는 꼼수도 가능합니다.

충성도가 높아지면 전투 시에 주인공을 대신해서 맞아주거나 능력치가 올라가는 등의 혜택도 있어서 전작처럼 말을 잘 듣는다 정도 보다는 올려두는 보람도 있는 편입니다

 

전투 자체는 전작과 차이가 없지만, 주인공에게 총을 쥐어주고 뒤로 물러나서 총질을 하고 전열에는 내성이 괜찮은 악마를 세우는 방식이 추천되는데, 힘이나 체력을 찍어주고 전열에서 탱킹도 하던 타 작품과는 또 느낌이 다릅니다. 아무래도 주인공의 체력과 힘을 전력의 일부로 쓰지 못하는 대신 총의 크리티컬 효과를 노리게 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보스 전투에서는 DRPG에서 볼 수 있는 기믹은 거의 다 들어갔다고 해도 될 정도로 재미있는 전투가 많아져서, 다른 작품에 비해서 보스전 자체의 재미가 늘어났습니다. 단순히 버프 디버프 쭉 걸고 전투하는 양상에서 벗어나서, 특정 칸에만 데미지가 들어간다거나 눈에 보이는 내성이 사실은 아니라거나 하는 등, 예상하기 힘든 기믹도 많기 때문에, 실제 전투를 하다보면 생각보다 재미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전체적인 전투 난이도는 이전 작품보다 좀 더 내려간 편이라 할 수 있는데, 충성도 수급이 쉬워졌고 서브 퀘스트로 조달할 수 있는 유용한 악마도 있는데다, 월령에 따라 스탯이 올라가는 시스템까지 있어서 일반 전투나 보스 전투나 기존보다 쉬워졌다는 느낌이 큽니다. 시스템과 편의성이 겹치면서 자체 난이도가 낮아졌다 라는 느낌인거죠.

 

물론 최종 던전이나 최종 보스 전투는 조금 난이도가 있긴 합니다...

 

전작보다 스토리 볼륨이나 편의성 자체는 많이 늘어났지만 반대로 전작에서 느낄 수 있던 "게임이 끊어지지 않는다"라는 느낌은 약해진 느낌입니다. 전작에서는 세가 새턴의 성능을 십분 활용해 심리스 연출을 사용해서 필드에서부터 특정 장소까지 계속적으로 이어진다는 느낌을 줬었는데, 여기서는 그런 연출이 많이 없어져서, 어떤 시설에 들어갈 때에 볼 수 있던 연출을 비롯해서 그러한 연속성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입니다.

그만큼의 연출을 스토리 중간중간에 볼 수 있는 삽입 영상으로 볼 수 있기도 하고, 시설에 진입할 때에 연출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어떻게 보면 일장일단이라 할 수는 있겠습니다

디스크 2장에 나뉘어서 수록된 만큼 오프닝을 비롯해서 게임 자체에 수록되어있는 영상은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비슷한 시기나 이후에 나온 작품과 비교해도 꽤 많은 편이긴 합니다. 아쉽다면 오프닝을 제외하고는 영상을 다시 보려면 게임을 다시 해야 한다는 점...

 

아쉬운 점은 아쉬운 대로, 게임 자체는 데빌 서머너의 시스템을 잘 이어받으면서도 독창적인 요소를 잘 가져갔고, 편의성이나 난이도도 역대급으로 좋아졌기 때문에 구작에 입문하겠다면 가장 입문하기 좋은 작품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난이도가 엄청나게 쉬운 그런건 아니지만 시간만 조금 투자하면 충분히 쓰기 좋은 파티 구성이 가능하고, 스토리만 보려는 사람은 물론이고 전투를 즐기려는 사람도 여러모로 만족할 만한 구성이라 양쪽 토끼를 다 잡은 셈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와서는 당연하거나 그래도 불편하다 생각될 수 있는 요소일 수도 있겠지만, 게임이 나온 시절을 생각한다면 가능한 선에서의 편의성은 많이 담았다는 것이 보이긴 합니다.

이 이후로 나온 신작은 프레스 턴으로 시스템이 변경되었거나 아예 다른 장르가 되었기 때문에, DRPG 시스템에서는 게임사의 정수가 담긴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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