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르: 와풍 호러 어드벤처
- 개발: 코에이 테크모 게임즈, Team NINJA
- 유통: 코에이 테크모
- 발매: 2026년 3월 12일
오랜만에 최신세대 기종으로 발매된 제로 시리즈 작품입니다. 신작은 아니고 옛 작품의 리메이크이지만, 시리즈가 완전 끝나지 않고 이렇게라도 명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위안 삼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임 자체는 시리즈 공통적인 스타일의, 폐허가 된 마을을 배경으로 귀신의 사진을 찍어서 퇴치하는 게임입니다. 뼈대 자체는 옛날에 나온 게임이라 어떻게 보면 시리즈의 이후 작품에 비해서는 초기 스타일에 가까운 색채도 녹아있는 느낌입니다.
특히 조종하는 캐릭터가 주인공 캐릭터 1명이기 때문에, 시간대가 변하거나 진행 상황을 알기 어려운 점이 전혀 없다는 점이 상당히 좋습니다.

매 챕터마다 캐릭터가 바뀌거나, 같은 배경만 쓸 뿐 조금씩 구조가 달라지거나 구조물이나 아이템 위치가 달라지는 등의 변경이 없이, 하나의 큰 맵에서 여러 건물을 탐험하는 식으로 되어 있어, 스위치로 이식된 다른 작품과는 탐색의 스타일이 많이 다른 편입니다. 기존 작품이 매 챕터마다 정해진 루트와 맵 내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정도라면, 이번 작품은 마을 내에서 여러 건물을 오가며 탐색하는 편입니다.
놓친 아이템이나 사이드 스토리를 타이밍만 놓치지 않으면 원할 때에 진행할 수 있으니, 탐색이나 플레이의 자유도로 따지면 이쪽이 좀 더 높은 편이라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행동 반경이나 탐색 반경이 넓어지기도 했고, 그만큼 구석구석 훑고 다니는 플레이어가 아니라면 놓칠 수 밖에 없는 요소도 꽤 있다는 점도 되겠습니다. 이런 점은 다른 게임도 동일하지만 매 챕터마다 훑어야 하는 반경이 거의 마을 전체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뭐 그래봐야 마을이 말도 안되게 넓은 것도 아니고 갈 수 없는 구간은 애초에 진행을 막아놓기 때문에, 또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는데는 마을 전체를 훑지 않아도 되기에 말도 안되는 부담은 아니고, 하나도 놓치기 싫은 사람들에게 조금 부담이 있을 수도 있겠다 정도입니다.

메인 스토리만 진행해도 어느 정도 줄거리의 이해는 가능하지만, 서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이드 스토리도 어느 정도 클리어를 해야 상세하게 알 수 있게 해놓아서, 가볍게 즐기기에는 메인 스토리만,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다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이드 스토리를 선택해서 볼 수 있어서 선택지도 제법 있는 편입니다.
사이드 스토리는 마을 여기저기에 있는 아이템이나 서류를 획득해야 해금이 가능한데, 조건이 어렵지는 않지만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사이드 스토리의 시작이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물론 시작만 되면 다음에 뭘 해야할지 간략히 알려주기 때문에 아주 난이도가 어렵지는 않은 편입니다.

탐색하는데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서인지, 적이 리스폰되기도 하고, 특정 구역이나 스토리 구간 중에는 추적자가 돌아다니며 탐색을 방해하는 등, 카메라 무쌍으로 클리어하는건 불가능하게 막아두었습니다. 덕분에 긴장감은 좀 더 고조되기는 하는 편입니다. 특히 추적자는 최후반부가 아니면 잡히면 무조건 사망하게 되어 있어 동선을 파악하고 은엄폐 플레이를 해야한다는 약간 이 게임의 보통 스타일과는 다른 플레이도 필요하기에 조금은 신선하긴 합니다. 물론 답답한 측면도 있습니다.

퍼즐 요소도 다시 생겨났는데, 아예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난이도는 아니고 게임에서 어느 정도 힌트를 주다보니 대체로 글만 잘 읽으면 풀어낼 수 있는 정도로 딱 무난한 편입니다. 진행하는데 아주 어려운 퍼즐도 없고, 혹시라도 꼬이더라도 원상복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퍼즐을 못 풀어서 막힌다 같은 경우는 없는 편입니다.

마을 전체를 탐험해야 하다보니 문을 열 때에 가끔 귀신에게 선공을 당하는 시스템도 도입되었습니다. 스토리와 상관 없는 구역을 탐험할 때는 낮은 확률로 나오지만, 스토리 진행 중일 때는 꽤 높은 확률로 발생하기 때문에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로는 상당히 괜찮지 않나 생각됩니다. 방심하고 문을 열다가 마주하기 때문에 느슨해진 플레이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주기도 합니다.
여기에 당하면 영력 게이지를 모두 잃고 전투를 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끌어안고 플레이하는 상태가 되어 좀 더 전투 난이도가 올라간다는 점도 똑같이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투는 당연하지만 시리즈 전통의 사진 촬영인지라 있을 기능 다 있고 다른 작품에도 있는 셔터 찬스나 페이탈 프레임 등, 테크닉도 다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작품을 해본 사람이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이 게임이 처음인 사람도 무난하게 적응해볼 수 있는 정도입니다. 다만 렌즈의 종류라던가 특수 능력이 다양하다보니 오히려 헷갈리는 측면도 꽤 있습니다. 스토리 상 이것들을 모두 사용해야 하긴 해서 이것저것 돌려가며 쓰다가 어떤 렌즈가 어떤 상황에 더 좋다 같은 노하우를 익히도록 유도하기는 합니다. 물론 설명을 바로 해주긴 해도 익숙해질 때 까지의 과정까지가 좀 험난하지만...
사양적인 측면에서는 그렇다 치더라도 밸런스 측면에서는 이번 작품은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편입니다. 우선 다른 작품과 비교했을 때 기본적인 대미지가 너무 낮은 편입니다. 기본 필름에서야 그럴 수도 있다고 하지만, 초반부터 입수가 가능한 1~2단계 필름도 대미지가 낮아서, 전투가 장기화되기도 하고 페이스가 많이 늘어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그렇다보니 보통 작품에서는 낮은 단계의 필름은 어느정도 갯수가 남아서 낭비하지 않는 선에서는 편하게 사용해도 괜찮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갯수가 많이 부족한 느낌이 있습니다.
회차를 돌고 나서 필름을 양껏 구매할 수 있게 되면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그게 안되는 1회차 중에는 필름이 부족해서 기본 필름을 쓰게 되고, 그렇게 되면 대미지가 낮다보니 가뜩이나 전투가 늘어지는 현상이 반복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결국 이게 쌓이고 쌓이면서 기본 대미지를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사영기의 강화 순서도 거의 강제되는 부차적인 문제까지 생길 정도입니다. 어떻게 보면 밸런스 조절을 좀 많이 실패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기본적인 조작감 자체는 상당히 개선되어서 입력하는대로 즉시 움직이기 때문에 액션성 자체는 오히려 기존 작품보다 많이 쾌적해진 편입니다. 그렇기에 마음만 먹으면 돌아다니면서 회피하는 것도 쾌적한 편...

이는 전투 시스템 중 우화 때문에 더 격화되기도 하는데 적이 난데없이 오라를 두르면서 강화되어서 대미지도 덜 받고 나에게 주는 피해가 커지는 등 적이 갑자기 강화되는 요소입니다. 문제는 이게 뜬금없이 발동되기도 하고, 일반 전투에서도 자주 발동되다보니 안 그래도 느린 전투가 확 늘어지는 양상을 보여줍니다. 일정 대미지를 넣으면 우화 상태를 깨트릴 수는 있다는 점이 약간의 위안 정도...
차라리 1회차에서는 나오지 않고 2회차부터 나왔으면 엔드 컨텐츠 느낌으로 적당했을지도 모를 일인데 1회차부터 너무 플레이어를 몰아붙인 감이 있을 정도입니다.

다른 작품처럼 촬영으로 쌓인 포인트를 아이템 교환에 쓸 수 있는데, 역대급으로 포인트가 부족한 작품입니다. 정확히는 필름을 구매할 수 없기도 하고 마을 곳곳에서 획득하는 필름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는 1회차에는 포인트가 남아돌지만, 필름이 해금되는 시점부터는 마을에서 획득 가능한 필름이 거의 다 없어져있기도 하고, 순수 사냥으로 포인트를 쌓아서 교환해야 하다보니 생각보다 필름 나가는 속도보다 포인트 쌓이는 속도가 느려서 포인트가 많이 모자란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런 부분도 어느정도 노가다 방식이 정립되고 버그성 플레이로 무한 재시작 노가다를 하면 어느정도 해소되긴 하지만, 그런걸 감안해도 경제 밸런스가 좋지 않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개인 만족용인 의상이야 그렇다 쳐도, 아이템이나 부적 같은 쪽은 거의 필수품인데 가격도 만만치 않으니 버는 족족 빼앗긴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가는게 눈에 보입니다.
난이도에 따라서 가격을 좀 내리거나 포인트 획득 가능한 장소를 좀 더 늘리는게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엔딩 분기는 그래도 꽤 많이 개선되었는데, 원작이 대부분 난이도에 따라서 엔딩이 갈리던 것에 반해, 이번 작은 1회차는 무조건 배드 엔딩, 2회차부터 조건을 만족하면 엔딩을 순차적으로 볼 수 있게 되어서 쉬운 난이도로도 엔딩을 수집할 수 있게 되어 편의성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특정 난이도 선택이 필요한 엔딩이 하나 있지만, 이 마저도 굿 엔딩에 추가 장면이 들어가는 정도라서, 굿 엔딩까지만 도전하는 사람은 손에 맞는 난이도로 진행하고, 도전과제 처럼 도전할 사람만 특정 난이도를 선택하면 되기 때문에 어떤 난이도로 깨야 하고 어떻게 깨야하고 이런 부담은 확실히 줄어든 편입니다.
약간 아쉬운 점이라면, 2회차부터 다른 엔딩을 보기 위해 선택해야 할 챕터가 어디인지 까지는 알려주지 않아서, 챕터를 직접 찾아야 한다는 점 정도가 남겠습니다. 물론 마지막 챕터를 고르면 대체로 맞기는 하지만, 특정 챕터가 아니면 조건을 만족시키거나 시작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서 약간은 아쉬운 편입니다.

리메이크 작품으로써 현 세대에 맞는 정도의 게임이 된건 맞지만, 그렇다고 아주 좋은 작품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닌 애매한 작품입니다. 많은게 개선되었지만 중간중간 프레임이 낮은게 보이거나, 전투에서 입히는 대미지는 낮은데 입는 대미지가 높은 식으로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던가... 게임이 좀 덜 다듬어져서 나온게 눈에 보이는 편입니다. 출시가 좀 늦어지더라도 더 다듬어지고 깔끔하게 만들어서 나왔으면 좀 더 괜찮았을지도 모를 물건이긴 합니다. 확실히 프레임이 떨어진다거나, 좀 더 고치고 나왔으면 괜찮았을 것 같은 부분이 여기저기 보이기 때문입니다. 밸런스는 사후 수정이 가능하다 쳐도 사후 수정이 안되는 부분도 있으니...
그렇다고는 해도 어쨌든 시리즈가 다시 이어질 수도 있는 시발점의 작품으로써는 나쁘지만은 않은 편 아닌가 싶습니다. 사후 대응이라도 잘 이어가서 차후에 안정화가 좀 되면 다른 작품의 이식이나 신작 발매도 노려볼 수 있으니, 교두보 역할을 하는 작품으로써 수정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 패치라도 잘 해줬으면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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