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르: 시뮬레이션 RPG
- 개발: ATLUS
- 유통: ATLUS
- 발매: 2009년 1월 15일
ATLUS에서 여신전생 IP의 외전으로 개발한 또 다른 작품군의 시작을 끊는 작품입니다. 페르소나 때 처럼 여신이문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발족할 정도로 나름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이기도 했고, 기존 작품과는 다른 스타일을 가져간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어느 작품이 안 그랬겠냐만은, 도쿄를 배경으로 하며 악마가 갑자기 출몰하게 되면서 야마노테선 내부를 정부가 봉쇄하게 되며, 종교 단체가 활동하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점차로 지옥도에 익숙해지면서 돌변하는 등, 참변이 벌어지는 아수라장에서 1주일 간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이 기본 골자입니다.
주인공 일행이 고등학생이라는 점은 페르소나와 동일하지만, 악마가 출몰하면서 지옥도가 펼쳐지고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죽어나간다거나 종교가 판을 치고 정부가 영역을 봉쇄하고 탈출하려는 사람들을 죽이려는 등의 점은 오히려 여신전생 시리즈를 더 닮기도 했지만, 실상은 노골적인 묘사나 전개도 나오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더 심한 부분도 있지 않나 싶을 정도입니다.
근데 야마노테선 내부도 보통 넓은게 아닌데 이걸 전부 봉쇄한다거나 이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 꽤 스케일도 장난 아니긴 합니다.

야마노테선 순환선 내부를 배경으로 하지만 범위가 좁지는 않기 때문에 도쿄의 꽤 다양한 장소를 오고 가며 정보를 얻거나 전투를 통해 경험치를 얻고, 시간을 보내며 살아남을 방법을 찾거나 다른 인물과의 교류를 하는 것이 기본적인 구조입니다. 즉, 주인공을 기준으로 여러 캐릭터들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군상극을 지켜보거나 군상극에 난입해서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모든 이벤트는 시간이 30분 단위로 흐르며, 다른 캐릭터와의 대화나 전투로 시간을 보내며 하루하루를 살아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이벤트를 꼭 소화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여러 선택지 중에 어떤 캐릭터와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플레이어가 어느정도 제한된 범위에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의외로 캐릭터를 만나는 순서나 선택지를 통해 다른 캐릭터가 죽거나 파티를 이탈/참여하기도 하며, 심지어는 게임의 루트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의외로 어떤 시간에 어떻게 행동할지 신중하게 고를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엄청나게 선택지가 어렵지는 않지만, 선택지에 따라 중후반의 루트나 난이도가 결정되기 때문에 꽤 고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나마 구제책이라면, 조건을 만족한 루트 중 선택을 통해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루트로 바로 진입되는 경우도 없고 원하는 루트를 (진입할 수만 있으면) 선택해서 진입할 수 있다는 심리적 여유가 있다는 점이겠습니다.
기존의 로우~카오스 식 분기는 형태만 남아있고, 친밀도를 쌓거나 조건을 맞춘 루트에 따라 앞으로 심판의 날에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고 그에 따라 신에게 복종하거나 반기를 들기도 하고, 아예 자신만의 길을 걷기도 하는 등 군상극에 등장하는 캐릭터 수 만큼 다채로운 루트가 있어서 플레이의 재미가 있습니다.

장르가 SRPG인 만큼 다른 게임과는 전투 양상이 좀 많이 다릅니다. 인간 캐릭터 1명을 기준으로 악마 2체까지 포함시켜 하나의 파티를 구성시킬 수 있으며, 일반적인 SRPG와 비슷하게 속도에 따라서 행동 순서가 정해지며, 칸을 이동하며 적과 전투하거나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을 기준으로 파티가 꾸려져 한 파티로 움직이는 게임 보다는 좀 더 각 파티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진짜 다 따로 놀면 곤란하고...
파티로 지정한 악마에 따라서 행동력이나 사용할 수 있는 스킬, 심지어는 공격 범위나 이동 범위도 달라지기 때문에 어떤 파티를 어떻게 구상할지 잘 고민해야 필드에서 행동할 때 손해를 덜 볼 수 있는 등, 조금 고민할 거리가 많기도 합니다. 특히 다른 게임과 다르게 전투 중 아이템을 통한 HP/MP 회복이나 전세 역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처음 게임에 진입할 때의 전력이나 전략을 잘 고려하지 않으면 상당히 난이도가 올라가는 편입니다.
미션은 승리 조건만 만족하면 되긴 하지만, 그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서 대부분 적을 전멸시켜야 하는 경우도 있고, 그냥 조건 자체가 적의 전멸인 경우도 많아서, 기본적으로 적을 전멸시키는 것을 상정한 플레이가 필요한 편입니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 프리 배틀을 통한 노가다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메인 배틀에서 적을 최대한 많이 잡을 필요는 있는 편입니다.
초중반은 비교적 노가다와 전략을 통해 돌파가 가능하지만, 후반으로 접어들면 적의 기믹도 강화되고 병력 증원도 자주 있다보니, 보통의 수준으로는 돌파가 어렵고 파티의 스킬이나 전장 상황에 맞는 동료 편성이 필수가 됩니다. 특히 루트에 따라서는 보스 러시가 벌어지거나, 파티가 리더만 남는 등 기믹이 전투를 잡아먹어 난이도가 극악을 달리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난이도가 꽤 악독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쪽도 회차를 돌면서 노가다를 반복하면 점차로 쉬워지긴 하기에...

전투 역시 다른 게임과는 조금 양상이 다른데, 파티에 있는 살아있는 캐릭터는 전부 한 번씩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은 같지만, 적의 약점을 찌르거나 크리티컬을 띄우면 일정 확률로 엑스트라 턴을 가져갈 수 있어서, 약점이나 크리티컬이 좋기는 하지만 다른 프레스 턴 기반 게임보다는 약간 덜 이득이기도 합니다. 대신 적에게 추가 대미지는 확실하게 주기 때문에 엑스트라 턴을 못 가져가더라도 약점을 찌르는게 사실 상의 이득입니다.
아무리 파티원이 강해도 파티 리더가 죽으면 그 파티가 전멸 처리가 되기 때문에 내 파티의 리더를 지키면서 상대 파티의 리더를 최대한 빠르게 공략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게임의 공략법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킬은 다른 게임과 비슷하게 있을 것은 다 있지만, 게임 특성 상 연타 계열 스킬이 좀 많기도 하고, 버프/디버프가 없어서 빌드 업을 통한 전투 보다는 깡화력에 많이 의존하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게임과는 다르게 강한 공격 스킬 위주로 계승시킨 파티를 많이 굴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단점이라면 단점이겠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스킬의 구성이 거의 비슷해진다는 단점 아닌 단점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대신 악마 교섭이 없고 전투만 있는 대신, 경매에서 악마를 구입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악마가 나서서 스스로를 판다니 이거 완전... 다른 게임과의 차이점이라면, 같은 종류의 악마를 여럿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파티를 같은 악마로 채울 수도 있다는 점 정도겠습니다.
다른 입찰 희망자와 가격 경쟁을 해서 더 많은 금액을 입찰해야 구매가 가능한데, 즉시 구매도 가능하지만 돈을 버는데 상당한 노가다가 필요한 게임인 이상 가능하면 정상적인 입찰로 사는게 유리하기도 하고, 대체로는 즉시 구매의 7~80% 정도 금액만 입찰해도 대체로 다른 인원들이 포기하기 때문에 적당한 가격으로 입찰하는게 좋은 편입니다.
근데 어디서 다들 본 이름이...

좀 더 쥬브나일한 스타일의 여신전생인데다 시뮬레이션 RPG라서 독특한 색채인 작품이라, 난이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 노가다나 전략을 통해 돌파하는 게임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해볼 만한 작품입니다.
폐쇄된 공간... 근데 야마노테선 내부 영역이 좁은 것도 아닌데 폐쇄된 공간이라 할 수 있나...
아무튼 사람들의 붕괴되어 가는 모습이나 군상극을 볼 수도 있고, 멸망의 느낌을 꽤 실제적으로 잘 묘사하기도 했다는 점에서는 게임 자체의 색감만 밝을 뿐 다른 작품보다도 좀 더 어두운 색채를 지니고 있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만큼 이질적인 게임이긴 하지만 그렇기에 기존의 게임에 익숙한 사람이라도 새로운 느낌으로 플레이해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악랄한 수준의 노가다만 제외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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